"솔직히 대표팀 못 갈까봐 걱정했다" 3부 리그 강등 백승호, 버밍엄과 '4년' 재계약...이적 아닌 동행 선택
[포포투=김아인]
백승호가 리그 원(잉글랜드 3부 리그)에서 커리어를 계속 이어간다. 버밍엄 시티와 4년 재계약을 마쳤고, 버밍엄과 함께 승격하고 싶다고 이적하지 않고 남는 이유를 설명했다.
버밍엄은 7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백승호가 구단과 계약 연장에 서명했다. 우리는 백승호와 2028년 6월까지 함께 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백승호는 지난 겨울 유럽 무대 재도전에 나섰다. 챔피언십(2부 리그) 소속 버밍엄에서 그는 핵심 주전으로 도약했다. 초반에는 주로 교체와 선발을 오가며 기회를 받았고, 8경기 만에 밀월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점차 출전시간을 늘린 그는 공수 양면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하며 현지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백승호는 리그 18경기에 출전했고, 1골을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팀의 최악의 부진을 막을 순 없었다. 강등 사투를 벌이던 리그 최종전에서 백승호가 결승골을 터트리고 승리를 얻었지만, 버밍엄은 최종 리그에서 13승 11무 22패를 당하며 다이렉트 강등권인 22위에 그쳤다.
백승호의 미래에 많은 추측이 있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그는 지로나, 다름슈타트 등에서 커리어를 이어갔다. K리그에 온 뒤에는 전북 현대에서 우승을 경험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에도 출전해 브라질을 상대로 환상적인 중거리 골을 뽑기도 했다. 이후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걸며 군 문제를 해결했고, 유럽 재진출 발판을 마련했지만 버밍엄이 강등됐다. 현지에서도 백승호가 3부 리그를 떠날 거란 의견이 주를 이뤘다.
여름에는 이적설이 등장했다. 현지 매체들을 통해 블랙번, 선덜랜드 등 백승호와 연결되는 챔피언십 구단 이름들이 나왔다. 하지만 이적시장 마감 전까지 구체적 소식은 없었다. 영국 '텔래그래프'는 버밍엄이 리즈, 셰필드 등 백승호에게 보낸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개막 후에도 버밍엄에 남았다. 버밍엄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토트넘 홋스퍼에서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일하던 수석 코치 출신 데이비스가 지휘봉을 잡았는데, 이번 시즌도 팀의 핵심으로 백승호가 중용받고 있다. 리그 9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시즌 1호 도움도 기록했다. 셀틱에서 온 일본 미드필더 토모키 이와타와 호흡하면서 두 사람이 리그 최고 수준으로 중원에 안정감을 더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데이비스 감독은 백승호의 잔류를 줄곧 확신했다. 그는 버밍엄 소식을 전하는 '버밍엄 라이브'와의 인터뷰에서 "분명 백승호에 대한 관심이 있었겠지만, 나는 그가 이번 시즌과 앞으로 몇 년 동안 핵심 선수가 될 것이라고 항상 말했다. 그는 훌륭한 선수이자 훌륭한 인격을 가지고 있다. 내 마음속엔 그를 잃을 거란 직접적인 위협이 전혀 없었다. 그는 지금까지 훌륭했다”고 밝혔다.
결국 백승호는 버밍엄과의 장기 동행을 선택했다. 백승호는 버밍엄 공식 채널을 통해 "모두가 구단주가 클럽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지 느끼고 있다. 구단 사람들, 코칭 스태프, 팀 동료들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매일 본다. 시즌 첫날부터 우리가 좋은 과정 속에 있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클럽의 일원이 되고 싶었고 재계약도 맺고 싶었다”고 이유를 밝혔다.
데이비스 감독에 대해서도 신뢰를 보였다. 백승호는 "그와 함께 일한 첫날부터 모두들 뭔가 다르다고 느꼈다. 그는 원하는 방식으로 플레이하면서 우리도 자신감과 각자 특성을 가지고 뛰길 원한다. 선수들은 매일 더 나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가 모든 걸 쉽게 만들고 매일 우리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칭찬했다.
버밍엄이 강등된 상황에 대해서는 "나뿐 아니라 우리 가족 모두가 리그 원이 쉬운 리그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상황이 정말 슬펐다”고 말하면서, “3부 리그 선수여서 국가대표팀 소집이 어려울 수 있어서 상황에 대해 정말 걱정이 컸다”고 솔직하게 인정했다.
그러나 백승호의 활약이 이어지니 대표팀에도 재차 승선했다. 백승호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체제에서는 한동안 외면받다가 지난 3월 황선홍 임시 감독 체제에서 대표팀에 합류했다. 오는 10월 A매치를 앞두고 홍명보 감독에게 부름받으면서 다시금 대표팀에 뽑히게 됐다. 한국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을 위해 10일 요르단 원정을 떠난 뒤 15일 홈에서 이라크를 상대한다.
백승호는 버밍엄에 고마움을 돌렸다. 그는 “모든 것이 클럽 덕분이다. 코칭 스태프와 팀 동료들에게도 감사한다. 그들은 항상 나를 더 나은 선수로 만들어주고 내가 쉽게 플레이할 수 있게 도와준다. 팀 동료들과 코칭 스태프 덕에 모든 걸 더 쉽게 할 수 있다. 국가대표팀에 소집된 건 전적으로 클럽 사람들 덕분이다”고 이야기했다.
백승호는 팀에서의 목표로 승격을 말했다. 버밍엄은 9경기 7승 1무 1패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리그 원은 1, 2위가 다이렉트 승격이 가능하다. 백승호는 "모두 우리가 이번 시즌 우승할 수 있다고 알고 있다. 이 클럽에서 꿈을 꾸고 있다. 올 시즌 이 팀을 승격시키고 가능하다면 크게 만들고 싶다. 우리는 큰 꿈을 꾸고 있고 난 이 팀의 일원이 되고 싶다"고 전했다.
김아인 기자 iny42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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