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불청객 ‘러브버그’ 뿌리부터 뽑는다

지난해 서울 도심을 뒤덮었던 붉은등우단털파리(러브버그)가 올해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규모 출몰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올해부터 유충 단계까지 방제 범위를 넓혀 선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1일 여름철 대량 출현해 생활 불편과 불쾌감을 유발하는 러브버그 피해를 줄이기 위해 ‘2026년 러브버그 대발생 대응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러브버그는 5월 말까지 유충 단계를 거친 뒤 6월 중순부터 7월 중순 사이 날개가 돋아 일시에 대량 출현하는 특성이 있다.
기후부와 서울시는 러브버그 확산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지난 3~4월 서울·인천·경기와 인접 지역인 강원·충남·충북 등 56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유충 서식 실태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서울과 인천은 1곳을 제외한 대부분 지점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경기도에서는 31개 시·군 가운데 15곳에서 유충이 확인됐다. 반면 강원·충남·충북에서는 유충이 발견되지 않았다. 특히 올해는 그동안 성충 출몰 사례가 없었던 경기 북부 동두천·포천·연천에서도 처음으로 유충이 확인됐다.
기후부는 우선 서울 은평구 백련산과 노원구 수락산·불암산, 인천 계양산 등에 유충 제거용 미생물 제제인 Bti(Bacillus thuringiensis israelensis)를 살포했다. Bti는 토양에서 발견되는 박테리아로, 국내에서는 모기 유충 제거 등에 사용되고 있다. 정부는 앞으로 인천 서구와 경기 광명·안양·부천·고양·시흥 등으로 살포 지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성충 단계에서는 물과 바람을 동시에 분사해 비행 능력을 떨어뜨리는 방식의 방제도 추진한다. 정부는 70리터 물통을 탑재한 하방 살포식 드론을 인천 계양산 현장에 시범 도입하고, 대발생 기간 약 10일 동안 집중 운영할 계획이다.
또 바람으로 러브버그를 빨아들여 현장에서 바로 포집·제거할 수 있는 휴대용 흡충기도 집중 발생 지역에 투입한다.
기후부는 “산하·소속기관과 지방정부, 방역협회 등 유관기관이 함께 대응협의체를 구성할 것”이라며 “6월 중순부터 7월까지 이어지는 대발생 기간에는 협의체 내 현장 대응반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환경단체들은 정부의 산림 방제 확대 방침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Bti 독소가 모기·깔따구·먹파리 등 알칼리성 중장을 가진 여러 파리목 곤충에 작용하는 만큼, 러브버그 외 다른 곤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환경연합은 “Bti 및 곰팡이·식물추출물 산림 살포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제법이 아닌 실험적 시도”라며 “확대 적용 이전에 독립적인 환경영향평가와 장기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엇을 뿌렸는지 밝히지 않는 한 어떤 안전성 주장도 검증될 수 없다”며 야외 살포한 곤충병원성 곰팡이와 식물추출물 방제제의 성분 공개를 요구했다.
반기웅 기자 b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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