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후견’ 치매 환자 유언장도 의사 능력 있다면 유효”… 대법원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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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등의 이유로 임시후견인을 둔 사람이라 해도 일정한 의사 능력이 있다면 유언장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심 재판부는 B씨가 유언장을 작성할 즈음 병원에서 중등도 치매와 판단력 저하(심신미약) 진단을 받기는 했지만 "의사 무능력 상태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사건 본인(B씨)이 의사 능력이 있는 한 임시후견인의 동의가 없이도 유언을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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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등의 이유로 임시후견인을 둔 사람이라 해도 일정한 의사 능력이 있다면 유언장의 효력을 인정할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A씨가 "사망한 고모할머니 B씨의 유언 효력을 확인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A씨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생전에 중등도의 치매를 앓았다. 이에 따라 B씨의 조카 C씨(B씨 오빠의 차남으로, A씨에게는 작은아버지) 가족은 2016년 B씨의 재산 관리나 신상 보호를 도울 성년후견인 지정을 청구했고, 법원은 정식 판단을 내리기에 앞서 변호사를 임시후견인으로 정하는 사전 처분을 했다.
B씨는 2017년 본인 명의 예금을 A씨에게 전액 상속한다는 내용의 유언장을 자필로 작성한 뒤 2020년 사망했다.
C씨 가족은 B씨가 임시후견인의 동의 없이 유언장을 작성했으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A씨는 고모할머니 유언의 효력을 인정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B씨가 유언장을 쓸 당시 이미 임시후견 상태였으므로 유언에도 효력이 없다고 봤다. 판단력이 떨어진 상태이니 의사가 유언장에 심신 회복 상태를 써야 하는데, 이 역시 누락됐다는 점도 판결에 영향을 줬다.
반면 2심 재판부는 B씨가 유언 능력까지 제한된 성년후견 단계는 아니었다며 유언장의 효력이 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2심 재판부는 B씨가 유언장을 작성할 즈음 병원에서 중등도 치매와 판단력 저하(심신미약) 진단을 받기는 했지만 "의사 무능력 상태였다고 인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했다. 유언장의 의미나 결과를 판단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2심 재판부는 또 B씨가 유언장을 쓰기 1년 전에도 본인 부양과 재산 관리를 A씨에게 맡겼고, A씨가 노년이 되면 그의 아들에게 제사 같은 행사를 일임하는 조건으로 재산을 모두 물려주겠다는 뜻을 문서로 분명히 했다고도 했다.
대법원도 2심 재판부와 마찬가지로 "사건 본인(B씨)이 의사 능력이 있는 한 임시후견인의 동의가 없이도 유언을 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직 성년후견이 개시되기 전이라면 의사가 유언서에 심신 회복 상태를 덧붙여 적도록 한 민법 조항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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