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발행어음업 '탄력'…IMA 채비 늦어도 '안심' 왜

/사진 제공=삼성증권

삼성증권이 내부통제 강화와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나며 발행어음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또 금융당국이 종합투자계좌(IMA) 지정 조건을 강화하며 최소 2~3년의 시간이 필요한 만큼 IMA 지정 도전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게 됐다는 평가다.

IMA 지정을 준비하는 다른 증권사보다 자금 조달과 영업 활성화 측면에서 뒤처질 수 있었지만 지정 조건 강화 덕분에 발행어음업을 안정화할 시간을 벌게 됐다.

2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에 발행어음업 인가를 받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삼성증권은 금융당국이 처음 초대형 투자은행(IB) 제도를 만든 2017년에 이미 발행어음업 허가 요건을 갖췄지만 허가를 위한 절차를 중단했다. 2018년 삼성증권이 직원들에게 과도하게 지급한 우리사주를 직원들이 매도하며 무차입 공매도 논란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당시 금융감독원에서 삼성증권의 내부통제 시스템 부재를 비판했으며 2022년 우리사주를 매도한 임직원이 처벌을 받았고 지난해 삼성증권이 국민연금공단에 손해액의 절반인 18억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박근혜 대통령 시절 뇌물 수수 사건에 얽혀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발생하며 발행어음업 인가 절차 추진은 더 미뤄졌다.

그러나 최근 삼성증권을 둘러싼 내부통제와 사법리스크에 따른 대주주 적격성 문제가 해소돼 발행어음업 인가에 속도를 낼 환경이 갖춰졌다. 삼성증권은 이달 책무구조도 제출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췄고 2월에는 이 회장이 2심에서 뇌물 수수 혐의 무죄를 선고받았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이번 금융당국의 초대형IB 정책 개선안에 맞춰 발행어음업을 위한 인가를 받으려 한다"라며 "종합투자계좌(IMA) 조건은 아직 갖춰지지 않은 만큼 우선 발행어음업에 집중한다"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이 발행어음업을 허가받는다면 자기자본의 2배인 약 14조원까지 규제가 풀리게 된다.

금융위는 이번 초대형IB 개선안에서 증권사의 IB 부문 강화를 위한 여러 제한을 걸었다. 조달액 가운데 50% 이상을 IB에 사용해야 하며 부동산 금융은 30% 이하로 줄이도록 했다. 또 혁신적 경제성장 지원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모험자본에 25%를 투자하도록 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초대형IB 제고 방안에서 모험자본 투자가 강조되고 있는데 그 영역이 애매하고 일정 비중을 일단 채워야 한다는 점에서 증권사에 부담이다"라고 지적했다.

삼성증권의 지난해 말 기준 영업수익 구성을 살펴보면 IB 부문은 14.26%를 차지한 2960억원이다. 위탁매매 부문이 1조832억원, 상품운용 부문이 6491억원으로 1, 2위를 기록하고 있어 IB 부문은 3위로 처져있다. 발행어음으로 IB 부문 확대가 강제된 만큼 영업수익 구성에서 균형을 높일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대량의 자금을 조달해 영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게 되지만 마땅한 투자처를 찾아야 하는 숙제도 새로 부여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초대형IB 가운데 발행어음의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자기자본 200%를 모두 활용하지 못하는 곳도 있다"라며 "최근 불확실성이 확대하며 안전한 기업 투자처도 마땅하지 않은 상황이라 여러 제한이 부담스럽다"라고 설명했다. 삼성증권이 발행어음업을 허가받더라도 안정화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안정화에 시간이 걸리게 된 상황이 반대로 IMA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위는 IMA를 허가 조건을 기존 자기자본 8조원 규모에서 연말 기준 2기간 연속 자기자본 8조원 달성으로 강화했다. 갑자기 강화한 조건을 고려하면 초대형IB인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삼성증권 가운데 미래에셋증권과 한국증권만 IMA 허가가 가능하다.

NH증권, KB증권, 삼성증권 등은 올해 말 자기자본 8조원을 급하게 충족하지 않는 이상 2027~2028년에나 IMA 업무를 시작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다른 증권사도 출발을 늦게 할 수밖에 없는 만큼 삼성증권이 발행어음 안정화에 필요한 시간을 벌게 된 셈이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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