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부모보다 조부모...손주 대상 '세대 생략 증여'로 5년간 4조 물려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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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손녀들에게 곧장 증여하는 '세대 생략 증여' 액수가 지난 5년간 3조8,135억 원에 달했다.
조부모가 물려준 증여 액수도 한 건당 평균 1억4,000만 원으로 부모 등의 일반 증여 평균(9,000만 원)보다 높았다.
증여 1건당 평균 액수는 조부모의 경우가 1억4,000만 원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일반 증여 9,000만 원보다 훨씬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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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생략 증여' 5년간 3조8,000억원
일반 증여보다 건수 적지만 액수 높아
평균액 1억4000만원, 초등생 이하 67%
할증 과세 있지만 분산 증여 시 유명무실
손자·손녀들에게 곧장 증여하는 '세대 생략 증여' 액수가 지난 5년간 3조8,135억 원에 달했다. 조부모가 물려준 증여 액수도 한 건당 평균 1억4,000만 원으로 부모 등의 일반 증여 평균(9,000만 원)보다 높았다. 부모 찬스보다 막강한 조부모 찬스가 수치로 드러난 셈이다. 쪼개기 증여 등 '세테크'로 부의 대물림이 강화되고 있는 만큼 과세 조치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최기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이뤄진 증여 건수는 7만3,964건으로, 증여 총액은 8조2,157억 원이었다. 이 중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가 자녀 세대를 건너뛰고 손주들에게 직접 증여하는 세대 생략 증여는 2만7,024건이었다. 부모 등으로부터 물려받는 일반 증여는 4만6,940건으로 발생 수는 더 많았다.
그러나 돈의 규모에 있어선 '조부모의 파워'가 더 컸다. 조부모가 물려준 증여 총액은 3조8,135억 원으로, 일반 증여 총액 규모(4조4,021억 원)에 근접했다. 증여 1건당 평균 액수는 조부모의 경우가 1억4,000만 원으로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일반 증여 9,000만 원보다 훨씬 컸다. 세대 생략 증여가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더 크게 활용되고 있는 것이다.
세대 생략 증여는 만 12세 이하 초등학생이 주로 받았는데, 전체의 67.1%를 차지했다. 만 6세 이하 미취학 아동이 물려받은 돈도 1조2,270억 원에 달했다. 조부모가 가장 많이 물려준 건 금융자산(1조2,819억 원), 건물(9,058억 원), 토지(7,993억 원), 유가증권(6,497억 원) 순이었다.
이처럼 세대 생략 증여가 만연한 건, 자녀세대와 손주세대로 각각 증여할 때 두 번 부담해야 하는 증여세를 한 번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세당국은 증여세 회피를 방지하기 위해 세대 생략 증여의 경우 30% 할증 과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여러 손주들에게 분산 증여하면 공제 대상이 늘어나 실제 부과하는 실효세율만 따지면 과세 효과가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최기상 의원은 "증여세 회피를 통한 부의 대물림에 불이익을 주기 위해 세대 생략 증여에 대해 할증을 하고 있지만 제구실을 못 하고 있다"며 "양극화와 불평등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할증제도를 보다 촘촘하게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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