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은총 ‘상서로운 황금비’가 내린 광주

오복 기자 2026. 9. 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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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눈여겨볼 파빌리온]<3> 이장우 가옥
멕시코 현대미술가 보스코 소디, 카사 와비 파빌리온 ‘황금비’
광주시 민속문화유산 제1호 100년 역사 이장우 가옥서 전시 의미
22캐럿 금 입힌 화산석 400여점…윤리적 균형 회복한 빛고을 조명
보스코 소디
한국의 전통적 우주론에 기반하면 ‘하늘’은 희생과 연민이 윤리적 균형을 되찾을 때 나타난다고 전해진다.
<이전 기사 - 캐나다 원주민 역사에 투영된 ‘존중’과 ‘평화’>
ㄴhttps://www.kjdaily.com/1789290513686683006
멕시코 현대미술가 보스코 소디(Bosco Sodi)는 조화가 가져오는 인과의 상징인 하늘의 은총을 ‘상서로운 황금비’로 표현했다.
광주비엔날레 카사 와비 파빌리온_보스코 소디 ‘황금비’(Gold Rain) 전시 전경 <조현화랑 제공>

그는 비가 내린 뒤 변화된 땅을 통해 ‘충격으로 각인되고, 남은 것들로 인해 밝혀지며, 받은 것에 새로이 응답’하는 도시 ‘광주’를 담아냈다.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카사 와비 파빌리온(Casa Wabi Pavilion)은 멕시코 현대미술가 보스코 소디의 개인전 ‘황금비’(Gold Rain)를 선보인다.

(재)광주비엔날레와 카사 와비 재단(Fundacion Casa Wabi)이 주관하고 조현화랑이 공식 협력하는 이번 전시는 광주광역시 민속문화유산 제1호 ‘이장우 가옥’에서 오는 11월15일까지 열린다.

이장우 가옥 곳곳에 설치된 작품들 <조현화랑 제공>

소디는 미국을 비롯해 멕시코, 독일, 일본 등 세계 각지에서 활동하며, 풍부한 질감과 강렬한 색채를 지닌 회화와 조각, 설치 작업을 통해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그가 설립을 주도한 카사 와비 재단(Fundacion Casa Wabi)은 예술가 레지던시, 전시, 커뮤니티 프로그램 등을 통해 예술과 지역사회를 연결, 창작 활동을 넘어 예술을 지역과 공동체가 만나는 플랫폼으로 확장시켰다.

이번 전시를 위해 소디는 서로 다른 크기와 형태, 무게와 존재감을 지닌 화산석 400여점을 선별하고, 22캐럿 금을 입혀 690℃ 고온에서 구워낸다. 이 과정에서 화산석 본연의 형태와 성질은 그대로 남고 표면에는 금빛의 새로운 층위가 더해진다. 소디에게 금은 돌의 본질을 바꾸기 위한 대상이 아니라, 소박한 대상을 신성한 무언가로 바꿔놓는 매개이다.

이러한 변화는 개별 작업에서 공간의 변화로 이어진다.

가옥 내부와 정원, 안뜰에 놓인 돌은 마치 오래전부터 그곳에 있던 것처럼 공간과 어우러지며 존재감을 드러낸다.

응축된 화산석 덩어리와 균열이 있는 표면, 금빛으로 빛나는 돌은 마치 하늘에서 떨어진 물질처럼 공간에 자리한다.

각각의 돌은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빛을 반사하는 방식이 달라지며 공간에 미묘하면서도 강렬한 변화의 리듬을 만든다.

관람객은 작품을 바라보는 데 그치지 않고, 가옥 내부와 정원, 안뜰을 직접 거닐며 마치 황금비가 지나간 직후의 현장에 들어선 듯한 경험을 하게 된다.

소디는 예술이 가진 진정한 힘은 삶을 이해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장우 가옥을 보는 순간 매료됐다. 건축과 역사, 스며드는 빛, 공간이 품은 분위기만으로 아름다운 곳이기에 그 자체를 드러나게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고 존중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했다”며 “예술은 평범한 것이 신성하게 보이는 순간 시작된다. 단순한 돌 하나도 우리가 바라보는 방식에 따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면, 우리의 삶 또한 같은 방식으로 변화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전시는 ‘황금비’를 한국 신화에 기반해 비엔날레가 열리는 ‘광주’라는 도시의 의미를 살리는 데 집중했다. 그러면서 제16회 광주비엔날레 주제인 ‘너는 네 삶을 바꾸어야 한다’와도 연결된다.
‘황금비’(Gold Rain) 전시를 관람하는 시민들

소디는 “광주는 큰 사건을 겪고 다시 생명력을 회복한 경험을 품은 도시다. 한국에서 내리는 비는 질서가 회복되고 균형이 바로 섰을때 내려오는 축복으로 작품 ‘황금비’는 도시가 변화했기 때문에 내린 변화의 결과”라면서 “비가 내린 뒤 이땅에 남은 하나의 책임 ‘자신이 받은 것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는 자리가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오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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