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퇴진 기자회견’ 하루 전 돌연 대관 취소한 언론진흥재단

고나린 기자 2024. 9. 1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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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레스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시민단체가 열고자 했던 '윤석열 정권 퇴진 요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의 프레스센터 대관을 기자회견 하루 전 돌연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이날 언론진흥재단이 전국비상시국회의에 보낸 대관 취소 공지 안내를 보면 "행사계획서상으로는 세부적인 내용이 없어 정치행사라고 판단하지 않아 행사를 접수했으나, 전국비상시국회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행사내용을 확인한 결과 '프레스센터 관리운영지침'을 위반해 행사장 이용을 취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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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비상시국회의 "정권 차원의 입틀막"
서울 중구에 위치한 한국언론진흥재단. 연합뉴스

한국프레스센터를 운영하는 한국언론진흥재단이 시민단체가 열고자 했던 ‘윤석열 정권 퇴진 요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의 프레스센터 대관을 기자회견 하루 전 돌연 취소하는 일이 벌어졌다. 취소 사유 또한 모호한 탓에, 지난해 내홍을 겪고 정부에 우호적인 이사회로 재편됐다는 평가를 받는 재단이 정부 비판적 행사 대관을 두고 눈치 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반발이 나온다.

시민단체 전국비상시국회의는 19일 성명을 내어 “재단 쪽은 이날(19일) 오후 갑자기 전화를 걸어 (윤석열 정권 퇴진 요구 시국선언 기자회견이) ‘정치 행사’이기에 대관을 취소한다고 통보했다”며 “일주일 전에 예약을 완료하고 대관료 납부까지 한 기자회견장 대관을 하루 전에 취소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 단체가 20일 프레스센터에서 열기로 한 ‘1500인 시국선언 기자회견’은 윤석열 정부의 왜곡된 역사 인식 논란, 의료대란에 대한 대응, 공영방송 장악 등을 규탄하며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전국비상시국회의는 지난 4일 대관을 신청하고 재단 쪽에 ‘현 정권이나 현 시국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설명을 했고, 행사 내용을 담은 계획서도 제출한 상황이었다고 한다.

이날 언론진흥재단이 전국비상시국회의에 보낸 대관 취소 공지 안내를 보면 “행사계획서상으로는 세부적인 내용이 없어 정치행사라고 판단하지 않아 행사를 접수했으나, 전국비상시국회의의 보도자료를 통해 행사내용을 확인한 결과 ‘프레스센터 관리운영지침’을 위반해 행사장 이용을 취소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창당, 전당대회, 당원교육 등의 정치 행사(제1항제1호)’, ‘기타 재단의 관리 운영 목적에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는 행사(제1항제9호)’의 경우 대관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한 프레스센터 관리운영지침을 꺼내 든 것이다.

다만 이는 납득하기 어려운 대관 취소 사유라는 게 전국비상시국회의 쪽 주장이다. 최덕희 전국비상시국회의 대변인은 한겨레에 “시국선언 기자회견은 창당, 전당대회, 당원교육 등의 정치행사가 분명히 아니고, 왜 재단 운영 목적에 부적합한 행사인지 설명이 필요하다. 규정을 살펴봐도 대관 취소 근거가 부족하다”고 말했다.

전국비상시국회의는 “이런 중차대한 일이 실무선에서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안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차원에서도 이러한 결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 사회 곳곳에서 보여지고 있는 비판적 여론에 대해 정권 차원에서 강행하고 있는 ‘입틀막’의 하나가 아닌가 하는 강한 의심을 갖는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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