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위한 한의학] 아침엔 얼굴, 저녁엔 다리...왜 이리 '퉁퉁' 붓나요
최수지 / 동의대 한의대 교수
특별한 질환이 없는데도 몸이 붓는 것이 반복돼 스트레스라는 여성들이 있다. 아침이면 거울에 호빵맨이 나온다고 하소연하는 이들도 있다.
주로 아침에는 얼굴과 손, 오후에는 다리가 붓고 심할 경우 저리기도 한다. 이러한 부종을 ‘특발성 부종’이라고 한다.
특발성 부종은 특정한 원인질환 없이 발생하는 반복적인 체액 축적 상태을 말한다.
기능성 부종의 가장 흔한 형태다. 장부나 내분비 기능, 혈관 문제가 없이 주기적인 부종이 나타난다.
대부분 젊은 여성에게서 자주 나타나며, 주로 손·발·다리·얼굴 등에 부종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이러한 부종은 스트레스·기후 변화·호르몬 변화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한의학에서는 특발성 부종을 기혈 순환 장애와 관련된 증상으로 간주한다.
기(氣)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거나, 혈액 순환이 잘 이루어지지 않을 때 체액이 적절히 배출되지 않고 몸의 일부분에 정체되어 부종을 유발한다고 보는 것이다.
즉, 스트레스나 장부의 기능저하로 인해 전신 체액 순환 기능이 떨어진 것이다.
따라서 증상에 따라 개인 맞춤형 한약을 처방해 기혈 순환을 개선하고, 체액의 정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치료한다.
가장 대표적인 처방이 分心氣飮(분심기음)이다.
분심기음은 순환을 돕는 약들과, 수분 정체를 해소하는 약으로 구성된다.
스스로의 순환 능력이 떨어진 경우에 약의 도움을 받아 몸 안의 기운을 돋우고, 수분 대사를 원활하게 하면 부종을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분심기음에 대표 구성약은 소엽(蘇葉)이다.
소엽은 차조기라고도 하는데, 들깨속으로 들깨의 변종이다. 즉, 깻잎과 아주 유사하다.
본초강목에서는 ‘소(蘇)의 성질이 펴져서 기를 운행시키고 혈을 조화롭게 하기 때문에 소(蘇)라고 한다’고 했다.
소(蘇) 자에는 ‘소생하다’ 또는 ‘쉬다’라는 의미가 있다. 즉, 우리 몸의 기혈 순환을 촉진시켜 살리는 약이다. 기를 소통시켜 명치와 가슴 답답한 것을 풀어주고, 위장기능 활성화하여 소화에 도움이 된다.
또, 소엽과 깻잎같은 꿀풀과 식물들은 페릴알데하이드라는 향기물질을 가지고 있는데, 항우울 작용을 한다.
기운을 풀어주고 소통시켜 주는 효능이 실험실적으로도 증명됐다.
차조기는 음식으로도 활용된다. 고기나 생선과 같은 음식을 먹을 때 함께 먹으면 소화를 돕고 누린내도 잡아준다. 말려 차로도 마실 수 있다.
단, 많이 허약한 경우 특히 음허나 혈허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특히 입마름이나 얼굴에 허열이 뜨는 증상 등이 있는 갱년기 여성들이 많이 섭취하면 좋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