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라운드 없다” 에이블리, 3조 몸값 증명할 ‘포스트 패션’ 박차

에이블리는 최근 1020 잘파세대를 겨냥한 뷰티 PB 사업 확대에 이어 남성 플랫폼 ‘4910’과 일본 쇼핑앱 ‘아무드’ 등 신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사진 제공=에이블리

‘3조 유니콘’ 등극 1년을 맞은 에이블리가 ‘포스트 패션’ 전략을 본격화하며 성장 가속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적자 지속과 누적 결손금 등을 이유로 제기된 시장의 재무적 회의론에 적극 반박하는 한편, 가파른 실적 성장세와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통해 정면 돌파에 나선 모습이다.

28일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은 최근 일각에서 제기된 신규 투자 라운드 추진 및 다운라운드(기업 가치를 낮추는 일) 가능성에 대해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알리바바그룹 투자 이후 기존 및 신규 투자자들의 관심은 지속되고 있으나 현재 진행 중인 투자 라운드는 없다”며 “자금 유동성이 충분한 상황에서 기업가치를 낮추며 무리하게 투자를 유치할 이유가 없다”고 밝혔다.

이는 적자와 누적 결손금을 둘러싼 시장의 의구심이 확산되자 에이블리가 정면 대응에 나선 것이다. 회사는 신사업 확대에 따른 비용 부담과 투자 시장 위축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며 지난해 15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적자로 전환됐다. 이 과정에서 누적 결손금이 2222억원에 달하고 자본총계마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서 업계 일각에서는 재무 건전성 회복을 위한 자금 수혈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시장 안팎의 부정적 시선에도 에이블리가 자신감을 보이는 배경에는 가시적인 외형 성장세가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의 연간 거래액(GMV)은 2022년 1조2000억원에서 2024년 2조5000억원으로 두 배 이상 성장했고, 매출액도 2019년 316억원에서 2024년 3343억 원으로 5년 만에 10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알리바바그룹으로부터 1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은 유니콘 기업답게 ‘규모의 경제’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에이블리는 단기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외연 확장에 무게를 싣는 ‘공격적 투자 기조’를 핵심 전략으로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손익 지표가 잠시 주춤한 배경 역시 미래 가치 제고를 위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회사는 2023년 첫 연간 흑자 달성을 기념해 전 구성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했고 2024년에는 뷰티·글로벌 등 신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선제적 투자를 단행했다.

누적 결손금 우려에 대해서도 해명에 나섰다. 현재 약 2222억원의 결손금이 있지만, 자본잉여금 1500억원을 감안하면 실질 부담은 500억원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예상 매출액 기준 영업이익률 10%만 적용해도 결손금은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구조"라며 "올해 상반기 흑자 전환과 함께 연간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성장 흐름에 맞춰 에이블리는 포스트 패션 전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0월 뷰티 자체브랜드(PB) 사업 진출을 공식화한 데 이어 최근 남성 패션 플랫폼 ‘4910’에서는 남성 뷰티 카테고리를 새롭게 론칭했다. 여성 중심에서 남성 시장으로 외연을 확대해 제조 및 카테고리 다변화를 통해 플랫폼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영토 확장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회사는 일본 쇼핑 앱 ‘아무드’의 물동량 증가에 따라 7월 서울 성수동에 글로벌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신설했다. 아울러 코트라(KOTRA)와의 협업으로 일본 현지 물류 거점까지 확보하며 국내 셀러들의 해외 진출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 혹한기 속에서 에이블리가 보여준 거래액 성장과 뷰티·글로벌 확장세는 고무적”이라며 “에이블리의 투자 확대 전략이 실질적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가 시장의 회의론을 해소할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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