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사진을 보라. 마치 영국에 온 것 같은 분위기로 유명한 서울의 빵집인데, 여기저기 심지어 화장실에도 영국 여왕이었던 엘리자베스 2세의 사진이 붙어있다. 컵이나 에코백에도 새겨진 엘리자베스 2세 여왕 굿즈는 따로 팔기도 했는데 이런 사진들을 그냥 가져다써도 되는걸까? 유튜브 댓글로 “영국 여왕 사진을 이렇게 막 써도 되는건지 궁금하다”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영국 왕실이 사진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면 저작권과 초상권을 침해했다고 볼 수 있다.
박애란 변호사
문제 될 수는 있어요. 그게 이용 허락을 하면서 조건을 건건데 그 조건에 맞게 써야되는 거거든요. 일종의 라이선스 규정 같은거니까 저작권법상 이용허락의 조건을 벗어나서 사용 했기 때문에 저작권 침해라는 문제를 제기할 수도 있는데...

주한 영국대사관에도 확인을 해봤는데 법적인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하지는 않겠지만 문제가 되는 건 맞다고 확인해줬다.
주한 영국대사관 관계자
법적 다툼으로 간다면 법정에서 결론이 나겠지만, 문제가 될 수는 있다고 봐요.

영국 왕실의 경우 가족, 인장, 이름은 이렇게 영국에서 지침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이 지침을 보면, 영국 왕실의 여왕이나 국왕, 공주 등 가족들은 “책이나 신문 기사, 잡지 기사를 광고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광고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적혀있어서 광고나 수익을 내는데 마음대로 여왕의 사진을 사용할 수 없다는 거다.

실제로 여왕 얼굴이 담긴 3만8000원짜리 머그컵이나, 2만4000원짜리 에코백을 판매하는 것과 빵집에 장식된 여왕의 사진들 모두 영리를 목적으로 한 행위. 법적으로는 영국 왕실에서 저렇게 지침을 내놓고 사진 사용의 제한을 걸어 둔 건 일종의 ‘계약’ 형식으로 볼 수 있는건데, 이 계약이 위반된 채로 사진들이 사용되고 있어 저작권 계약 위반 책임이라고 볼 여지가 있는거다.
박애란 변호사
카페에 장식한 것도 영리목적으로 사용한 거라고 볼 여지도 있어요. 굿즈로 만들어서 판건 더더욱 그렇고 영리 목적으로 사용한 것의 범위가 어디까지냐가 좀 문제는 될 수 있지만...

영국 여왕의 초상권을 침해한 문제로도 지적되기도 한다. 리플렛의 사진 때문인데, 이 사진은 2015년 영국 국립초상미술관의 전시 도록이 원본인 사진이다. 이미지의 글씨를 지우고 잘라 2차적 저작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초상권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한다.

해당 빵집에서는 사전에 저작권 관련 검토를 하긴 했으나, 법률적 체크는 미비했다는 점을 인정하고 왕실 지침에 따라 컵이나 에코백은 판매를 중단했다고 했다.

빵집 관계자
저작물 플랫폼 같은 데에서 확인을 하고 사용을 했어요. 그러다보니까 저작권 관련 침해 가능성은 낮다고 판단을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상치 못한 이슈가 발생할 경우에는 응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사용할 의사도 가지고 있다. 초상권이 포함된 제품들이 있었는데 작년부터 다 판매를 중단했어요.

초상권은 말 그대로 유명인들의 사진을 마음대로 사용해 영리를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건데, 이건 살아있는 사람 뿐 아니라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도 적용되기 때문에 2022년 세상을 떠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도 해당되는 것. 저작권법을 보면, 보호기간을 저자의 사망 후 50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영국 왕실 저작권법은 아예 소멸기한이 없다고 한다.
박애란 변호사
퍼블리시티권 침해를 이유로 손해배상 청구 당하면 금전적으로 배상해줘야되고 이래요. 외국이라고 했을때 청구할지는 모르겠지만, 불가능한건 아니겠죠

그럼에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얼굴은 상업적으로 사용한 경우가 있긴 하다. ‘하인즈’나 버버리 같은 기업들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얼굴을 제품에 넣어 판매한 적이 있는데, 이건 사전에 왕실과 사전에 특수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사망하면서, 앞으로 꾸준히 왕실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공급했다는 것을 증명해야하는 조항이 생겼다고 한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도 자신들의 퍼블리시티권을 지키기 위한 회사들을 설립했다.

예전부터 영어 메뉴판이나 팁박스 등으로 계속해서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이 빵집은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곧 대대적인 디자인 변경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했다.

빵집 관계자
이러한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디자인 변경도 진행을 하고 있어요. 아예 빼는걸로 리플렛도 엘리자베스 여왕님을 보내드리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시라도 잔존하는 것들이 있을 경우를 대비해서 전수조사를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