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측 “호주서 김문기 눈도 안 마주쳐” vs 檢 “표창장도 줘 놓고”

李 측 “골프 안 쳤다 한 적 없어…김문기 기억 못한 것”
검찰 “김문기, 이재명에게 표창장 받은 적도”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2회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이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고 언급했던 것을 두고 검찰과 또 한 번 첨예한 공방을 이어갔다.

이 대표 측 변호인은 17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2차 공판에서 "호주에서 피고인(이 대표)과 김씨와 같이 있는 영상을 보면 단 한 번도 눈을 마주친 적이 없다"면서 "이를 보면 당시 두 사람의 관계를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피고인을 보좌하는 사람은 주로 유동규였던 것 같다"면서 "유동규를 보좌하러 온 김문기를 이 대표가 기억해내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호주 여행 당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과 골프를 친 적이 있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선 "골프를 치지 않았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같이 친 사람이 김문기였는지에 대해 정확하게 기억을 못한 것"이라고 짚었다.

반면 같은 날 검찰은 PPT 자료를 통해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고 있었음에도 방송 등에서 사실을 부인했다는 기존 공소사실 취지를 이어갔다. 검찰은 당시 성남시 산하기관 팀장급 직원만 약 600명에 달해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알 수 없었을거란 이 대표 측 주장에 대해 "나머지 599명의 팀장을 기억하지 못한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몰라도 단 한 사람, 김 전 처장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김 전 처장과 사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골프 등 여가를 즐겼다"면서 "김 전 처장은 위례 사업 주무담당 부서장으로 피고인의 업무를 보좌했고, 공로를 인정받아 피고인으로부터 표창장을 받는 등 기억에 남을 경험을 공유했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이 대표 본인은 서울중앙지법으로 출석하면서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재판에서 남욱 변호사 측근이 작성한 메모가 나왔는데 알고 있느냐', '백현동을 적극 행정사례로 보고 받으셨는지' 등의 취재진 질문에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이 대표는 민주당 대선 후보 신분이던 2021년 12월22일 방송 인터뷰 등에서 대장동 개발사업 관련 인물이던 김 전 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여기 더해 2021년 10월20일 국회의 경기도 국정감사 당시 백현동 부지 용도변경 특혜 의혹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직무유기로 문제 삼겠다고 협박해 어쩔 수 없었다"는 발언으로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혐의도 함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