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배달료 보장” 쿠팡이츠 라이더, 월드컵 한국 첫 경기 날 배달 멈춘다
안정적인 임금체계 요구
사측은 “신중한 논의 필요”
쿠팡이츠 배달 라이더들이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카타르 월드컵 첫 경기가 열리는 24일 배달을 멈추는 집중파업을 하기로 했다.
라이더유니온과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배달플랫폼노조로 구성된 ‘쿠팡이츠 공동교섭단’은 23일 서울 강남구 쿠팡이츠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4일 집중파업을 진행하며, 자영업자와 소비자에게도 쿠팡이츠 ‘로그아웃’을 호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섭단은 적정 배달료 보장 요구에 쿠팡이츠가 불성실한 태도로 일관한다며 파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쿠팡이츠는 배달료를 건당 3100원에서 2500원으로 낮추고 대신 거리할증을 적용했다. 교섭단은 “배달료 명목으로 자영업자에게 6000원을 걷고, 그중 2500원만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걸 납득할 사람은 없다”며 “프로모션 비율을 줄이고 기본배달료를 높여 안정적으로 배달을 할 수 있는 임금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쿠팡이츠가 24일 배달수수료 할증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을 두고는 ‘파업 동력을 낮추려는 꼼수’라고 비판했다. 쿠팡이츠는 당초 오후 5시부터 7시59분까지였던 ‘할증 피크타임’을 축구 경기 시간에 맞춰 오후 5시~다음날 오전 1시59분으로 늘렸다.
보험과 거리할증도 도마에 올랐다. 교섭단은 “쿠팡이츠는 교섭단과 합의해 시간제보험을 도입했다고 하지만 라이더 선택에 맡겼다. 영업용 유상운송보험을 확인하지 않고 운영하는 회사는 쿠팡이츠가 유일하며, 자전거와 전동킥보드 노동자들을 위한 보험은 없다”고 했다. 쿠팡이츠가 장거리 배달에 이득을 주기 위해 도입했다는 거리할증을 두고는 “교섭단 확인 결과 10㎞를 가든, 8㎞를 가든 상관없이 거리별 할증은 1750원 상한에 묶여 있었다”고 했다.
라이더들은 24일 쿠팡이츠 앱을 ‘로그아웃’ 하는 방식으로 파업에 나선다. 쿠팡이츠를 통해 일감을 받지 않고 다른 플랫폼을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쿠팡이츠 관계자는 “배달비 인상은 고객뿐만 아니라 자영업자인 음식점주에게도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조해람 기자 lenn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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