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더 이상 이전의 방법이 통하지 않을까?

많은 기업들이 연말 계획을 세우며 한 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목표를 설정합니다.

성과 지표를 분석하고 그동안 시도했던 다양한 전략들을 다시 한번 평가하는 과정을 통하여 다음 목표를 수립하는 것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하지만 우리 브랜드가 오랫동안 살아남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합니다.

제가 여기서 '새로운 시도'라 말씀드리는 이유는 많은 브랜드들이 유의미한 매출을 만들어내고 있는 과정에서 경쟁사가 비슷한 제품과 더 낮은 금액으로 밀고 들어오는 특이점이 오는 순간 매출이 점점 하락하고 신규 고객들의 유입이 떨어지는 상황을 맞이하기 때문입니다.

하나의 브랜드가 좋은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세상에 알리고 고객들의 선택을 받기까지는 정말 많은 노력과 헌신이 투여됩니다. 또한 시대의 운도 필요한 것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죠. 이처럼 브랜드가 매출을 일으키기 시작하고 유의미한 성장을 만들어내는 것은 박수받아 마땅한 엄청난 일이며 그 과정 중에 쌓인 내부적인 노하우와 전략들은 다른 경쟁사에서 쉽게 따라 할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 되어줍니다.

하지만 점점 더 기술의 격차가 좁혀지고 생산이 쉬워지고 경쟁사가 많아지면서 단순히 좋은 제품과 서비스 그리고 멋진 디자인으로는 고객들의 지속적인 선택을 받기가 어려워졌습니다.

고객들은 이제 상향 평준화 된 시장에서 더 이상 이러한 제품들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더 품질 좋고 가격이 괜찮은 제품이 차고 넘쳐 언제든 선택을 바꿀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2024년 연말 계획을 세우며 어떤 것을 확인해야 할까요?

오늘 설명드릴 주제는 바로 '관계'입니다.

갑자기 무슨 비즈니스와 상관없는 이야기인지 모르겠다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브랜딩의 핵심 요소인 고객과의 관계

가 없다면 브랜드의 운명은 특이점이 오는 순간 아무에게도 기억되지 못한 채 사라질 확률이 매우 높습니다. 브랜드가 성장하기까지 마케팅과 광고로 비용을 많이 지출해 보셨던 대표님들께서 하나같이 하시는 말씀들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제는 검증되었던 방법들의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지고 있어서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자극적이고 전략적인 기법들로 가득 채워졌던 마케팅과 광고에 지쳐버린 고객들은 더 이상 그러한 광고에 반응하지 않습니다. 아무리 각종 테스트를 거쳐서 광고를 집행해도 이전과 같이 기록적인 매출을 올렸던 일들이 더 이상 나오지 않는 이유입니다. 우리 브랜드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빠르게 잊히는 가를 확인해 보고 싶으시다면 지금 쿠팡 이나, 스마트스토어 같이 많이 사용하시는 쇼핑 플랫폼을 켜시고 구매 목록을 확인해 보세요. 그리고 그중에 브랜드 이름을 기억하는 것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아마도 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고객에게 단순하게 제품으로만 인식된 브랜드는 빠르게 잊히고, 결국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최상단에 우리 제품이 고정될 수 있도록 많은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각종 마케팅 전략들 밖에 남지 않습니다.

이미 이전에 사용했던 전략들이죠...

고객으로 하여금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계가 형성되어야 합니다. 공통의 가치관과 목적을 공유하며 함께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참여 문화가 존재해야지만 그 브랜드의 이름이 기억되고 고객들은 더 이상 우리 브랜드의 제품을 단순 소비가 아닌 가치 소비로 여기게 됩니다. 즉, 브랜드가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나와 동일한 가치관을 가진 브랜드와 함께하기 위한 하나의 멋진 도구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자면 더 이상 제품의 품질과 디자인으로는 고객들을 설득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 없는 기술적 가치를 제공하는 놀라운 스타트업이 아니라면 분명 조금 더 나은 개선점을 세상에 제공하고 있을 것이며, 이러한 것들은 다른 경쟁사에서 얼마든지 빠르게 따라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한번 빠지면 헤어 나오기가 어려운 가격 경쟁에 빠지게 될 것이고 이곳의 지배자인 대기업의 가격 횡포에 휩쓸려 큰 타격을 입고 사라질 것입니다.

너무 부정적인 이야기라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브랜드 컨설턴트로서 대표님들과 미팅을 하면서 느끼는 점은 현장이 더 참혹하다는 것입니다.

현재 우리 브랜드의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면 지금 고객들과의 관계가 만들어지고 있는가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브랜드가 초기 단계를 벗어나 어느 정도 고객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구매율이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고 있지 못한다면 아주 높은 확률로 우리 브랜드를 기억하고 소통하고 관계를 이어가는 문화가 결여되어 있을 것입니다.

2024년도 이제 두 달이 체 남지 않았습니다.

명확한 분석과 새로운 목표를 위한 세부적인 계획도 매우 중요하겠으나 고객들과의 관계를 더 집중적으로 돌아보고 수정하고 시도하는 남은 기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글/정광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