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FA-50 12대는 개량안한다"... 그냥 운용해도 F-16보다 좋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폴란드가 긴급히 도입한 한국산 FA-50 경전투기를 둘러싼 흥미로운 결정이 나왔습니다.

애초 계획대로라면 초도 도입된 12대를 최신형 블록 20 사양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었지만, 폴란드 공군이 돌연 "현재 상태 그대로 운용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

더 놀라운 건 그 이유입니다.

폴란드 공군은 FA-50 기본형의 성능이 자국이 보유한 F-16 전투기보다 우수하다고 판단했고, 굳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개량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한국 방산의 저력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블록 20 업그레이드, 왜 포기했나


폴란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공군력이 급격히 약화되자 FA-50 경전투기 12대를 긴급 도입했습니다.

당초 계획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죠. 추가로 36대를 블록 20 사양으로 구매해 총 48대의 FA-50 전력을 구축한다는 야심찬 계획이었습니다.

블록 20은 AESA 레이더와 중거리 공대공 미사일, 공중급유 시스템, 대형 연료탱크까지 장착해 성능을 대폭 강화한 버전으로, 'FA-50PL'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며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최종 개발 단계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폴란드 공군 부사령관인 노박 소장이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예상치 못한 발언을 내놓았습니다.

블록 20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높지만, 이미 도입해 운용 중인 초기형 12대는 큰 개량 없이 그대로 운영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이 결정에 대해 현지 군사 매니아들 사이에서는 "구형 전투기 그대로 운영해서 러시아와의 전쟁에 대비할 수 있겠느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폴란드 공군의 판단은 확고했습니다.

F-16보다 뛰어난 레이더 성능


폴란드 공군이 이런 결정을 내린 핵심 이유는 바로 레이더 성능입니다.

FA-50 기본형에 장착된 레이더는 이스라엘 엘타사가 개발한 기계식 레이더인데, 폴란드 공군은 이 레이더가 자국이 운영하는 F-16 전투기의 레이더보다 성능이 우수하다고 평가했습니다.

블록 20에 장착될 예정인 AESA 레이더는 전체적인 성능은 더 뛰어나지만,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보니 기존 레이더를 교체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죠.

FA-50용 에이사 레이더

AESA 레이더는 대당 50억 원에서 80억 원에 달하는 고가 장비입니다.

더욱이 무장 통합이 완벽하지 않아 추가 작업이 필요하고, 미국산 전략 물자인 만큼 도입과 장착 과정에서 까다로운 협상과 오랜 설득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실제로 블록 20용 AESA 레이더 도입 과정에서 미국의 수출 승인이 늦어지면서 전체 도입 일정에도 차질이 빚어진 바 있습니다.

노박 소장은 "12대를 운영하는 기체에 굳이 비용을 추가해서 신형 기체로 개조할 필요성이 없다"고 명확히 밝혔습니다.

무장 통합의 자유로움이 주는 이점


기존 이스라엘제 레이더를 유지하기로 한 결정에는 또 다른 전략적 판단이 숨어 있습니다.

바로 무장 통합의 유연성입니다. AESA 레이더를 장착할 경우 새로운 무장을 통합할 때마다 미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현재의 레이더는 그런 제약이 훨씬 적습니다.

폴란드는 FA-50에 다양한 유럽산 무장을 통합할 계획인데, 여기에는 ASRAAM과 IRIS-T 공대공 미사일, 브림스톤 대전차 미사일, APKWS 유도로켓 등이 포함됩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한국이 개발 중인 철룡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에 대한 폴란드의 관심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타우러스, 스톰 섀도우, 스칼프 같은 장거리 타격 무기의 효용성이 입증되면서 폴란드도 이런 전력에 관심을 높이고 있는 상황이죠.

문제는 이런 첨단 무기들을 서방 국가들이 폴란드에 기술 이전해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입니다.

반면 철룡 미사일은 기존 레이더에서도 쉽게 통합할 수 있어 AESA 레이더보다 활용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고등훈련기로서의 새로운 역할


폴란드가 FA-50 기본형을 그대로 운용하기로 한 데는 또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첨단 전투기 조종사를 양성하기 위한 고등훈련기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폴란드는 현재 F-35 스텔스 전투기를 도입하고 있고, F-16 전투기를 블록 70 사양으로 최신화하는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이런 첨단 전투기들을 운용하려면 조종사들에게 고급 훈련 과정이 필수적인데, FA-50이 이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할 수 있다는 판단입니다.

F-35는 일체형 조종석과 4중 플라이바이와이어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기체가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조종석의 첨단 장비도 많고 처리해야 할 정보량도 방대하죠.

구소련제 전투기만 운영했던 폴란드 공군으로서는 훈련 시스템의 첨단화가 필수적인데, FA-50 기본형이 복좌형으로 구성되어 있고 시뮬레이션 장비도 포함되어 있어 첨단 기종 전환 훈련에 적합하다는 겁니다.

M-346 훈련기의 한계를 넘어서


폴란드는 이탈리아에서 M-346 훈련기를 도입해 운용 중이지만, 이 기종에는 명확한 한계가 있습니다.

우선 유지보수 문제가 발생하고 비용이 높아지면서 가동률이 하락하고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추가 도입을 검토했다가 무산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죠.

더 근본적인 문제는 M-346이 아음속 비행기라는 점입니다.

전술 훈련을 모두 소화할 수 없고, 비행 특성이 첨단 전투기와 달라 완전한 전환 훈련을 완성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M-346

반면 FA-50은 F-16 전투기급 비행 성능을 자랑합니다.

구소련제 미그 전투기에서 기종 전환한 폴란드 조종사들이 FA-50에 탑승하면서 이를 직접 확인했고, 훈련용 기체로 매우 적합하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실제로 한국 공군에서 교육받은 폴란드 조종사들도 FA-50을 F-16을 빠르게 운영할 수 있는 최적의 훈련기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F-35 운용 조종사와 F-16 최신형 전환 조종사를 통합해 교육하는 데 FA-50 기본형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폴란드 공군의 판단입니다.

독자적 모델로의 진화 가능성


폴란드의 이런 결정은 FA-50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별 기대 없이 전력 공백을 메우기 위해 긴급 도입했던 FA-50 기본형이 1년 넘게 운용되면서 성능을 인정받게 된 것이죠.

폴란드는 대규모 F-16 전투기 정비 사업과 함께 FA-50의 무장 통합을 진행해 다목적 전술기로 활용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기계식 레이더를 운용하지만 최후기형으로 엘타사에서 완성한 모델이며, 무장 통합이나 개량에 큰 제한이 없어 폴란드군에서 다양한 목적으로 운영될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폴란드가 예상과 달리 12대를 블록 20으로 개량하지 않기로 하면서, 오히려 기본형을 추가로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훈련기로서의 효용성과 비용 대비 성능, 무장 통합의 자유로움 등을 고려할 때 기본형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입니다.

한국 방산이 단순히 가격 경쟁력만이 아니라 실전 성능에서도 인정받고 있다는 증거이며, 다른 국가들의 관심도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