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25년 배출가스 규제 강화..자동차업체 수천억 벌금 낸다

내년부터 유럽 배출가스 규제가 한층 강화된다. 현재 CO₂ 목표 기준 115.1g/km에서 2025년 93.6g/km로 약 19% 감소한다.

시장조사업체 데이터포스(Dataforce)에 따르면 유럽에서 자동차를 판매하고 있는 대다수 제조사의 배출가스 감소 전망이 어두운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2024년 상반기 평균 108g/km를 기록했다. 93.6g/km를 충족시키기 위해 갈 길이 멀다.

2025년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는 테슬라와 지리자동차그룹 뿐이다 (사진=데이터포스)

올해 상반기 기준 2025년 배출가스 규제를 충족할 수 있는 자동차 제조사는 테슬라와 놀랍게도 중국 지리자동차그룹 뿐이다. 만약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각 자동차 제조사는 막대한 벌금을 지출해야 한다.

유럽연합에서 정한 배기가스 배출량 목표를 1g 초과할 때마다 자동차 제조사는 95유로(약 14만원)의 벌금을 납부해야 한다. 적은 액수 같지만 판매된 모든 차량에 적용되기 때문에 수억 유로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이 될 수 있다.

폭스바겐은 2020년 1억 유로 이상의 벌금을 지불했다

대표적인 사례는 2020년 폭스바겐 사례에서 찾을 수 있다. 당시 유럽 배출가스 CO₂ 목표 기준은 120g/km이었다. 폭스바겐은 이 목표를 km당 0.75g 미달한 것에 대해 1억 유로(약 1484억원) 이상의 벌금을 물어야했다.

벌금 납부를 피하는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전기차 제조사의 크레딧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전기차 판매가 많은 테슬라 등 제조사의 배출권을 구매하는 식이다. 임시방편이지 완전한 해결책은 아니다.

자동차 제조사는 현재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 현상이 심화하는 현재, ‘소비자가 원하는 내연기관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더 생산할 것인가’, ‘전기차 양산에 박차를 가할 것인가’의 선택지다. 전기차 양산에 주력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지만, 유럽 시장을 고려하면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유럽 각국 정부가 전기차 구매 보조금을 대폭 축소 또는 중단했기 때문이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순수전기차(BEV)의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은 12.5%에 불과했다. 전체 판매량의 12.9%를 차지했던 전년동기와 비교해 0.4%P 하락한 수치다. 원인은 역시 전기차 구매 보조금 삭감 및 중단이다.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시장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2024년 상반기 점유율은 6.9%로, 전년동기 대비 0.5%P 하락했다. 강세를 보이는 건 하이브리드(HEV) 시장뿐이다. 2023년 상반기 25%에서 29.2%로 4.2%P 성장했다.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는 2025년 93.6g/km에서 2030년에는 49.5g/km으로 55% 더 낮아진다. 전기차 라인업을 확충하지 않으면 유럽 자동차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뜻이다. 향후 유럽 자동차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필수적이다.

한편, 현대차그룹 제네시스는 2025년 유럽연합의 배출가스 규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유럽 시장에서 내연기관을 탑재한 G70과 GV80을 단종했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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