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료실에서 '책 처방' 하는 의사... "부정적 감정 다룰 수 있는 아이로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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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로 진료실을 찾는 아이들이 계속 늘고 있어요. 자해는 심한 고통을 겪을 때 그 고통을 일시적으로 다른 강력한 고통으로 대체하려는 건데, 부모로서는 사실 잘 이해가 안 되죠. 그럴 때 부모에게 '자해를 하는 마음'(아몬드 발행)이라는 책을 권합니다."
"자해를 하는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관심 받고 싶어서 저런다'거든요. 그런데 '자해를 하는 마음'에 그런 내용이 있어요. '설령 관심 받고 싶어서 자해를 했다 하더라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관심 받을 수 없는 그 사람의 굉장한 고통이 깔려 있는데,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도 되는가'와 같은 실존적인 얘기를 하죠. 이런 이야기를 진료실에서 다 못 하니까 부모님에게 그 애한테 맞는 책을 권해주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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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원 서울아산병원 교수 인터뷰

"자해로 진료실을 찾는 아이들이 계속 늘고 있어요. 자해는 심한 고통을 겪을 때 그 고통을 일시적으로 다른 강력한 고통으로 대체하려는 건데, 부모로서는 사실 잘 이해가 안 되죠. 그럴 때 부모에게 '자해를 하는 마음'(아몬드 발행)이라는 책을 권합니다."
김효원(47) 서울아산병원 소아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이처럼 진료실에서 종종 책 처방을 내린다. 아이가 아닌 부모에게다. 오는 13일부터 한국일보에 새 칼럼 '김효원의 성장하는 부모'를 연재하는 것도 '진료실 밖 진료'의 연장선이다. 소아정신건강의학과에선 당사자인 아이만큼이나 양육자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아이와 부모의 상담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그러나 대학 병원의 진료 시간은 제한적이다. 그래서 찾은 방법이 책이다.
"자해를 하는 아이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말이 '관심 받고 싶어서 저런다'거든요. 그런데 '자해를 하는 마음'에 그런 내용이 있어요. '설령 관심 받고 싶어서 자해를 했다 하더라도,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관심 받을 수 없는 그 사람의 굉장한 고통이 깔려 있는데, 사람이 사람에게 그런 말을 해도 되는가'와 같은 실존적인 얘기를 하죠. 이런 이야기를 진료실에서 다 못 하니까 부모님에게 그 애한테 맞는 책을 권해주는 거죠."
한국일보 칼럼에서도 글 말미에는 주제와 관련된 책을 한 권씩 추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다독하고 다작하는 사람이다. 아무리 바빠도 계속 읽고 쓴다. 서울아산병원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독다독'이란 독서 모임을 이끌고 있고, 진료실에서 못다 한 이야기는 지금까지 6권의 책으로 썼다.

김 교수는 스스로의 생각과 감정을 말로 잘 표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것을 육아의 핵심으로 본다. 미국 학교에서 정규 교육 과정에 편성해 가르치는 사회정서학습(social emotional learning·SEL)의 교육 목표다. "살면서 누구나 고통을 겪죠. 그런데 모든 감정은 말로 풀어서 표현할 수 있으면 조절할 수 있거든요. 아이들만이 아니라 요즘 많은 사람들이 불편함이나 부정적인 감정을 어떤 모호한 덩어리처럼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어떤 아이가 저한테 '검은 덩어리가 마음속에 있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 검은 덩어리가 불안함인지, 분노인지, 죄책감인지, 억울함인지, 배신감인지 이름을 붙여서 표현할 수 있어야 해요."
청소년의 불안과 우울, 이로 인한 사회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 사망 원인 1위는 2011년부터 줄곧 자살이다. 인구 10만 명당 10.8명(여성가족부 '2024 청소년통계')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2017년 7.7명으로 저점을 찍은 뒤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부모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부정적 감정에 압도되지 않도록, 이를 일상에서 해소하는 방법을 찾아 줘야 한다. '애쓴다' '괜찮다'는 격려의 말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얼마 전 블랙핑크 로제 인터뷰 영상을 보니까 가방 안에서 말랑말랑한 스트레스 볼이 나오더라"며 "아이들이 이처럼 단순한 작업이나 음악 듣기, 산책, 운동으로 자기 나름대로 불안을 조절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일보 칼럼에서 "진료실에서 만난 부모님이나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또 주변 사람들이 아이를 키우면서 고민했던 문제들에 대해 다루겠다"며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잘 다독이면서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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