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PO] '버틀러를 향한 증오' 미네소타 팬들이 더 기뻐했던 이유

[점프볼=이규빈 기자] 난장판을 벌이고 떠난 버틀러를 미네소타 팬들은 잊지 않았다.
2018년 11월 11일(한국시간)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에 대형 사건이 있었다. 바로 지미 버틀러를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로 트레이드한 것이었다. 대가로 로버트 코빙턴, 다리오 사리치를 받는 트레이드였다.
11월은 시즌 초반이다. 트레이드가 일어나는 시점은 보통 시즌 시작 전이나, 트레이드 마감 시한에 임박했을 때다. 이미 시즌이 돌입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일어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버틀러를 어떻게든 보내야 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그 이유는 버틀러가 공개적으로 트레이드를 요청하며, 팀 분위기를 망쳤기 때문이다.
당시 미네소타는 칼 앤서니-타운스와 앤드류 위긴스라는 NBA 드래프트 전체 1순위 듀오가 중심이었던 팀이었다. 냉정히 미네소타의 현재와 미래 구상이 모두 두 선수 중심으로 돌아갔다. 여기에 굴러들어온 돌, 버틀러가 트레이드로 합류했다. 슈퍼스타였던 버틀러는 팀에 합류하자마자, 미네소타를 케빈 가넷 시대 이후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시켰으나, 재계약 과정에서 협상이 불발됐다.
그 이유는 미네소타는 이미 타운스와 위긴스에게 대형 계약을 안겨줬기 때문이었다. 스몰마켓인 미네소타는 버틀러까지 원하는 대형 계약을 줄 여력이 없었고, 버틀러가 이에 불만을 품은 것이다.
물론 불만을 품을 수는 있으나, 이걸 푸는 방식이 잘못됐다. 버틀러는 대놓고 팀 분위기를 망쳤고, 기자들을 불러 자극적인 발언을 했다. 여기에 팀의 핵심이자, 기둥이었던 타운스를 저격하는 발언까지 던졌다. 그야말로 버틀러는 미네소타에서 '깽판'을 쳤다.
이때 미네소타 팬들은 당시 많은 상처를 입었다. 팀의 얼굴이었던 타운스와 위긴스가 이 사건으로 이미지가 실추됐기 때문이다. 이런 나쁜 이미지를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패배로 골든스테이트와 버틀러는 플레이오프 무대에서 탈락했다. 에이스 스테픈 커리의 햄스트링 부상 여파를 메우지 못하며 무기력한 패배였다. 플레이오프 모드를 기대했던 버틀러도 실망스러웠다. 시리즈 내내 미네소타의 신체 조건이 훌륭한 선수들의 수비에 막히며 이름값을 해내지 못했다.
미네소타 팬들은 너무나 기뻤을 것이다. 버틀러는 미네소타를 떠난 이후 어느 팀의 유니폼을 입고 미네소타로 돌아와도 야유가 나오는 선수다. 당연히 이번 시리즈도 마찬가지였다. 미네소타 관중들은 버틀러가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야유로 버틀러를 압박했다. 버틀러도 사람인지라, 이런 야유를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었을 것이다. 미네소타 경기장에서 버틀러는 한없이 작아졌다.
미래는 알 수 없다는 얘기가 있다. 딱 버틀러와 미네소타의 상황이 그렇다.
물론 버틀러는 미네소타를 떠난 이후 마이애미 히트에서 NBA 파이널을 2번이나 진출하며,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버틀러가 떠날 당시의 미네소타는 암울하고 미래가 없어 보였던 팀이지만, 새로운 에이스 앤서니 에드워즈와 함께 이번 시즌과 지난 시즌에 모두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제 미네소타는 명백히 현재와 미래를 모두 잡은 팀이다.
"너네는 나 없으면 절대 못 이겨!" 당시 버틀러가 미네소타를 떠나며 했던 말이다. 그리고 7년이 지난 지금, 상황은 정반대가 됐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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