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와우 요금 인상에도 고객수 증가... 3분기 역대 최대 매출

쿠팡이 올해 3분기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가운데, 일부 수익성 지표는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 사진 제공 = 쿠팡

쿠팡이 올해 3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경신했다. 지난 4월 신규 고객에 이어 8월 기존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멤버십 회비를 인상했음에도 외려 활성 고객이 늘어난 데 더해, 고객당 매출까지 증가한 결과다. 쿠팡은 충성고객의 활약에 힘입어 3분기 내실 다지기에도 성공했으나, 물류 인프라 투자 및 앞선 2분기 적자 여파로 누적 영업이익과 현금흐름은 뒷걸음질 쳤다.

쿠팡Inc가 6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3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나란히 신장했다. 매출은 10조6900억원(78억6600만달러)으로 전년 동기(8조1028억원·61억8355만달러) 대비 32% 늘었다. 이는 달러 기준 27% 증가한 수치이자 사상 최대 분기 매출이다. 영업이익 역시 지난해 1146억원(8748만달러)과 비교해 29% 증가한 1481억원(1억900만달러)으로 집계됐다.

프로덕트 커머스, 성장사업 부문 동반 활약

3분기 성과는 쿠팡의 프로덕트 커머스와 성장사업 두 가지 사업 부문이 나란히 활약한 덕분이다. 먼저 로켓배송·로켓프레시·로켓그로스 등으로 이뤄진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 매출은 9조3650억원(68억9100만달러)으로,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이 부문 조정 에비타 흑자(상각 전 영업이익) 규모는 4억7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8% 늘었다.

대만·쿠팡이츠·파페치·쿠팡플레이 등의 성장사업 부문 역시 외형을 키운운 동시에 적자를 줄였다. 매출은 전년 대비 356% 증가한 1조3250억원(9억7500만달러)으로 나타났다. 조정 에비타 손실은 1억2700만달러(1725억원)로, 전년 동기 1억6082만달러(2107억원)와 비교해 달러 기준 21%가량 감소했다.

특히 파페치의 수익성 개선세가 두드러졌다. 앞서 2분기 424억원(3100만달러)에 달했던 파페치의 조정 에비타 손실은 이번 분기 27억원(200만달러)으로 크게 줄었다. 이와 관련 김범석 쿠팡 의장은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파페치는 운영 효율성 향상에 상당한 진전을 이루고 있으며 올 초 밝혔듯이 손익분기점에 가까운 수익성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였다”고 말하며 “이번 분기 그 마일스톤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충성도 증가, 와우멤버십 효자 노릇 ‘톡톡’

쿠팡은 올 3분기 매출, 고객 수 등 외형성장 외에도 와우멤버십의 서비스 향상 등으로 고객충성도를 이끌었다는 평가다. / 사진 제공 = 쿠팡

주목할 부분은 양적성장뿐만 아니라 충성도 등의 질적성장까지 챙겼다는 점이다. 활성 고객 수 증가와 더불어 고객당 매출, 유료 회원의 구매 빈도가 늘었다는 사실은 이를 뒷받침한다. 앞서 4월(신규 회원)과 8월(기존 회원) 와우멤버십 월 회비를 4990원에서 7890원으로 인상할 당시 쿠팡이 받은 ‘고객 이탈’ 우려를 극복한 결과인 만큼, 이는 향후 회사의 성장 여력을 입증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쿠팡에 따르면 3분기 프로덕트 커머스 부분 활성고객은 2250만명으로, 전년 동기 2020만명과 비교해 11% 증가했다. 이는 올 2분기(2170만명)와 비교해도 80만명 늘어난 수치다. 1인당 고객 매출 역시 전년 대비 8% 증가한 43만2160원(318달러)으로 나타났다.

김 의장도 와우 멤버십의 가치를 알아보는 회원이 늘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와우 회원의 주문 빈도가 비회원 고객의 9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참여도를 보이고 있다”며 “가장 오래된 와우 회원은 신규 와우 회원보다 평균 2.5배 많이 지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충성고객의 지출이 높아진 이유에 관해선 “로켓배송, 로켓프레시와 로켓그로스 등 신규 사업의 상품군 확대가 견인했다”고 덧붙였다.

인프라 투자 본격화... 수익성 ‘주춤’

쿠팡이 지난달 2000억원을 들여 준공한 호남권 최대 광주첨단물류센터 전경. / 사진 제공 = 쿠팡

다만 3분기 일부 수익성 지표는 주춤했다. 물류 인프라 투자를 본격적으로 집행한 탓에 당기순이익과 현금흐름이 악화하면서다. 당기순이익의 경우 869억원(6400만달러)으로 지난해 1196억원(9130만달러) 대비 27% 줄었다. 이에 따른 매출 대비 순이익률 역시 0.8%로, 전년(1.5%) 대비 하락했다.

3분기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흐름은 반토막 났다. 물류 인프라를 위한 토지, 건물, 장비 구입에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난 약 5300억원(3억8000만달러)을 쏟은 여파다. 쿠팡은 올 들어 2026년까지 대전·광주·경북·부산 등 9개 지역에 물류센터를 건립해 운영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거랍 아난드 쿠팡 CFO는 “자본 지출의 대부분은 한국에서 진행하는 인프라 투자와 관련된 것”이라고 말했다.

직전 분기 34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쿠팡의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 역시 1670억원에 그쳤다. 전년 같은 기간(4448억원)과 비교해 62% 감소한 수치다.

박재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