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솔의 e게임] '대형 게임사'만큼 인기 절정, 동서대학교 부스
지스타 2022 'e색' 출품작 소개
(MHN스포츠 이솔 기자) 지스타 개막 첫날인 지난 17일, 필자가 지스타에서 무려 두 번이나 플레이에 실패했던 '인디' 게임이 있었다.
'삼고초려'끝에 다행히도 플레이할 수 있었던 주인공은 바로 동서대학교의 '종이마을 건설대작전'이었다. 두 대의 시연대가 있었으나, 압도적인 볼륨과 더불어 독특한 디자인과 소재, 그리고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을 재미를 선사한 관계로 아침, 점심, 저녁 모두 대기줄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게임은 간단했다. 마을 곳곳에 위치한 나무-돌-풀 등의 재료들을 수집, 주민들의 요구사항대로 집을 지어주고 마을을 재건시키는 힐링 게임이다.
다만 '종이'분위기의 정감가는 캐릭터들과 더불어 2D 캐릭터-사물들의 자연스러운 3D 배치, 그리고 자유로운 크래프팅 방식 등은 도저히 게임이 '인디'게임이라고는 보기 어려울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했다.
팀을 대표해 인터뷰에 응한 노성엽 개발자는 게임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평범한 장르들의 게임 속에서 변화점을 주고자 노력했다. (2D캐릭터의 3D 활용 등) 카메라 뷰에 대해서도 많은 고찰이 있었고, 10분을 게임하든 20분을 게임하든 게이머들에게 동일한 재미 요소를 주고 싶었다. 이에 맞는 장르는 '선구자' 마인크래프트처럼 파밍-크래프팅 게임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개발 과정 중에 느꼈던 어려움으로는 NPC와의 대화 및 레시피 조합 등을 꼽았다. 특히 게임 내 매력 요소였던 '다양한 건축 방식'을 요구하는 NPC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팀장님께 전적으로 도움받았다"라고 답했다.
앞으로에 행보에 대해서 노성엽 개발자는 "서정적으로 완벽한 게임을 만들고 싶다. 게임을 하면서 마음이 편해지다가도, 톡톡 튀는 스토리가 인상적인, 그런 게임이다. 특히 베이스는 똑같은 게임일지라도 유저들이 원하는 '틈새 시장'을 공략하거나, 사회적으로 뜻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임을 만드는 개발자가 되고 싶다"라는 인상적인 답변을 전했다.
본지는 해당 게임을 '2022 지스타에서 본 가장 참신한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인터뷰를 마치고 둘러 본 동서대학교 부스에는 또 다른 인상적인 작품들이 있었다.
특히 '도넛'이 되어 마녀의 저주를 풀기 위해 목적지까지 하는 플랫포머 게임, '도넛 공방'은 별 생각 없이 플레이한 필자에게 깊은 감명을 주었다.
우선 캐릭터가 사람이 아닌 도넛이었다. 별 생각 없이 넘어갈 수 있지만, 눈 코 입 그 어느 하나조차 달리지 않은 도넛이 굴러가는 장면은 밖에서 볼 때는 '영상인가?'하는 궁금증이 들게 했다.
다만 실제 플레이에서는 게임에 집중하느라 이를 신경 쓸 새도 없었다. 스스로 넘어지는 도넛을 일으켜 세워야 하며, 도넛을 위협하는 몬스터, 칼 등의 식기를 점프, 무빙 등으로 피해 목적지점까지 도달해야 했다. 출장 온 필자의 처지처럼, 신경 쓸 것도, 위협하는 일들도, 해야 할 일도 너무나도 많았다.
다소 난이도 있는 게임을 클리어한 후 인터뷰에 응한 팀 대표, 정유경 개발자는 "총 개발 기간이 1년 3개월이 소요됐는데, 기획 단계부터 게이머들에게 참신한 느낌을 주고자 했고, 우리는 '사람'이 아닌 다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쓰려고 했다. 여러 후보들 가운데 '도넛'을 골랐는데, 타이어가 돌아가며 쓰러지는 것처럼 기울어지는 시스템을 차용하기에 적합했다"라고 답했다.
특별히 '도넛'이라는 소재를 사용한 이유로는 "큰 의미는 없었다. 다만 '주방'이라는 소재와 어울렸기도 하고, '마녀'라는 소재를 접목시켜 주인공이 '저주'에 걸린 것도, (마녀의) 주방이 스스로 움직이는 것도 표현할 수 있었다"라고 답했다.
다소 난이도있는 게임에 대해서는 "항아리게임처럼 조작방법이 특이하고 난이도가 어려워지게 해서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키려는 목적이었다"라며 의도된 사항임을 밝혔다.
한편, 앞으로의 포부에 대해 정유경 개발자는 "사실 대학원 진학을 고려하고 있다. 특히 컨텐츠쪽에 관심이 많다. 앞서 말한 것 처럼 이론적으로 접근해서 새로운 느낌을 주는 게임을 만들어주고 싶다. 이번 작품에서 선보인 캐릭터를 도넛으로 변경하는 등을 예시로 들 수 있겠다"라고 답했다.
이처럼, 대형 게임사 부럽지 않은 작품성으로 무장한 동서대학교 부스는 사람이 없을 수가 없었다. 필자는 지스타의 마지막 날을 앞둔 게이머들에게 '동서대학교 부스는 꼭 방문해 보라'는 조언을 건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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