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장 추천제 14곳... 김명수 임명 수석부장 8명이 법원장 됐다

허욱 기자 2023. 1. 27.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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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대법원장, 마지막 법원장 인사

김명수 대법원장은 27일 고등법원장과 지방법원장 등 고위 법관 인사를 했다. 이번 인사는 오는 9월 퇴임 예정인 김 대법원장의 마지막 법원장 정기 인사다.

대법원이 내달 20일자로 법원장 25명에 대한 인사를 실시했다. (왼쪽부터) 박형남 신임 사법정책연구원장(14기), 윤준 신임 서울고법원장(16기), 김정중 신임 서울중앙지법원장(26기)./대법원

서울고등법원장에는 윤준 광주고등법원장이 임명됐다. 윤 원장은 고(故) 윤관 전 대법원장의 장남이다. 서울중앙지법원장에는 김정중 서울중앙지법 민사2수석부장판사가 임명됐다. 법원행정처 차장에는 박영재 법원행정처 기조실장이, 사법정책연구원장에는 박형남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각각 임명됐다.

이번 지방법원장 인사는 김 대법원장이 올해부터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모든 지방법원으로 확대 실시하면서 이뤄진 것이다. 이를 위해 법원장 인사가 예정된 지방법원 14곳 가운데 12곳에서 소속 판사들이 법원장 후보 추천 투표를 거쳐 33명의 후보를 미리 뽑았다. 나머지 2곳에선 당사자가 동의하지 않는 등의 이유로 후보자 추천이 안됐다.

전국 최대 법원인 서울중앙지법을 비롯한 8개 지방법원에서 현직 수석부장에서 법원장 후보로 선출된 판사들이 법원장에 최종 임명됐다. 수석부장은 평소 소속 판사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아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통해 법원장이 되는데 다른 후보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법원 내부 분석이 사실로 입증된 셈이다. 수석부장은 대법원장이 임명하기 때문에 대법원장이 이를 통해 법원장 인사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부장판사는 “작년 12월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수석부장이 법원장 후보 추천제에서 유리한 지위에 있으면서 제도를 왜곡하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지만 찬반 투표에서 개선 방안이 채택되지 못했다”면서 “법원장 후보 추천제를 계속하겠다면 ‘수석부장 어드밴티지(advantage)’ 문제를 해소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인사를 앞두고 김 대법원장이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들을 법원장 자리에 ‘알박기’ 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다. 우리법연구회와 국제인권법연구회 출신 최소 6명이 법원장 후보로 추천됐지만 박형순 서울북부지법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5명은 법원장이 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 대법원장의 비서실장 출신도 2명이 법원장 후보 추천을 받았지만 모두 법원장에 임명되지 못했다.

수도권 법원에 근무하는 한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임기 말에 자신의 측근들을 마지막으로 ‘알박기’ 해놓고 나가려 한다는 우려가 있었지만 실제로 그렇게 하지는 못한 것 같다”고 했다. 다른 부장판사는 “김 대법원장이 법원장 후보 추천제 도입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승진 폐지를 강행하면서 재판 지연 등 심각한 문제가 생겼다는 지적이 법원 안팎에서 나왔다”면서 “김 대법원장도 압박을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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