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전 파업으로 SK에 또 밀릴까... "D램 수요 하이닉스·마이크론에 넘어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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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갈등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13일 결렬되면서 반도체 사업장 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파업이 끝나고 공정이 복구된다 하더라도 고객들이 바로 주문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AI 기술 경쟁에 집중해야 하는 빅테크들도 각자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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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중단 후 정상화까지 오랜 시간 걸려
AI 기술 경쟁에 마음 급한 해외 빅테크들
"파업 후 바로 주문보다 대안 검토할 듯"

삼성전자 노사 성과급 갈등에 대한 중앙노동위원회의 사후조정이 13일 결렬되면서 반도체 사업장 파업이 현실화하고 있다. 노조가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그 여파는 당장의 금전적 손실을 넘어 장기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경쟁사인 SK하이닉스에 다시 한번 1위를 내주게 될지 모른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에 따르면 10일 기준 반도체(DS) 부문에서 파업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3만6,804명이다. 전체 직원의 약 47%다. 메모리, 파운드리 등 주요 사업부의 파업 참여율이 50%고, 반도체 생산 인프라를 관리하는 글로벌 제조 및 인프라 총괄 사업부에서도 64.6%가 참여 의사를 밝혔다.
핵심 공정일수록 사람 역할 중요
반도체 공정 중 웨이퍼 관리나 설비 가동 등은 이미 자동화 수준이 높지만, 수율을 결정하는 첨단 패키징 같은 핵심 공정일수록 사람의 역할이 중요하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회로를 정교하게 깎아내는 식각과 진공 제어, 마지막에 불량 판별을 위해 측정값의 미묘한 차이를 읽어내는 과정 등은 훈련된 전문 엔지니어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당한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핵심 설비 손상과 원료 대량 폐기 등을 막기 위해 필수 인력의 파업 참여를 막아달라는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냈다. 그러나 법원이 회사 손을 들어준다 하더라도 피해를 막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반도체 설비 특성상 장비에 전원을 연결하고 고진공 상태로 생산만 안 하는 상태로 파업이 진행될 텐데 이 과정에서 화학물질로 인한 부식이 우려된다”며 “이걸 다시 정상화하고 불량이 없는지 확신하기까지는 파업 기간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충성 고객들 덕에 매출 1위 올랐는데..."
공정 중단에 따른 신뢰 저하는 더 장기적인 리스크가 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리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SK하이닉스(32%)에 내줬던 1위를 탈환했다. 그러나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수요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으로 금세 넘어갈 수 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범용 D램은 사실 표준화한 제품이라 브랜드를 따지지 않아도 되는데, 그간 고객사들의 충성으로 삼성전자가 매출 1위가 가능했을 것”이라며 “거대 고객들의 불안이 영향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무엇보다 인공지능(AI)발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중요성이 높아진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의 실기가 치명상이 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HBM 시장 점유율 22%로 SK하이닉스(57%)를 추격하는 상황이나, 최근 신제품인 HBM4에 업계 최선단 공정을 적용하며 기술력으로 반전을 시도 중이었다. 그러는 사이 AI 메모리 시장은 △고객 맞춤형 HBM 제작과 △3년 이상의 장기 공급계약 흐름으로 재편되고 있어 기술만큼 안정적 공급이 중요해졌다. 이종환 상명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교수는 “파업이 끝나고 공정이 복구된다 하더라도 고객들이 바로 주문하긴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AI 기술 경쟁에 집중해야 하는 빅테크들도 각자의 일정을 맞추기 위해 삼성전자의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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