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재건축일 뿐인데 ''1가구당 7억씩 더 내라는'' 이 '건설 업체'의 속셈

상계주공 5단지, 재건축 분담금 '폭탄'의 시간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5단지는 996가구, 35층 규모의 대규모 재건축을 추진하며 오랜 기간 주목받았다. 1987년 준공된 노후 단지에서 새 아파트로 탈바꿈하기 위한 절차가 속도를 내던 중, 건축 심의까지 통과하고 GS건설을 우선시공사로 선정했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공사비 문제로 조합과 건설사 간 극단적 갈등이 발생했다. 특히 조합원에게 통보된 분담금이 가구당 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며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650만원/평, 치솟는 공사비와 분담금의 배경

이 논란의 중심에는 GS건설이 제안한 3.3㎡(평)당 650만원의 공사비가 있다. 총 공사비는 3,342억원.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각종 규제로 공사 기간도 길어지며 건설사가 비용 산정을 높일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최근 3년간 건설자재 가격이 35~50% 급등하고, 건설노동자 인건비도 17% 가까이 올랐다. 결과적으로 과거 재건축에 비해 분담금이 몇 배로 뛴 셈이고, 조합원들은 이 금액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합의 반발과 시공사 선정 취소, 60억 소송전

조합은 예상보다 훨씬 높아진 분담금과 불리한 계약 조건을 이유로 2023년 11월 시공사 선정을 최종 취소했다. 이에 GS건설은 사업 취소로 인한 입찰보증금 50억원 반환과 시공이익 손실 등을 이유로 6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건설사는 "일방적 취소에 따른 투자금 및 손해를 회수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조합 측은 "받은 돈은 돌려주되 과도한 손해배상은 법적으로 다툴 것"이라며 맞서고 있다.

사업성 악화, 시공사 줄줄이 이탈하는 현장

최근 건설업계에서 이 단지는 '사업성 저하'의 표본이 되고 있다. GS건설 뿐 아니라 HDC, 현대엔지니어링, 한화 등 유력 건설사들까지 입찰을 포기하며 시공사 선정이 난항을 겪고 있다. 전 가구가 소형평형이라 일반분양분 확대가 어려워 수익성이 낮고, 임대주택 비율이 높아 건설사의 적극 참여가 어렵다. 실제로 인근 상계주공 8단지(분담금 최대 3억원대)와 비교해 부동산 가치 및 분담금 부담도 월등히 높게 책정됐다.

재건축 비용 상승의 구조적 원인과 전국 현장 현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이 단지에 국한되지 않는다. 전국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도 분담금 폭탄과 시공사-조합 갈등이 속출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전국 평균 재건축 공사비는 3.3㎡당 687만원으로 43% 상승, 1기 신도시 역시 가구당 최대 9억원에 육박하는 분담금이 현실화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주요 원인은 원자재 가격 폭등, 인건비 급증, 안전 규제 강화, 공사 기간의 장기화 등으로 요약된다.

앞으로의 과제, 해법 없는 분쟁과 공급난

상계주공 5단지는 현재 시공사 재선정마저 난항에 부딪히며, 결국 공사비는 770만원 이상으로 더 올라갈 것으로 예견된다. 결과적으로 재건축 기대감이 꺾이고, 조합 내 분열과 매매가 하락, 급매물 증가 현상이 나타났다. 정부와 업계는 분담금 연동제, 표준 계약서, 원자재 비축 등 다양한 대책을 논의 중이지만, 실제 갈등 해소와 부담 축소로 이어지기엔 걸림돌이 많다.

"재건축일 뿐인데, 1가구당 7억씩 더 내라는 시대." 상계주공 5단지의 분쟁은 원가 폭등과 사업성 감소, 재건축 시장의 새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앞으로의 공급 확대와 주거 안정, 조합과 시공사의 신뢰 회복을 위해 더욱 근본적인 해결책이 요구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