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의 체중 감량 효과, 덜 먹는 것과 큰 차이 없어"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와 인플루언서를 통해 빠른 체중 감량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간헐적 단식이 실제로는 기존 식이요법보다 나을 것이 없다는 대규모 연구결과가 나왔다.
루이스 가레그나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이탈리아병원 코크런 부속센터 박사를 포함한 국제 공동 연구팀은 간헐적 단식의 체중 감량 효과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식이요법이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경우와 비교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를 지난 16일 국제학술지 '코크런 체계적 리뷰 데이터베이스(Cochrane Database of Systematic Reviews)'에 공개했다.
간헐적 단식은 일정 시간 동안 음식을 거의 또는 전혀 섭취하지 않는 식사 패턴이다. 하루 중 특정 시간대에만 식사하는 시간 제한 식사, 격일 단식, 주 5일은 정상 식사하고 2일은 칼로리를 대폭 줄이는 '5:2 식단'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영국 BBC 의학 저널리스트였던 마이클 모슬리가 2012년 BBC 다큐멘터리를 통해 5:2 식단을 대중화한 이후 SNS와 인플루언서를 통해 빠른 체중 감량과 대사 개선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 확산됐다.
연구팀은 의학 논문 검색 플랫폼인 코크런 중앙등록부(CENTRAL)와 메드라인(MEDLINE) 등에 발표된 연구 데이터를 분석했다. 북미, 유럽, 중국, 호주, 남미에서 수행된 22건의 임상시험을 선별해 과체중 또는 비만 성인 1995명의 데이터를 종합 분석했다. 격일 단식, 주기적 단식, 시간 제한 식사 등 다양한 형태의 간헐적 단식이 분석 대상에 포함됐다.
분석 결과 간헐적 단식은 기존 식이요법에 비해 체중 감량 효과가 사실상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무런 체중 감량 조치를 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해 추가 체중 감량이 평균 3.4%로 나타났지만 의학적으로 건강 개선 효과가 있다고 보는 5% 기준에는 미치지 못했다. 삶의 질에서도 뚜렷한 차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포함된 임상시험의 대부분이 고소득 국가의 백인 인구 위주로 수행됐으며 12개월 이하의 단기 결과만 보고해 장기 효과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지적했다. 사람마다 부작용이 달라 간헐적 단식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섣부른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가레그나니 박사는 "간헐적 단식은 과체중이나 비만 성인의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일부 사람에게는 합리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지만 SNS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 만큼의 근거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바티스트 뢰랑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 부교수는 "표준 식이요법과 비교했을 때 간헐적 단식의 체중 감량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결과"라며 "대중의 인식과 과학적 근거 사이 괴리를 보여주는 또 다른 사례"라고 평가했다.
다만 논문의 결론 중 일부를 해석할 때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레오니 하일브론 호주 애들레이드대 교수는 "간헐적 단식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과 같다는 주장에는 무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연구에서 간헐적 단식 그룹은 평균 약 5%의 체중이 줄었고 대조군은 약 2% 줄었다. 연구팀이 이 차이를 '의미 없다'고 해석한 것은 지나치다는 의견이다. 하일브론 교수는 "시간 제한 식사와 격일 단식은 칼로리 감소 폭이 서로 다른데 이를 한데 묶어 분석하면 효과가 희석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최형진 서울대 뇌인지과학과·의대 해부학교실 교수는 "간헐적 단식에 대해 지나친 기대도, 지나친 실망도 하지 않기를 추천한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간헐적 단식을 둘러싼 핵심 논쟁이 '식사 타이밍' 자체의 대사적 이점이 있는지 아니면 단순히 덜 먹게 된 결과인지에 있다고 설명하며 "자신에게 맞는 건강한 식습관을 찾아 오래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참고>
doi.org/10.1002/14651858.CD015610.pub2
[임정우 기자 jjw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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