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어" 손흥민 속도에 벽 느낀 수비수

손흥민(토트넘)이 과거 JTBC 뉴스룸 인터뷰에서 자신의 100m 기록에 대해 "축구 선수는 100m보단 단거리를 많이 뛰거든요.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12초 정도 될 것 같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이 발언은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경기장에서 수비수들을 압도하는 스피드를 보여온 만큼 11초대는 충분히 나올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발언이 현대 축구에서 요구되는 스피드의 본질을 정확히 짚은 것이라고 평가한다.

축구 경기 중 100m 전력 질주 상황은 드물어

경기 분석 데이터에 따르면 프로 축구 선수들의 스프린트 평균 거리는 10~20m 수준이다. 100m를 직선으로 내달리는 상황은 실제 경기에서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수비수를 따돌리거나 빈 공간으로 침투하는 상황, 역습 전개 과정 모두 짧은 거리에서 이뤄진다.

이 때문에 축구에서는 100m 완주 기록보다 정지 상태에서 최고 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손흥민의 경기 중 최고 순간 속도는 시속 36.08km로 측정됐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전체에서도 상위권에 해당하는 수치다.

"인생에서 가장 빠른 선수" 수비수들 증언 이어져

손흥민의 스피드를 직접 경험한 선수들의 평가도 주목할 만하다. 선덜랜드 출신 수비수 루크 오닌은 해외 매체 풋볼조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은 내 인생에서 마주한 가장 빠른 선수였다. 아직도 그가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손흥민은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도 속도 저하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드리블 중에는 속도가 떨어지지만, 손흥민은 온 더 볼 상황에서도 주력이 유지된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구사해 돌파 방향 예측이 어렵다는 점도 수비수들이 꼽는 위협 요소다.

번리전 70m 질주골, 푸스카스상 수상으로 이어져

손흥민의 스피드가 집약된 장면은 2019년 12월 번리전에서 나왔다. 당시 손흥민은 자기 진영에서 공을 잡아 약 70m를 질주하며 상대 수비 4명을 차례로 제치고 득점에 성공했다. 이 골로 손흥민은 아시아 선수 최초로 FIFA 푸스카스상을 수상했다.

해당 장면에서 손흥민은 70m 질주 내내 속도가 유지됐으며, 오히려 추격하는 수비수들과의 거리는 점점 벌어졌다. 공을 소유한 상태에서 수비수보다 빠른 속도를 보여준 것이다.

100m 12초, 축구계에선 상위권 기록

축구 선수들의 100m 기록이 공식 측정된 사례는 많지 않다. 국내에서는 축구 전문지 포포투가 K리그 선수들을 대상으로 측정을 진행한 적이 있다. 당시 스피드스터로 이름을 날리던 김인성이 11초 48, 문선민이 12초 66을 기록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경우 전성기 기준 11초 6대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축구에서 100m 기록 자체는 경기력과 직결되지 않는다고 분석한다. 순간 가속력, 방향 전환 능력, 90분간 스프린트를 반복할 수 있는 체력이 실제 경기에서는 더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통산 100골을 돌파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