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코디에 어울리는 모자 7

안녕, 외출할 때 지갑은 깜박해도 모자만큼은 깜박하지 않는 객원 에디터 김고운이다. 여름이 시작됐다. 입하(5월 5일)가 훌쩍 지났고, 지하철엔 벌써 에어컨이 가동되고 있다. 이렇게 날씨가 더워질수록 모자가 중요하다. 왜? 옷차림이 가벼워진 만큼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오늘은 여름에 착용하기 좋은 모자를 준비했다. 여름맞이 쇼핑을 계획하고 있다면 장바구니에 모자를 슬쩍 추가해보자.


[1]
헬로선라이즈
투톤 워시드 로고 캡

Two Tone Washed OG Logo Cap 5만 4,000원

일상을 여행하듯 보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헬로선라이즈는 그걸 가능하도록 도와준다. 로고와 디자인으로. 커다란 로고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수면 위로 떠오른 태양의 미소를 보고 있으면 덩달아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모자의 머리 부분(크라운)과 챙의 색깔이 다르고 빈티지 워싱을 거쳐 자연스럽다. 가볍게 쓰기 좋고 썼을 때 꾸러기 같은 느낌이 난다.

이런 귀여운 스타일이 평소 즐겨 입는 룩과 달라 선뜻 손에 가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모자는 그 아래 착장의 분위기와 다르면 다른대로 독특한 분위기를 낸다. 그래서 모자를 생각하지 않고 그날의 착장을 정한 다음 손에 잡히는 모자를 쓰면 같은 옷이라도 새롭게 연출할 수 있다. 내가 모자를 애정하는 이유다.

이 경쾌한 모자를 클래식한 착장에 착용한 모습을 상상해보자.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착장을 산뜻하게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몇 년 전부터 유행하는 각종 ‘코어’에 모자가 빠지지 않는 이유기도 하겠지.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4eyvt5wv)에서


[2]
디키즈
빅로고 워시드 볼캡

2000년대에 학창 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디키즈에 대한 향수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로고의 크기가 멋의 척도라도 되는 것처럼 손바닥만 한 디키즈 로고가 박힌 티셔츠를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었다. 당시 디키즈 외에도 다양한 브랜드에서 로고 플레이를 선보였는데, 디키즈는 화려한 로고 덕에 그중에서도 눈에 띄었다. 그런 디키즈가 2021년 라이선스가 종료되어 국내에서 철수했다가 올해 3월 무신사에서 다시 국내 유통을 시작했다.

돌아온 디키즈의 상품 구성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는 워크웨어를 중심으로 꾸밈없이 무심하게 붙어있는 로고가 있는 제품을 판매한다. 오늘 소개할 모자, 빅로고 볼캡도 그렇다. 워싱 공정을 거친 울퉁불퉁한 캔버스 재질에서 풍기는 워크웨어 느낌이 과연 디키즈답다. 이마엔 그 시절처럼 커다란 디키즈 로고가 박혀있다. 더 컸어도 좋겠다 싶지만 이 정도도 만족한다. 뒤편은 어떨까? 역시 있다. 그것도 두 개나.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2p94rr8d)에서. 가격은 6만 9,000원.


[3]
테켓
플랜 캡

빈티지 숍에서는 종종 애플이나 말보로처럼 패션 브랜드가 아닌 브랜드의 모자를 볼 수 있다. 직원 유니폼, 혹은 회사 기념품으로 생산한 것들이다. 테켓의 플랜캡은 그런 빈티지 모자를 닮았다. 이유가 뭘까? 나는 뾰족한 명조체 로고에서 이유를 찾았다. 다른 일러스트 없이 명조체로 쓰인 로고 때문에 미국 드라마에서 볼 법한 옛 미국의 회사가 연상된다.

이마에는 로고와 더불어 영어 문장이 적혀있다. 해석하면 ‘테켓은 초보자를 대상으로 새로운 데이터 제품 공개 전시회를 선보였습니다’. 제품의 설명을 제품 자체에 적어둔 이 발상이 재미있다. ‘플랜 캡’이란 제품의 이름도 단박에 이해가 간다. 문장을 읽고 나니 거대한 IT기업의 옛날 모습이 떠오른다. 문득 전시회에서 공개했다는 제품은 어떤 것이었을지 궁금해진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mruswtnd)에서. 가격은 4만 9,000원.


[4]
워스와일무브먼트
하이커 캡

HIKER CAP 6만 2,000원

여름 아이템에 나일론이 빠질 수 없다. 통기성이 좋고 땀 배출에 용이하니까. 워스와일무브먼트의 하이커 캡은 수플랙스 나일론 원단을 사용해 자외선을 차단하고, 발수 기능까지 있어 쾌적하게 착용할 수 있다. ‘Worthwhile Movement’라는 이름처럼 삶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만드는 가치 있는 물건들을 만드는 브랜드다. 코앞으로 다가온 여름, 하이커 캡을 통해 깃드는 쾌적한 기분을 경험해보자.

하이커 캡은 깊이감이 있고, 스토퍼로 간편하게 사이즈를 조절할 수 있어 벗겨질 걱정 없이 착용할 수 있다. 게다가 챙이 넓어 햇빛으로부터 얼굴을 보호할 수 있으니 끈적끈적한 여름철 바깥 활동을 대비해서 하나쯤 장만해두어도 좋겠다. 장비빨은 이런 모자를 두고 하는 말이지 않을까. 워스와일무브먼트 하이커 캡이라면 모자를 쓰고 싶어 집 밖을 나서는 일이 충분히 일어날 테니깐.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mtyeduya)에서. 가격은 6만 2,000원.


[5]
헤리티지플로스
트윌 워시드 캡

헤리티지플로스는 빈티지 스포츠 의류에서 영감을 받아 ‘스포츠 앤 캐주얼’을 컨셉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스포츠와 캐주얼, 이게 볼캡의 핵심 아닐까? 우리가 일반적으로 볼캡이라 부르는 6패널 캡은 1900년도 초에 미국 프로야구리그(MLB)에서 햇빛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면서 자신의 팀을 명시하기 위해 쓰기 시작했다. 이후 힙합 등 다양한 문화 요소와 결합하여 상징적인 캐주얼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다.

헤리티지플로스에서 ‘플로스(floss)’는 누에가 뽑아낸 고치 상태의 실을 의미한다. 그만큼 원단에 신경을 쓴다는 의미다. 좋은 원단은 좋은 실에서 시작하니까. 트윌 워시드 캡 역시 고밀도 트윌 소재로 제작되었다. 이마에는 1930년 독일 타이포 잡지를 참고해 만든 로고와 교황관과 월계수가 조합된 문양이 작게 박혀있다. 유럽 어느 나라의 문양 같아 웅장해진다.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2abjd2rx)에서. 가격은 8만 9,000원.


[6]
데코
콤햇

여름철 공식처럼 여겨지는 조합이 있다. 흰 티에 청바지다. 하지만 막상 내가 입으면 어색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너무 기본에 충실한 나머지 그 이상 진도가 나가지 않은 민망함 같은 것이다. 이럴 때 청바지를 데님 모자로 바꿔 살짝 변주를 줘보자. 공식을 비틀 때 새로운 의미가 도출되기도 하는 법이다.

데코는 일본 데님 생산의 핵심 지역인 오카야마에 기반을 둔 모자 전문 브랜드다. 모자의 패턴부터 생산까지 직접 담당한다. 오늘 소개하는 콤햇은 2003년 데코가 시작할 때부터 판매해 지금까지 그 패턴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는 대표 제품이다. 윗부분이 평평한 다른 버킷햇과는 달리 둥그런 모양새다. 그 덕에 깊게 눌러썼을 때 아름다운 곡선이 머리 위에 그려진다. 데님을 향한 일본의 집착은 유명하다. 원조인 미국에 수출할 정도니까. 데코의 콤햇에서 그 푸르른 열정을 확인해보자.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mryppphn)에서. 가격은 9만 3,000원.


[7]
로이흐트포이어 슈트릭바렌
와파거

작열하는 태양에 털모자라니, 생소한 조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로이흐트포이어라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독일에서 시작한 니트 전문 브랜드 로이흐트포이어는 실부터 봉제까지 모든 공정을 직접 생산한다. 독일의 퓨어 울로 생산하여 뛰어난 보온성은 물론 여름엔 니트 사이사이로 통풍이 되는 사계절 비니라는 것이 특징.

앞에서 말했듯 모자에 따라 같은 옷이라도 분위기가 달라진다. 길이가 짧아 두상에 딱 맞는 형태의 와파거는 스펙트럼이 볼캡보다 크다. 패션 아이템으로 더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색깔까지 다양하다. 기본적인 블랙, 네이비부터 쨍한 노란색 비니까지 구매할 수 있으니 아무리 여름이라도 구매할 이유는 충분하다. 그럼에도 누군가 비니를 쓰고 있는 당신에게 더워 보인다고 고민한다면 이렇게 말해주자. 여름이 더운 것은 비니 때문이 아니라고. 구매는 여기(https://tinyurl.com/43zfpkzv)에서. 가격은 9,000원.

모자 세탁 시 주의할 점!

여름철 모자 관리는 중요하다. 땀을 한껏 머금은 상태로 관리가 되지 않으면 냄새뿐만 아니라 피부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먼저 모자를 세탁할 때에는 절대 세탁기에 돌리지 않도록 주의하자. 버클 같은 모자의 부자재가 다른 옷을 손상시킬 수도 있고 모자의 모양이 흐트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번 망가진 모양은 다시 되돌리기 몹시 어렵다. 대신 샴푸를 푼 따뜻한 물에 10분 동안 불리고 칫솔로 오염을 닦은 후 깨끗한 물로 헹구면 빨래 끝. 모자는 머리카락과 직접 닿기 때문에 샴푸를 사용하는 편이 효과적이라고 하니 참고하자. 건조 역시 같은 이유로 건조기를 사용하면 안 된다. 대신에 마른 수건을 모자에 넣어 모양을 잡은 채로 자연 건조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