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김용원 인권위 그만”···‘인권의 날’ 전직 위원장·퇴직자들 한목소리

우혜림 기자 2025. 12. 10.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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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환·최영애·송두환 전직 국가인권위원장(왼쪽부터)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인권위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세계인권의 날’인 10일 국가인권위원회 전직 위원장들이 인권위 전면개혁과 안창호 위원장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직 위원장들이 모여 현직 위원장 사퇴를 요구한 건 2001년 인권위 출범 이래 처음이다.

직전 인권위원장이었던 송두환 전 위원장과 최영애 전 위원장, 안경환 전 위원장과 전임 인권위원, 사무총장 등 36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들의 마지막 피난처였던 인권위가 국가기관으로서의 기본 역할마저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며 “인권위법의 전면 개정을 통한 전면적 개혁 작업과 함께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한 책임을 물어 안창호 위원장 및 인권위원들의 즉각 사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류의 가장 아름다운 약속,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된 지 77주년이 되는 역사적인 날에 국가인권위원회의 참담한 현실을 고하고, 바로잡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지금 인권위는 방향 잃은 난파선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 “인권위가 계엄 선포로 인해 훼손된 국민의 인권은 외면한 채 불법 행위에 가담한 이들을 옹호하는 반인권적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며 “최근 몇 년간 기본적인 국가기관으로서의 역할 마저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9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안창호 위원장을 임명한 이후 인권위에서는 끊임없이 논란이 나오고 있다. 안 위원장은 역시나 윤 전 대통령이 임명한 김용원 상임위원과 함께 소수자를 차별하고 권력을 옹호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김 위원은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사건 수사외압 문제를 제기한 박정훈 대령에 대한 긴급구제 신청 등을 기각했고,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복직을 거부당한 고 변희수 하사를 기리는 재단 설립 허가를 지연시켰다는 지적을 받는다. 지난 2월엔 김 위원이 주도하고 안 위원장이 진행해 ‘윤석열 방어권 보장’ 안건을 의결하기도 했다.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왼쪽에서 두번째)이 지난달 5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거부하자 위원장 명령으로 퇴장하고 있다. 오른쪽은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박민규 선임기자

송두환 전 위원장은 “이러한 사태에 인권위의 직원들은 매일같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과장급 중견직원부터 20대 젊은 직원들까지 마침내 실명으로 인권위 게시판에 안창호 위원장 사퇴 요구 글을 쓰며 절절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안경환·최영애·송두환 전직 국가인권위장과 인귄위원 및 사무총장이 10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인권위 정상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안경환 전 위원장은 “‘정치도구’로 전락한 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법 개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인권위원회법상 위원장과 인권위원의 최종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다. 인권위원 11명 중 일부는 국회가 추천할 수 있지만 대통령의 재가 없이 임명될 수 없어 정부에 우호적인 인사가 위원장이나 일부 위원으로 배치될 경우 인권위가 정부 입맛에 따라 움직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2021년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은 인권위에 ‘단일독립선출위원회’를 설치하도록 법 개정을 권고했다.

인권위법 개정안은 22대 국회에 여러 개 발의됐으나 모두 계류 중이다. 개정안엔 위원장·상임위원에 대한 탄핵소추 규정 신설, 독립적 위원 후보추천위 신설, 위원장 임명 국회 동의 절차 도입, 인권위법 전면 개혁 개정안 등 내용이 담겼다.

이날 인권위 퇴직자들도 안 위원장과 김 위원의 사퇴를 요구했다. ‘인권위 정상화를 바라는 퇴직공무원’ 11명은 성명을 통해 “김 의원은 진정인과 피해자 중심의 국가인권위원회 소위원회 의결절차를 훼손시키면서 인권위 사무처를 무시하고 직원들을 모욕하는 발언을 서슴지 않는다”며 “안 위원장도 성소수자 차별 시정 안건 상정을 막는 등 인권위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망가뜨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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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혜림 기자 sa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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