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만 바꾸면 걸작이 될 거라 믿는 '김열' 감독(송강호)이 검열,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현장에서 촬영을 밀어붙이는 이야기를 유쾌하게 그리는 영화 <거미집>의 제작 비하인드를 살펴보겠습니다.

<거미집>은 재촬영을 하려는 '김열' 감독의 영화 현장과 그가 찍는 영화 속 영화 '거미집'으로 스토리가 이중 전개되는데요.
현실과 이상이 충돌하는 영화 촬영장은 컬러로, 치정과 멜로와 호러, 재난물에 괴기물까지 오가는 영화 속 영화는 흑백의 화면이죠.

김지운 감독과 <달콤한 인생>(2005년), <라스트 스탠드>(2013년), <밀정>(2016년)을 함께 했고 <헤어질 결심>(2022년)을 촬영한 김지용 촬영감독은 컬러로 찍어 흑백으로 컨버팅 하는 것이 아니라, 촬영부터 흑백영화의 기술을 고스란히 옮겨오길 원해서 조명을 포함한 모든 것을 달리했죠.

김지용 촬영감독은 "후반 작업에서 단순히 컬러를 흑백으로 변환하는 방법으로는 원하는 느낌의 결과물이 나올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기에 각각 완전히 다른 방식의 조명이 필요했다"라면서, "명도의 차이만으로 화면의 깊이감을 만들어 내야 하는 흑백 촬영에는 당시에 실제로 쓰이던 텅스텐 조명을 주로 사용하여 대상의 윤곽과 그림자가 도드라지는 화면을 만들었고, 그와 상반되게 컬러 장면들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조명을 사용해서 70년대풍의 화려한 세트의 컬러가 배경의 깊이감을 만들었다"라고 밝혔습니다.

흑백 장면들이 표현적이고 과장된 느낌의 다소 엄격하게 짜인 구도에 중점을 두었다면, 컬러 장면들은 배우들의 동선을 최대한 자유롭게 둬서 훌륭한 앙상블의 순간을 포착하는 데에 중점을 뒀다. 모두 다시 모여서 딱 이틀만 더 찍고 싶을 만큼 즐거운 촬영 현장이었다." - 김지용 촬영감독

<거미집>을 이끌어 가는 메인 드라마와 영화 속 영화 '거미집'의 스토리가 흥미로우면서도 유기적으로 보이는 것은 <밀정>, <옥자>(2017년), <1987>(2017년), <기생충>(2019년) 등의 작품을 작업한 베테랑 편집가 양진모 편집감독 덕분이었죠.
<기생충>으로 미국 편집 기사 협회가 주는 에디 어워드를 받기도 한 양진모 편집감독은 각각 다른 장르의 느낌을 선사하는 두 개의 이야기가 조화롭게 결합하면서도 영화적인 재미를 주는 것에 집중하며 편집 작업을 이어 나갔다고 밝혔습니다.

양진모 편집감독은 "편집하면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느끼며 작업하는 흔치 않은 경험이었다. 영화들의 극장 개봉이 불투명하던 코로나 시기에 <거미집>을 편집하면서 나에게 영화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영화를 편집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특권이었는지, 다시금 깨닫게 됐다"라고 전했습니다.

감독과 배우의 가장 이상적인 앙상블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영화를 편집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특권인지 알게 해준 단비 같은 작품이다." - 양진모 편집감독

<택시운전사>(2017년), <악인전>(2019년) 등을 작업한 정이진 미술감독은 1970년대 영화 촬영 현장을 생동감 있게 살려내 보는 재미를 더했는데요. 정이진 미술감독은 과감하고 자유분방했던 1970년대의 촬영장 느낌을 고스란히 전하기 위해 강렬한 색채를 사용하며 요즘 세대들에게 신선함과 흥미를 줄 수 있는 새로운 비주얼을 완성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 촬영 현장이 하나의 캐릭터처럼 보였으면 했다"라고 전한 정이진 감독은 <거미집> 제목에서 영감을 받아 '거미'를 세트장 곳곳에 콘셉트로 풀어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죠.
나선형 계단을 포함해 '거미집'처럼 얽힌 상징들로 다채롭게 꾸며진 '신성필림'의 공간은 관객들에게 찾아보는 재미까지 선사합니다.
- 감독
- 김지운
- 출연
-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크리스탈, 장영남, 박정수, 차서현
- 평점
- 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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