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 치자 관광객 지갑은 어디로… 노형 대형쇼핑몰 소비 늘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거세지면 관광객의 발길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감소한 만큼 소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호우가 발생한 날 자연레저형의 관광 소비는 17.1% 감소했습니다.
방문객 감소 폭보다 소비 감소 폭이 작았던 배경에는 남아 있는 관광객의 씀씀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노형 관광소비 사실상 제자리… 대형쇼핑몰 호우 +5.2%p·강풍 +4.1%p 기여
강풍엔 원도심 상권 11.9%↓… 한곳에서 먹고 사고 머무는 ‘체류형’ 상대적으로 강해

비가 쏟아지고 바람이 거세지면 관광객의 발길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감소한 만큼 소비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야외 관광지에서는 방문객 감소가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고, 음식점과 상점을 걸어서 오가는 원도심도 강풍이 불면 소비가 크게 줄었습니다.
호텔과 대형쇼핑몰처럼 한곳에서 숙박과 식음, 쇼핑을 이어갈 수 있는 지역은 감소 폭이 작았습니다.
특히 노형동은 호우에도 관광 소비가 거의 줄지 않았습니다. 대형쇼핑몰 업종의 소비는 호우와 강풍 때 오히려 늘었습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김의정 조사역이 오늘(21일) 발표한 ‘호우·강풍이 제주 관광 소비에 미치는 영향’ 연구 결과 이같이 나타났습니다. 연구진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제주 41개 읍면동의 일별 카드 소비와 이동통신 방문자, 내비게이션 검색, 기상자료를 결합해 분석했습니다.
코로나19 영향을 받은 2020~2021년은 제외했습니다. 읍면동별 강수량과 최대순간풍속 분포에서 상위 3%에 해당하는 날을 극한 기상일로 설정했습니다.
■ 같은 호우에도 남원 -38.2%·노형은 사실상 ‘0’
연구진은 관광자원 구성에 따라 제주지역을 자연관광형과 자연레저형, 실내유동형, 실내체류형으로 나눴습니다.
골프장과 관광유원시설 등의 비중이 큰 애월읍·성산읍·조천읍·중문동 등이 자연레저형에 포함됐습니다. 용담2동·중앙동·일도1동·이도1동 등 외식과 소규모 쇼핑 중심 지역은 실내유동형, 연동·노형동·안덕면·예래동 등 호텔과 대형쇼핑시설 비중이 높은 곳은 실내체류형으로 분류됐습니다.
호우가 발생한 날 자연레저형의 관광 소비는 17.1% 감소했습니다. 자연관광형은 13.2%, 실내유동형은 10.3% 줄었습니다.
실내체류형은 5.9% 감소했습니다. 자연레저형과 비교하면 감소 폭이 3분의 1 수준입니다.
읍면동별 차이는 더 컸습니다. 남원읍은 38.2% 감소했고 한경면 -29.9%, 표선면 -20.3%, 한림읍 -19.0%, 대정읍 -18.7%, 조천읍 -18.6%로 나타났습니다.
노형동은 사실상 변동이 없었고 삼도2동은 1.6% 증가했습니다.

■ 강풍 불자 원도심도 두 자릿수 감소
강풍에서는 도보 이동이 많은 상권의 취약성이 두드러졌습니다.
자연레저형의 관광 소비는 12.5% 감소했고 실내유동형도 11.9% 줄었습니다. 자연관광형의 감소율 9.4%보다 컸습니다.
음식점과 상점이 실내에 있어도 관광객이 거리 곳곳을 이동해야 하는 상권은 강풍의 영향을 크게 받았습니다.
이도1동은 16.2%, 용담2동은 15.7%, 일도1동은 11.7%, 중앙동은 11.6% 감소했습니다.
실내체류형의 감소 폭은 5.8%였습니다.
호텔·면세점·대형쇼핑몰 등 체류형 업종 비중과 강풍 취약성 사이에서는 -0.55의 상관관계가 나타났습니다. 체류형 시설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강풍에 따른 소비 감소가 작은 경향이 확인됐습니다.
■ 관광객 줄었는데 남은 사람은 더 써
방문객 수까지 함께 보면 관광 소비가 줄어드는 과정도 지역마다 달랐습니다.
호우 때 자연관광형과 자연레저형의 방문객은 각각 20.6% 감소했습니다. 같은 날 관광 소비는 각각 13.2%, 17.1% 줄었습니다.
방문객 감소 폭보다 소비 감소 폭이 작았던 배경에는 남아 있는 관광객의 씀씀이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1인당 소비가 자연관광형에서 7.4%, 자연레저형에서 3.4% 증가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실내체류형도 호우 때 방문객은 7.7% 줄었지만 1인당 소비는 1.8% 늘었습니다.
강풍 때도 1인당 소비는 자연관광형 7.6%, 자연레저형 3.6%, 실내체류형 2.0% 증가했습니다.
실내유동형에서는 반대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1인당 소비가 호우 때 1.0%, 강풍 때 1.8% 줄었습니다. 네 유형 가운데 방문객 감소와 1인당 소비 감소가 함께 나타난 유형입니다.
연구진은 카드 소비와 이동통신 자료에서 관광객을 구분하는 기준에 차이가 있어 1인당 소비 수치는 절대적인 규모보다 유형별 반응 차이를 중심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 노형 대형쇼핑몰은 비바람에 소비 늘어
업종별로 들여다보면 관광객의 지출이 어디에서 줄고 늘었는지가 더 구체적으로 나타납니다.
자연관광형인 대정읍에서는 호우 때 일반외식업이 전체 관광 소비 증감에 -11.6%포인트(p), 기타관광쇼핑이 -4.7%p 기여했습니다.
자연레저형 남원읍에서는 골프장이 -11.4%p, 호텔이 -8.5%p였습니다. 강풍 때 이도1동에서는 기타관광쇼핑이 –13.1%p를 기록했습니다.
노형동에서는 대형쇼핑몰 업종의 소비가 증가했습니다.
전체 관광 소비 변화에 대한 대형쇼핑몰의 기여도는 호우 때 +5.2%p, 강풍 때 +4.1%p였습니다. 대형 실내시설에서 늘어난 소비가 다른 업종의 감소를 일부 보완한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노형동은 대형 쇼핑·유통시설과 복합리조트 등이 자리해 숙박과 식음, 쇼핑을 한 공간에서 이어갈 수 있는 지역입니다. 외부 이동을 줄이면서도 소비를 이어갈 수 있는 공간 구조가 실내체류형의 상대적으로 낮은 감소 폭과 연결되는 대목입니다.

■ 비 오는 제주, 관광객의 ‘다음 동선’까지 준비해야
연구진은 관광자원 구성에 따라 기상 대응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야외 관광지역에는 우천 특화 상품을 개발하고 주변 실내 소비처와 연계하는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도보 이동 의존도가 높은 상권에는 방풍·차양시설과 관광 셔틀을 보강하고 온라인 주문·픽업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포함됐습니다.
호우와 강풍이 예보되면 가까운 실내시설과 대체 관광지를 안내할 수 있도록 지역별 기후 취약성 정보를 축적하고 관광 앱과 안내센터, SNS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제공할 필요성도 제기했습니다.
이번 분석은 내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했습니다.
카드 소비는 신한카드 이용 실적을 전체 카드 소비액으로 추정한 자료로 현금과 간편결제, 지역상품권 등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연구진은 절대적인 소비 규모보다 지역과 시점에 따른 상대적인 변화와 증감률을 파악하는 데 적합하다고 설명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Copyright © JI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