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의 우주
인류는 대폭발의 아득히 먼 후손이다. 현재의 우리는 지구의 80억 인구 중 한 명일 뿐이고, 지구는 수많은 별이 부유하는 은하계의 행성 중 단 하나다. 또 그런 은하계가 가늠할 수도 없을 만큼 무수히 존재하는 시공간을 ‘우주’라고 부른다. 과학자 칼 세이건은 인류를 영원 무한의 시공간에 파묻힌 하나의 점으로 본다. 그러니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인간사는 지극히 하찮은 일이다. 승리의 기쁨도, 실책의 분노도 멀리서 바라보면 그저 지나가는 작은 점에 그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면서도 그토록 작은 일에 우리가 울고 웃는 이유는, 80억 인구에 모두 하나씩의 우주가 주어졌기 때문이 아닐까. 과학자들은 인간이 스스로 우주 속의 특별한 존재라고 여기는 걸 착각이라고 하지만, 분명한 건 이 작은 지구에도 많게는 100년씩 흐르는 우주가 80억 개 이상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시공간을 넓히는 건 각자의 손에 달렸기에, 김주원이 NC에 남아 있을 때 만날 수 있어 다시 한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무한대로 자신의 야망을 키우고 있는 소년이기에.
Photographer Mino Hwang Editor Seohyeon Kim Location Changwon NC Park

관중석에도 올라가서 화보 촬영을 했는데, 실제로 객석에서 야구를 본 적도 있어요? (8월 20일 인터뷰)
창원에서는 없고, 어렸을 때 잠실야구장이나 고등학생 시절에 KT위즈파크에는 몇 번 가 봤어요.
오늘은 면도를 안 했나 봐요.
한 지 조금 됐어요. 사흘 전에 했는데, 티가 나요? (지난번에 SSG 랜더스 조형우는 표지 모델 촬영인 걸 잊어버리지 않았다면 면도도 하고 미용실에도 다녀왔을 거라고 했거든요.) 그래요? 그래도 전 드라이는 했습니다.
촬영할 때 보니까 이젠 완전 모델 포스던데요?
…(정적) 제가 이런 걸 잘 못 받아쳐요. 형우한테는 어떻게 하셨어요?
#내 친구의 비즈니스
176호(25년 12월 호)에 출연한 김휘집의 골반 통신 영상에 상당히 빠르게 ‘좋아요’를 누른 걸로 기억하는데, 어떻게 봤어요?
마침 핸드폰을 하고 있기도 했고, 알고리즘이 띄워 줘서 보게 됐어요. 휘집이가 골반 흔드는 게 충격적이어서 ‘좋아요’를 참을 수 없었습니다.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이안 골반 춤 챌린지에도 ‘좋아요’를 눌렀더라고요. 어떤 게 더 인상에 남았어요?
이안의 골반 춤 챌린지가 뭐예요? 골반 통신이 너무 신선… 아니, 충격적이어서 그것밖에 생각이 안 나요. (이후에 김휘집에게 연락도 했어요?) 했던 것 같아요. 아니면 다음 날 얼굴 보고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을 거예요. 그냥 하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K-베이스볼 시리즈 평가전으로 대표팀에 소집된 시기에 공개했는데, 팀에서 혼자였던 터라 ‘주원이 친구 없어서 SNS만 하는 게 아닐까’하는 팬들의 반응도 있었어요.
아~ 그때군요. 그럼, 저 혼자 대표팀에 있느라 심심해서 핸드폰만 하다가 그 영상을 발견했던 게 맞을 거예요.
인터뷰일 기준으로 100경기 넘게 치렀는데, 지금 컨디션은 어때요?
워낙 많은 경기를 치르다 보니까 체력이 떨어진 것도 있는데, 몸 상태는 날마다 다르다고 느끼고요. 최대한 매 경기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이어서 올해도 거의 전 경기에 출장 중인데,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 대책도 생겼을까요?
여름이 되면 어떻게 해야겠다고 생각한 건 있는데, 올해는 워낙 더워서요. 뭘 해도 이 날씨를 이겨 내긴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얼음주머니도 만들어서 머리 위에 올리고, 운동이 끝나면 냉탕에도 들어가는데 그래도 똑같이 덥더라고요. (냉탕에 갑자기 들어가면 온몸에 소름이 돋지 않아요?) 들어가기 전까지는 하기 싫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계속하다 보니까 이제는 아무렇지 않아요.
폭염으로 경기가 취소된 기간엔 어떻게 지냈어요?
정말 적절한 타이밍에 꿀 같은 휴식이 주어져서 좋았어요. 감독님이랑 코치님들이 운동량도 조절해 주셔서 최대한 체력을 보충하려고 했고요. 다시 경기할 때를 대비해 준비했습니다.
취소 직전 경기에서는 꽤 지친 듯하더라고요.
그때 엄청 더웠잖아요. 폭염 중대경보도 뜰 정도였으니까, 경기를 치르기엔 너무 힘들긴 했어요.
휴식기에 가족들과 빙수를 먹으러 갔다는 목격담을 봤어요.
여름에 빙수 먹는 걸 좋아하는데, 마침 부모님께서 맛있는 곳을 찾았다고 하셔서 같이 다녀왔습니다. 가게 이름은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석전 메트로 쪽에 있는 데였어요. 팬분들도 두 분 정도 마주쳤고요.
작년부터 거의 매 경기 출장 중이다 보니, 6월 말에는 관리 차원에서 지명타자로 출장했잖아요. 더그아웃에서 동료들의 수비를 지켜보는 건 어땠어요?
항상 수비를 나갔다 보니까 뭔가 계속 바쁘게 움직이는 게 당연한데 그날은 너무 여유롭고, 정적인 느낌이 어색하긴 했어요. 수비가 하고 싶긴 했는데, 그래도 어차피 다음 경기에서 할 거니까요. 쉬는 동안 체력 보충부터 잘 하고 타석에 더 집중하자 싶었죠.
수비 범위가 넓은 유격수와 리드오프를 동시에 소화한다는 게 체력적으로 부담이진 않나요?
오히려 타석에 자주 나갈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공수 계속 바쁘게 움직이느라 정신이 없어서 경기에도 더 집중할 수 있더라고요.

#김주원, 투
첫 20홈런, 20도루 기록에도 인터뷰일 기준으로 홈런 5개가 남았는데, 숫자가 의식이 되기도 해요?
전광판을 잘 안 보는 스타일인데, 20-20만큼은 이루면 정말 좋겠다는 마음은 갖고 있어요. 막 의식한다기보다는 ‘20개까지 홈런 몇 개 남았구나~’ 하고 생각하는 정도예요.
올스타전 홈런더비에서 두 개를 기록한 후에 앞으론 홈런 스윙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잖아요. 후반기에 나온 홈런은 의식하지 않은 상태로 만들어 냈나요?
스윙은 상황에 맞춰서 하려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홈런을 노려 볼 만하다’라고 생각하고 들어간 타석은 있어요. KT전(8월 13일)에서는 동점인 데다, 주자가 없고 부담 없이 과감하게 스윙할 수 있는 상황이어서 노림수를 두고 쳤어요.
그날은 좌타석, 다음날인 8월 14일 사직 롯데전에서는 우타석에서 홈런을 쳤잖아요. 좌우 타격감은 서로 비슷하게 움직이나요?
완전 달라요. 제가 양손 타자긴 하지만, 좌타와 우타일 때 저는 아예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타격 컨디션도 따로따로예요. 한쪽이 엄청 좋을 때 반대 손 타격감이 나쁠 때도 있고, 서로 비슷할 때도 있고요. 지금은 좌타석에서의 감각이 조금 더 좋은 상황입니다.
좌타석에 설 때 감이 더 좋으면, 왼손 투수를 상대할 때도 좌타석에 서면 되는 게 아닐까 싶은데 어떤 차이가 있어요?
그렇… 그렇긴 한데, 이론상 그게 맞긴 한데요. 투수가 던지는 공의 각도랑 궤적이 좌우 타석에서 다르게 보여서요. 반대 타석에서 치는 게 쉽진 않더라고요. 어느 한쪽의 타격감이 흔들리더라도 양손 타격은 계속 유지할 계획입니다.
올해부터는 새끼손가락과 약지를 한 곳에, 나머지 손가락을 하나씩 넣는 2-1-1 글러브로 바꿨다고 들었어요.
지금까지는 손가락을 각각 따로 넣는 1-1-1-1 글러브를 썼는데요. 작년에 스스로 납득이 안 되는 실책을 많이 해서 어떤 걸 보완해야 할까 생각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근데 최근에 2-1-1 글러브가 유행이기도 하고, 또 그게 공을 잡는 게 확실하게 잘 된다는 얘기가 있더라고요. ‘실책도 많이 했겠다, 도전 한번 해 보자’ 싶어서 바꾸게 됐죠. 실제로 써 보니까 의외로 이질감이나 불편함도 없고, 오히려 안정감 있고 좋아서 계속 같은 모델을 쓸 듯해요.

#용기 내 볼래요♬
SSG 박성한이 김주원에게 연락해서 질문하고 싶은데 시즌 중이라 조심스럽다고 언급한 걸 본 적이 있어요?
알고 있습니다. 근데 저는 시즌 중에 연락하시더라도 부담스럽지 않고 괜찮아요.
안중열과 셋이 식사하는 목격담이 올라왔는데,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궁금해요.
크게 깊은 얘기는 아니었어요. 성한이 형이 경기도 많이 뛰고 1번 타자로 자주 나오는데 안 힘드냐고, 부상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물어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경기 끝나고 조금이라도 폼롤러를 하고 집에 간다는 식으로 얘기했죠. 성한이 형도 전에 중열이 형인가? 누군가를 통해 제 얘길 듣고 실제로 경기 후에 폼롤러를 해 봤는데 확실히 좋았다고 하셨고요.
안중열의 소개로 처음 친해진 거예요?
대표팀에도 함께 갔었으니까 어느 정도 친분은 있었는데, 중열이 형을 통해서 밥도 먹고 하면서 더 가까워졌어요. (연락처도 있어요?) 연락처는 있죠. 대표팀에 같이 다녀왔으니까 번호는 있어요.
인천에 경기하러 가면 먼저 연락할 수 있어요?
헛… 제가 용기 내야죠. 저도 형이랑 친해지고 싶어서요. 성한이 형이 워낙 좋은 형이어서, 경기할 때도 마주치면 말을 자주 걸어 주거든요. 더 가까워지고 싶으니까 제가 먼저 연락해야죠.

#날아라 슈퍼 감자
공·수·주 모두 뛰어나니 어떤 걸 잘할 때 가장 신나는지 궁금해요.
각각 다 다른 매력이 있죠. 그중에서도 손에 꼽게 쾌감을 느낀 건 그래도 수비를 잘할 때고요. (2023년 플레이오프에서 보여 준 다이빙 캐치처럼요?) 그쵸. 그때가 야구하면서 가장 큰 짜릿함을 느낀 순간이었어요.
지금으로서는 시즌 전 목표했던 것에 어느 정도 다다랐다고 느끼는지도 궁금해요.
아직 부족합니다. 그리고 원래 목표를 이루기 전에 먼저 얘기하면 안 된대요. 말하는 순간 사람은 그걸 이뤘다고 착각해서, 다 끝난 후에 얘기하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웬만해선 잘 꺼내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도 대략 공개하자면 시즌 초중반까지는 목표를 향해 잘 달려가고 있었는데, 최근 들어 페이스가 좀 떨어진 듯해서요. 더 분발해야 합니다.
목표는 현실적으로 세우는 편이에요?
현실에서 가능한 선에서 조금은 더 이상적인 수치를 정하는 편이에요.
지난 180호(26년 4월 호)에 출연한 롯데 손성빈이 대표적인 감자 상으로 조형우와 김주원 등을 꼽더니 무슨 뜻인지 이해가 안 된대요.
제일 감자같이 생긴 애가 그렇게 얘기하니까 어이없긴 하네요.
감자같이 생긴 건 어떤 느낌이라고 생각해요?
피부가 까무잡잡하고 세게 생기지 않은 얼굴을 보고 감자 상이라고 불러 주시는 거 아닐까요? (손성빈이 언급한 감자 상 라인업은 이해가 돼요?)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어렸을 때는 친구끼리 인상이 비슷하다는 걸 의식해 본 적이 없는데, 팬분들이 그렇게 불러 주시니까 조금씩 느끼고 있어요.
엔튜브에서 우산 논쟁 반대파에게 가짜 사랑이라고 했잖아요. 그날 반응을 보고 누나를 소개해 줄 수 있는 동료가 있을까요?
없습니다. 동료들의 너무 많은 걸 알고 있어서 그런지 소개해 줄 만한 사람은 없어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뭔데요?) 일단 착해야 하는데… (착한 사람이 없어요?) 그건 아니죠. 음, 생각해 본 적이 없어서 한번 고민해 봐야 할 것 같아요.

#쭈달의 행북이
휴대폰에 행운 거북이를 붙인 것처럼 행운을 위해 노력하는 게 더 있는지도 궁금해요.
저도 다른 선수들이랑 비슷하게 쓰레기가 보이면 주워서 버리려고 하고요. 뭔가 떨어져 있는 게 있으면 제자리에 올려놔요. 그렇게 해서 행운의 안타가 나온 날이 자주 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운은 쌓이는 거 아닐까요?
로커에 행운 아이템을 여러 개 갖다 뒀더라고요. 실제로 효과를 본 게 있다면요?
우선 네잎클로버 책갈피 있잖아요. 그건 필수적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것 같아요. 제가 직접 산 건 아니고 팬분들이 주신 건데 잘 챙겨 다니고 있어요. 그리고 네잎클로버가 금으로 된 키링도 있더라고요. 그것도 팬분께서 주셨는데 진짜 금일지는 모르겠지만, 그걸 가방에 찬 날 경기가 잘 풀렸어요.
행운 거북이 중에서도 소원 성취 거북이를 달았는데, 이루고 싶은 건 뭐였어요?
여러 개 있는데, 올해 부상 없이 시즌을 마치는 것과 제가 목표했던 걸 이루는 것 등 몇 가지가 있습니다.
지난 생일에 외야 관중석에 유니폼 세탁소가 만들어진 건 봤어요?
봤습니다. 제 유니폼으로 세탁소를 해 주시는 게 처음인 것 같은데, ‘나도 이런 걸 볼 날이 왔구나, 많이 성장했다’ 싶어서 감사한 마음도 들고 신기했어요. (생일은 어떻게 보냈어요?) 그날도 경기가 있었으니까 특별한 건 없었어요. 열심히 야구했죠.
어렸을 때 아기 스포츠단을 했다고요. 나중에 아이가 생긴다면 시켜 보고 싶은 운동도 있어요?
시켜 보고 싶은 건 딱히 없는데, 아이가 원하는 게 있다면 다 시켜 주고 싶어요. 저는 해 보고 싶은 건 다 했어요. 수영이나 방과후 교실에서 축구도 짧게 했고요. 스키랑 보드도 타 봤고, 태권도까지 한 다음에 야구를 시작했거든요.

지난 인터뷰에서 김휘집은 가을야구를 보며 NC가 이긴 세계를 상상했대요. 엔시극장에선 평행 세계에 관심이 있어 보이던데, 둘이 그런 얘기도 나눴어요?
가끔가다 상상하긴 하는데, 휘집이처럼 그렇게는 안 해요. 둘이서도 그런 대화를 하는 편은 아니에요. “너는 그렇구나” 하고 넘깁니다. (웃음)
이젠 김주원을 롤 모델로 꼽는 후배들도 많아졌는데, 이런 점이 어떻게 다가오는지도 궁금해요.
약간 부끄럽기도 하고, 제가 그 정도의 선수라기엔 부족한 것 같은데 그렇게 얘기해 주니 고맙죠. 어렸을 땐 제가 누군가를 롤 모델로 삼고 야구했던 적이 있는데, 이젠 누군가의 롤 모델이 된다고 생각하니까 신기해요.
이번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도 팀에서 혼자 나가게 됐잖아요. 이번 대표팀에서는 누구와 같이 다녀야겠다 싶은 계획이 있어요?
고민 중이에요. 일단 형우랑 (조)병현이나 (김)건희? 건희도 키움에서 혼자 오니까요. 근데 건희는 완전 인싸여서 혼자서도 잘 다닐 것 같아요. 우선 가서 봐야죠. 근데 다행인 건 소형준(KT 위즈) 형도 같이 간다는 거예요. 제 고등학교 선배거든요.
이번 시즌도 끝을 향해 가고 있는데, 마지막까지 어떤 모습을 보이고 싶은지 각오 한마디 부탁해요.
일단 팬분들께서 항상 야구장에 자주 찾아와 주시니 그에 보답하기 위해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선수로 남고 싶고요. 중요할 때나 필요할 때 믿고 기대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김주원을 아껴 주는 팬들에게 감사 인사 전하며 인터뷰 마칠게요!
이제 시즌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마지막까지 경기장에 많이 찾아와 주셔서 응원해 주시면 좋겠고요. 저 역시 매 순간 매 경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기사는 더그아웃 매거진 2026년 186호 (10월 호)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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