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뱅 스테이블코인戰]① 카카오뱅크 '그룹 연합' 결정타, 플랫폼 결제

/사진 제공=카카오뱅크

인터넷전문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지목, 대응 전략을 구체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지털 자산 기반 결제와 송금 구조가 금융 시스템 전반을 바꿀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면서다. 인터넷은행 업계 선두를 달리는 카카오뱅크는 카카오, 카카오페이 등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내고 플랫폼 기반의 금융 생태계 안에서 스테이블코인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카카오와 카카오페이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대응 전략을 논의하는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은행과 결제, 플랫폼을 연결한 구조 안에서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금융 인프라로 활용할 수 있을지 준비하는 단계다. 카카오뱅크가 주목한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상품이 아니라 결제와 송금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기술이라는 점이다.

모바일 금융이 고객과의 접근 방식을 바꿨다면 스테이블코인은 화폐 이동 방식과 결제·정산 구조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이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 규모도 이런 판단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용자 수도 약 1000만명에 이르며 대중화 단계에 들어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권에서는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등장할 경우 해외송금과 결제, 가상자산 거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전략의 핵심은 그룹 플랫폼 생태계다. 카카오 플랫폼과 카카오페이 결제 인프라, 카카오뱅크 금융 시스템을 결합해 스테이블코인 기반 디지털 금융 구조를 구축하는 방식이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구조가 현실화되면 계좌 기반 금융과 플랫폼 결제가 결합된 새로운 모델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제도 환경을 고려한 준비 작업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관련 법·제도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카카오뱅크도 구체적인 사업 모델 공개보다 제도 변화 대응 준비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스테이블코인 관련 거래·보유금액 /자료=한국은행

카카오뱅크는 발행 가능성뿐 아니라 해외송금, 결제 활용 모델, 리스크 관리 체계를 함께 검토하고 있다. 기술 연구와 사업 시나리오 분석을 병행하며 제도 정비 이후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단계다. 발행을 위한 실제 준비 작업도 진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6월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상표권을 출원했다. 제도화 이전 단계에서 다양한 사업 시나리오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특히 기술 경험도 축적해 왔다. 카카오뱅크는 2021년 한국은행이 진행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1·2단계에 파트너로 참여해 화폐 유통 과정에서 필요한 기능을 검증했다. 2023년에는 토큰증권(ST) 협의체에 참여하며 블록체인 기반 금융 서비스 활용 가능성도 살펴봤다.

가상자산 금융 인프라 운영 경험도 있다.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원에 실명확인 입출금 계정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활용해 고객확인(KYC)과 자금세탁방지(AML) 거래 모니터링 등 관련 관리 경험을 축적했다.

카카오뱅크는 스테이블코인을 단순 가상자산 서비스가 아니라 금융 인프라 발전 과정으로 보고 있는 것을 강조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법·제도 정비 흐름에 맞춰 단계적으로 사업에 참여하되 보안과 자금세탁방지, 이용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을 것"이라며 "제도적 기반이 갖춰지는 대로 그간 축적한 금융 혁신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가장 안전하고 빠르게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를 열겠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가상자산 리스크 관리 체계도 강화했다. 카카오뱅크는 업계 최초로 가상자산 사업자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정기 협의체를 운영하고 금융정보분석원(FIU) 협의체 활동에도 참여했다. 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작년 열린 자금세탁방지의 날 행사에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홍준 기자

Copyright © 블로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