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동반 강세…美침체우려 불식에 中추가부양책 예고가 견인
달러 강세·금값 소폭 약세·철광석값 상승 지속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고용지표 발표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가 줄어든 데다 중국의 추가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7일(현지시간) 아시아 주요 주가지수가 동반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 상승 기조도 아시아 증시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시장은 국경절 연휴 이후 문을 열 중국 증시 흐름을 주시하고 있다.
닛케이 1.8% 상승…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강세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일본 주요 주가지수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전장 대비 697.12(+1.80%) 오른 39,332.74에 거래를 마쳤다.
국내 코스피(+1.58%)와 대만 자취안 지수(+1.79%)도 올랐다.
한국시간 오후 4시 23분 기준 홍콩 항셍지수는 1.17%,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1.70% 오른 상태다. H지수는 2022년 2월 이후 2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며, 이날 장중 8,372.97을 터치하기도 했다.
국내 SK하이닉스(+6.20%)·삼성전자(+0.66%)·한미반도체(+3.17%)를 비롯해 일본 도쿄일렉트론(+1.16%)·어드반테스트(+3.11%), 대만 TSMC(+2.87%) 등 각국 증시 시가총액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주들도 강세를 보였다.
오는 17일 TSMC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고된 가운데, 인공지능(AI) 랠리 지속을 기대하는 글로벌 투자 자금이 대만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 대상인 중국 반도체업체 SMIC(中芯國際·중신궈지) 주가는 홍콩 증시에서 4일 29.31% 오른 데 이어 이날 장중 한때 28%가량 올랐다.
블룸버그는 이날 장중 고점 기준으로 SMIC와 화훙반도체·상하이푸단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등의 시가총액이 2거래일 동안 127억 달러(약 17조1천억원)가량 늘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닌텐도 주가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지분 확대 검토 소식에 4.44% 올랐고 일본 금융주 주가도 상승했다.
美 노랜딩 기대감…국경절 연휴 후 中증시 상승폭 주시
이날 아시아 증시 강세는 우선 4일 발표된 미국 고용지표 호조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의 9월 비농업 고용은 전월 대비 25만4천명 증가, 시장 예상치(14만7천명)를 큰 폭으로 뛰어넘었다.
이에 따라 미국 경제가 경착륙을 피하고 연착륙을 이루는 것은 물론, 경기가 가라앉지 않는 이른바 '노랜딩'(no landing·무착륙)'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고용시장에 대한 우려가 줄어들면서 4일 미 뉴욕증시에서 나스닥종합지수(+1.22%)를 비롯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81%), S&P500지수(+0.90%) 등이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이날 오후 4시 28분 기준 나스닥 100 선물(-0.37%)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선물(-0.34%)은 약보합세다.
최근 중국 당국의 대규모 경기 부양책 발표가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 가운데, 국경절 연휴 바로 다음 날인 8일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 정책 패키지 발표를 예고하며 시장의 기대를 키운 상태다.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8일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며 공공 지출 확대 방안 발표 등이 거론된다.
국경절 연휴 기간 홍콩 증시의 중국 관련주들이 강세를 보였던 만큼 투자자들은 일주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8일 문을 여는 중국 증시가 얼마나 강한 상승세를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했으며 향후 15∼20%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 것으로 봤다. 다만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 주가지수가 부양책 기대로 올랐다가 상승분을 반납한 바 있는 만큼 신중론도 여전하다.
이날 엔/달러 환율 상승 기조도 일본 증시 등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엔화 약세는 일본 기업들의 수출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으며 최근 한국 증시도 엔/달러 환율과 동조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엔/달러 환율은 이날 장 중 한때 149.13달러로 8월 16일 이후 한 달여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엔/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후 4시 38분 기준 전장 대비 0.44엔 내린 148.26엔 수준이다.
이시바 시게루 신임 일본 총리가 일각의 우려와 달리 "금리를 올릴 환경이 아니다"라고 밝힌 뒤 엔/달러 환율은 최근 상승 전환한 상태다.
이밖에 로이터통신 집계를 보면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이 11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달러 가치는 강세…국제유가는 숨 고르기
미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추가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 전망이 힘을 잃으면서 달러 가치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엔화 등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장 대비 0.043 오른 102.563에 거래되고 있다. 미국 고용지표 발표 후 달러 인덱스는 8월 16일 이후 최고 수준으로 오른 상태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 주간 거래 종가 대비 13.0원 오른 1,346.7원을 기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기대가 약해지면서 금값은 소폭 약세다. 국제 금 현물 가격은 전장 대비 0.15% 내린 2,649.50달러 수준이다.
반면 중국 부양책에 따른 수요 진작 기대감에 철광석 가격은 올랐다.
싱가포르 시장에서 철광석 11월물 선물 가격은 직전 2주간 18%가량 오른 데 이어 이날 장중에도 전장 대비 2.5% 넘게 올랐다. 철광석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2.35달러 오른 t당 110.95달러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주 급등했던 국제 유가는 숨을 고르는 중이다.
12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은 0.55% 오른 78.48달러,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0.75% 상승한 배럴당 74.94달러다. 브렌트유 선물은 지난주 8% 넘게 올라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한 바 있다.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헤즈볼라(레바논의 친이란 무장세력)와 이스라엘 간 무력 충돌이 이어지는 가운데, 이란이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이스라엘이 보복 의사를 천명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이란의 석유 시설을 공격할 가능성 등이 거론되지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유전지대 타격을 막았다는 소식에 확전 자제에 대한 기대감도 나온다.
다만 골드만삭스는 이란의 석유 시설이 타격을 받아 하루 100만 배럴씩 생산량이 줄어들 경우 내년에 유가가 배럴당 20달러가량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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