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럽이 미국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면서 한국 방산업체의 기회가 커지고 있다. 다만 EU의 역내 조달 규정 탓에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 확대가 관건이 됐다.
유럽이 미국산 무기 의존도를 낮추면서 한국 방산업체의 수출 기회가 늘고 있다. 다만 유럽연합이 역내 생산 무기 구매를 지원하면서 한국 방산업체도 현지 생산과 부품 조달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수출 전략을 바꾸고 있다. 25일 북대서양조약기구에 따르면 유럽 회원국과 캐나다의 2025년 국방비는 전년보다 약 20% 늘었다. 지난해 모든 회원국이 국내총생산의 최소 2%를 국방비로 지출했고, 2035년까지 국방·안보 관련 지출을 GDP의 5%로 높이기로 했다.

"늘어난 예산은 유럽 안에서 돈다"
증액된 예산은 유럽 자체 무기 개발에 투입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은 사거리 2000㎞가 넘는 장거리 정밀타격 무기를 공동 개발 중이며, 양국은 지난 3월 사업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2030년대 전력화를 목표로 잡았다. 프랑스·이탈리아·폴란드·스웨덴 등과 추진하는 유럽 장거리타격체계 협력사업도 진행 중이다. 유럽 시장이 커진 만큼 역내 경쟁도 함께 치열해지는 구도다.

"완제품 수출에서 현지 생산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폴란드 업체와 합작회사를 세우고 천무의 폴란드형인 호마르-K에 쓰이는 유도탄을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지난해 말에는 폴란드 정부와 유도탄 공급 실행계약도 체결했다. K9 자주포 역시 폴란드형 모델의 현지 생산을 추진하고 있다. 수출 방식이 완제품 인도에서 기술·생산 이전으로 옮겨가는 흐름이 뚜렷하다.

"SAFE 자금을 쓰려면 부품부터 유럽산"
유럽연합의 구매 지원 제도도 생산지 결정에 영향을 주고 있다. EU의 1500억유로 방산 대출 프로그램 SAFE를 활용하는 계약은 완제품 부품 비용 중 EU·유럽경제지역 등 적격 국가 밖에서 조달하는 비중을 원칙적으로 35% 이하로 맞춰야 한다. 한국 방산업체가 SAFE 자금을 쓰는 사업을 노린다면 유럽에서 조달할 부품과 한국에서 공급할 부품을 계약 단계부터 정해야 한다. 미국 업체도 이 흐름에 올라타 록히드마틴은 지난 7월 독일 라인메탈과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독일 내 공동 생산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유럽의 국방비 증액은 기회이자 진입 장벽이라는 두 얼굴을 갖고 있다. 한국 방산업체가 현지 파트너십과 부품 공급망을 얼마나 빨리 짜느냐가 다음 수주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 보도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