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파크원보다 높다" HMM, 1만3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가닛호' 인도
HMM(옛 현대상선)이 선대 다양화를 위해 주문한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본격적인 인도를 시작했다. 이번에 인도받은 컨테이너선은 내달 미국 항로에 바로 투입한다.
HMM은 24일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1만3000TEU급(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컨테이너선 'HMM 가닛호' 명명식을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 김양수 한국해양진흥공사 사장, 김경배 HMM 사장,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 등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HMM 가닛호는 친환경 경쟁력 강화와 선대 다변화를 위해 건조된 선박으로 2021년 6월 HD현대중공업(6척), 한화오션(6척)과 계약한 12척의 1만3000TEU급 선박 중 첫번째로 인도된 컨테이너선이다.
강 장관은 "HMM 가닛호는 그간의 어려움을 성공적으로 떨쳐낸 HMM이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선사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가닛호가 우리 해운산업이 나아가야 할 '혁신의 길'을 환하게 비춰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에 건조된 'HMM 가닛호'의 길이는 335미터(m)로, 세로로 세웠을 때 남산 서울타워(약 240m), 여의도 63빌딩(약 250m), 파크원타워(약 333m)보다도 높다. 또 저속 운항에 특화된 선박으로 기존 동급 선박 대비 오염 물질 배출 저감은 물론 연료 효율성을 높여 경제적인 운항을 할 수 있다. 아울러 탄소 감축을 위해 향후 LNG 추진선으로 개조할 수 있는 LNG레디(Ready) 형식을 채택했다.
특히 지난 2020년부터 순차적으로 투입된 초대형 컨테이너선 20척(2만4000TEU급 12척·1만6000TEU급 8척)과 같이 선박종합상황실에서 선박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스마트십 기술이 적용됐다. 위성과 육상 통신망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통신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또 선내 어느 곳에서든 선박의 상태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환경을 구축했으며, 안정적 통신 환경 이용을 위한 보안 기능도 한층 강화됐다.
HMM 가닛호는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 멤버사들과 공동운항을 하고 있는 미국 동안 항로 'EC1'(이스트코트스 1)에 투입된다. 2월 3일 카오슝을 시작으로 샤먼(중국) – 옌톈(중국) – 상하이(중국) – 닝보(중국) – 부산(한국) – 옌톈(중국) - 뉴욕(미국) – 노퍽(미국) – 찰스턴(미국) – 서배너(미국) - 싱가포르 순으로 기항할 예정이다.
HMM은 이번 선박을 시작으로 올해 말까지 총 12척의 컨테이너선을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으로부터 인도 받을 예정이다. 선박 인도가 모두 완료되면 HMM의 선복량은 총 100만TEU 수준에 이르게 된다. 특히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 전체 선복량의 80%를 차지하게 돼, 원가 경쟁력과 효율성이 더욱 향상될 전망이다. 1만TEU급 초대형 선박 비율이 선복량의 80%가 넘는 곳은 글로벌 선사 중 HMM이 유일하다.
김 사장은 "오늘 명명식을 계기로 글로벌 선사들과 당당히 어깨를 견주며 우리나라 해운산업과 국가 경제에 기여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HMM 매각측인 KDB산업은행·한국해양진흥공사(해진공)는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JKL파트너스 컨소시엄과 HMM 매각을 위한 주주 간 계약 협상 시한을 다음달 6일로 2주 연장키로 했다. 1차 협상기한은 23일까지였는데 협상 기한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부터 필요 시 2주를 추가할 수 있는 조건이 부여됐다. 양측은 HMM의 영구채 처리 문제 등을 두고 의견 차이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