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보면 과학적인 근거가 분명한 ‘고추 수확량 늘리는 법’
요즘 가정에서 고추를 재배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베란다, 옥상, 작은 텃밭에서 고추가 주렁주렁 열리는 모습을 보며 소소한 성취감을 느끼는 이들이 많다. 고추는 한국 음식의 핵심 재료다. 집에서 직접 키운 신선한 고추로 요리를 하면 그 맛과 향이 배가 된다. 유튜브 채널 ‘별당아씨TV’가 고추를 키울 때 한 그루에서 100개 이상의 고추를 수확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핵심은 '방아다리 관리'
고추 한 그루당 100개 이상의 열매를 수확하려면 방아다리 관리가 가장 중요한 포인트로 꼽힌다. 방아다리는 고추의 주줄기에서 갈라져 나오는 가지를 말한다. 이를 적절히 관리하는 것이 수확량 증대의 핵심이다.
고추의 방아다리 관리는 첫 번째 방아다리에서 고추가 꽃이 떨어지고 열매가 맺히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된다. 이때 방아다리 밑부분의 곁순들을 제거해야 한다. 모든 곁순을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선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잎이 적은 곁순들은 몇 개 정도 남겨두고, 과도하게 뻗어나간 곁순들만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곁순 제거 작업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방아다리의 첫 번째 열매를 반드시 제거하는 것이다. 이 첫 열매는 식물의 에너지를 과도하게 소모시키는 요인이기에 깨끗하게 제거해야 한다. 첫 열매를 제거함으로써 식물이 가진 영양분이 위쪽으로 집중돼 더 많은 열매가 맺힐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곁순 제거할 때 잎은 어떻게?
잎 관리도 중요한 요소다. 곁순을 제거할 때 잎까지 모두 제거하면 광합성 능력이 떨어지기에 적절한 수의 잎은 남겨둬야 한다. 잎을 남겨둠으로써 광합성이 충분히 이뤄지고, 동시에 통풍도 원활해져 병해충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이러한 관리를 통해 영양분이 효율적으로 위쪽으로 이동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수많은 열매가 달리게 된다.
알고 보면 과학적 근거 있다
‘별당아씨TV’ 알려준 방법엔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 그가 조언한 방법이 효과적인 이유는 식물 생리학적 원리에 기반한다. 고추는 꼭짓점 우세성(중앙 줄기의 생장이 옆가지의 생장보다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 위로 곧게 자라면서 옆으로 가지를 많이 내지 않도록 조절하는 식물의 내부적인 메커니즘이다)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아래쪽 곁순들이 과도하게 발달하면 위쪽 생장점의 활력이 떨어진다. 따라서 아래쪽 불필요한 곁순을 제거하면 식물의 에너지가 위쪽으로 집중돼 더 많은 꽃눈이 분화하고 열매가 맺힌다.
첫 번째 열매를 제거하는 것은 동화 산물(식물에서 광합성 과정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의 분배를 조절하는 효과가 있다. 첫 열매가 있으면 식물은 그 열매를 키우는 데 상당한 에너지를 소모하지만, 이를 제거하면 그 에너지가 새로운 꽃눈 형성과 후속 열매 발달에 사용된다.

통풍과 광조건 개선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불필요한 곁순을 제거하면 잎 사이의 공간이 넓어져 공기 순환이 원활해진다. 이는 습도 조절에 도움이 되며 각종 병해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동시에 햇빛이 식물체 내부까지 잘 투과돼 광합성 효율이 높아진다. 광합성이 활발해지면 당분과 같은 동화산물 생산이 증가하고, 이는 곧 열매 생산량 증가로 이어진다.
호르몬 균형 조절 효과도 있다. 곁순과 첫 열매 제거는 식물 내 옥신과 사이토키닌 같은 식물호르몬의 균형을 조절한다. 이러한 호르몬 균형 변화는 꽃눈 분화를 촉진하고 착과율을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영양생장(식물의 영양 기관이 자라는 시기의 성장)에서 생식생장(식물이 다음 세대를 만들기 위한 생식 기관을 형성하고 번식하는 시기의 성장)으로의 전환을 원활하게 만들어 더 많은 꽃이 피고 열매가 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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