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프리미엄석 도입, 그런데 이코노미석 좁아진다 [아는 척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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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대한항공이 왜 3000억을 들여 ‘프리미엄석’을 만드는지,
  2. 새 좌석의 가격과 서비스는 어느 수준인지,
  3. 대다수 일반석 승객의 좌석은 어떻게, 얼마나 좁아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대한항공 ‘프리미엄석’ 신설과
‘더 좁아진’ 일반석

대한항공이 2018년부터 준비해 온 대규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프리미엄 클래스’를 새로 도입합니다.

오는 9월부터 보잉 777-300ER 항공기 11대를 순차적으로 개조할 예정인데요.

기존 일등석을 없애고 일반석 좌석 배치를 변경하는 이번 작업에는 총 3000억 원의 자금이 투입됩니다.

사진은 대한항공
뉴스의 핵심

이번 개편은 ‘돈을 더 내고 편하게 가려는’ 수요를 잡는 동시에, 일반석 좌석 밀도를 높여 항공기 한 대당 수익을 극대화하려는 대한항공의 이중 전략으로 해석됩니다.

새로운 좌석 등급 신설이라는 ‘고객 선택지 확대’ 이면에는, 대다수 일반석 승객이 감수해야 할 ‘공간 축소’라는 명백한 현실이 자리 잡고 있죠.

확대해서 보기
  • 새롭게 선보이는 프리미엄석 40석은 사실상 비즈니스석에 가까운 혜택을 제공합니다.
  • 일반석 정상 운임 대비 110% 수준으로 책정됩니다.
  • 다만, 할인된 일반석 항공권을 구매하는 일반적인 경우를 고려하면 승객이 체감하는 가격은 30~40% 더 비쌀 수 있습니다.
  • 앞뒤 좌석 간격은 최대 104.1cm(41인치)로 아메리칸항공 등 경쟁사 프리미엄 이코노미(96.5cm)보다 넓고, 좌석 너비는 49.5cm(19.5인치)에 달합니다.
  • 좌석 하나당 면적은 일반석의 1.5배입니다.
  • 모든 좌석에 다리 및 발 받침대가 설치되고, 등받이는 소형기 프레스티지석 수준인 130도까지 젖혀집니다.
  • 옆 승객 시선을 막는 ‘프라이버시 윙’과 15.6인치 4K 초고화질 모니터도 장착됩니다.
  • 기내식은 프레스티지석 메뉴가 아르마니·까사 제품 식기에 한상차림으로 제공되며, 주류와 음료도 동일합니다.
  • 탑승 수속 시 모닝캄 카운터를 이용하고 수하물을 우선 처리받는 등 지상 서비스도 차별화됩니다.
반대편
  • 가장 큰 논란은 전체 좌석의 75%를 차지하는 일반석에서 발생합니다.
    기존 ‘3-3-3’ 배열이 좌석 하나가 더 들어가는 ‘3-4-3’ 배열로 바뀌면서,
  • 좌석 너비는 기존 약 46cm에서 43.4cm(17.1인치)로 약 2.6cm 줄어듭니다.
  • 두께 2.5cm짜리 A4용지 묶음 하나만큼의 공간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 여행 커뮤니티에서는 "가운데 4개 좌석은 최악" "장거리 노선에서는 이코노미 증후군이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큽니다.
  • 한국소비자연맹 또한 "승객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위협하는 조치"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했습니다.
  • 대한항공은 “전 세계 보잉 777-300ER 운영 항공사 25곳 중 18곳이 채택한 ‘글로벌 스탠더드’ 배열”이라고 강조합니다.
  • 또한, 두께가 얇은 최신 ‘슬림 시트’를 장착해 승객이 체감하는 앞뒤 공간은 오히려 넓어졌고, 모니터도 13.3인치 4K 사양으로 키웠다고 설명합니다.
비하인드 스토리
이번 개편은 항공사 입장에서 매우 합리적인 경영 판단입니다. 개조 후 항공기 총좌석은 291석에서 328석으로 37석 늘어납니다.

구체적으로는 탑승률이 낮은 일등석 8석을 완전히 없애고, 프레스티지석은 56석에서 40석으로 줄입니다.

그 공간에 고수익 좌석인 프리미엄석 40석을 신설하고, 일반석은 227석에서 248석으로 21석 늘려 전체 좌석 판매율과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구조입니다.

이미 델타항공(프리미엄 셀렉트), 에어프랑스(프리미엄) 등 글로벌 항공사는 물론, 국내 제주항공(비즈니스 라이트), 에어프레미아(와이드 프리미엄) 등도 적극적으로 도입 중인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다음 단계
  • 대한항공은 개조된 항공기를 9월 중순부터 싱가포르 등 비행시간 6~7시간 안팎의 중단거리 노선에 먼저 투입합니다.
  • 이후 승객의 피로도가 훨씬 높은 미국, 유럽 등 장거리 노선으로 확대할 계획이라,
  • 일반석 공간 축소에 대한 진짜 평가는 장거리 노선 운항이 시작된 후에 나올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은
이렇습니다.

대한항공의 3000억 원 투자는 더 비싼 요금을 기꺼이 낼 고객층을 흡수해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고요.

동시에 일반석 밀도를 높여 기존 수익도 극대화하려는 고도의 전략입니다.

프리미엄석이라는 매력적인 당근을 제시하는 동시에, 대다수 일반석 승객에게는 더 좁은 공간이라는 채찍을 휘두르는 셈입니다.

사실상 ‘두 얼굴 전략’이 시장에서 성공으로 평가받을 수 있을까요?

미스터동과
조금 더 알아가기

이 모든 변화의 중심에는 항공업계의 전문용어인 LOPA(Layout of Passenger Accommodations), 즉 ‘항공기 좌석 배열 지도’가 있습니다.

LOPA는 단순히 좌석을 나열한 도면이 아니라, 항공사의 수익성과 승객의 경험이 첨예하게 맞서는 ‘전쟁터’입니다.

대한항공의 이번 결정은 LOPA를 어떻게 최적화해 수익을 극대화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죠.

‘글로벌 스탠더드’의 함정

대한항공이 일반석을 ‘3-4-3’ 배열로 바꾸며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강조하는 데에는 숨은 맥락이 있습니다.

보잉 777 기종은 설계 당시 9열(3-3-3) 배치를 기준으로 넉넉한 공간을 자랑하며 ‘궁극의 이코노미’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항공사들의 수익성 압박이 거세지면서, 누군가 이 공간에 한 줄을 더 넣을 수 있다는 ‘악마의 속삭임’에 귀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주요 항공사들이 10열(3-4-3) 배치를 강행하며 승객을 한 명이라도 더 태웠고, 이는 엄청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습니다.

경쟁사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를 따라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승객 경험보다는 원가 경쟁력이 우선이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보잉 777의 ‘3-4-3’ 배열은 ‘승객을 위한 최선’이 아니라 ‘항공사 생존을 위한 표준’이 된 겁니다.

대한항공 역시 이 흐름에 동참하며, 마지막까지 3-3-3 배열을 고수하던 몇 안 되는 항공사라는 타이틀을 내려놓게 된 거죠.

‘슬림라인 시트’의 마법과 착시

좌석 너비가 좁아진다는 비판에 대해 대한항공은 ‘슬림라인 시트’를 도입해 체감 공간을 넓혔다고 설명합니다.

슬림라인 시트는 등받이 쿠션을 줄이고 구조를 얇게 만들어, 앞 좌석과 뒷좌석 사이의 거리인 ‘시트 피치(Seat Pitch)’를 몇 cm 늘려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무릎 앞 공간이 조금 더 확보되는 것처럼 느껴지죠.

하지만 이는 승객의 좌우 공간, 즉 어깨와 팔꿈치가 부딪히는 ‘좌석 너비(Seat Width)’와는 큰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얇아진 쿠션 때문에 장거리 비행 시 피로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항공사는 ‘시트 피치’가 넓어졌다고 홍보하며 마치 공간 전체가 넓어진 듯한 인상을 주지만, 승객이 가장 답답함을 느끼는 좌우 폭은 명백히 줄어드는 겁니다.

‘프리미엄 이코노미’의 부상

이번 개편에서 일등석이 사라진 것은 전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과거 항공사의 자존심이었던 일등석은 이제 ‘가성비’가 매우 떨어지는 좌석이 됐습니다.

이유는 비즈니스 클래스의 발전 때문입니다.

180도 눕혀지는 ‘라이플랫’ 좌석이 비즈니스 클래스의 표준이 되면서, 굳이 몇 배의 돈을 더 내고 일등석을 탈 이유가 사라진 거죠.

그 빈자리를 파고든 것이 바로 ‘프리미엄 이코노미’입니다. 이 좌석 등급은 두 가지 수요를 동시에 공략합니다.

일반석의 비좁음을 견디지 못하고 조금 더 비용을 지불하려는 승객들.

그리고 법인 경비 규정 등으로 비즈니스석을 탈 수 없지만, 개인 돈을 보태 편안함을 추구하려는 출장자들.

결국 항공사는 수익성이 애매한 최상위 고객(일등석)을 포기하는 대신, 훨씬 규모가 큰 ‘중상위 계층’ 시장을 공략해 더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만들려는 겁니다.

대한항공의 이번 결정은 늦었지만, 가장 확실한 길을 선택한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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