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라는 이 질환, 목소리로 찾아냅니다

이정호 기자 2024. 9. 2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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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서 스마트폰 의료 앱 개발
음정 변동 감지, 고혈압 여부 확인
고가 장비 없어도 조기 대처 가능
사용자의 목소리를 분석해 고혈압 여부를 알아내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캐나다에서 개발됐다. 사진은 작동 중인 스마트폰. 위키피디아 제공

스마트폰에 목소리를 들려주면 고혈압 여부를 자동 감지해서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개발됐다. 전문 장비 없이도 고혈압을 조기에 발견해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캐나다 소재 기업 클릭랩과 토론토대 소속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IEEE 액세스’를 통해 스마트폰으로 고혈압을 감지할 수 있는 기술을 내놓았다고 밝혔다.

연구진 기술의 핵심은 고혈압을 감지할 스마트폰 앱을 만든 것이다. 당뇨병 등 몸속 특정 질병은 사람의 목소리를 변하게 하는데, 연구진은 음정 변동 등을 예민하게 감지하는 앱을 만들었다.

연구진은 총 245명의 참가자를 모집한 뒤 각자가 가진 스마트폰에 해당 앱을 깔게 했다. 그러고 나서 하루 6번씩 ‘안녕하세요, 잘 지내시나요?(Hello, how are you?)’라는 문장을 스마트폰 마이크에 대고 말하도록 했다. 이 실험은 2주 동안 진행됐다.

결과는 놀라웠다. 연구진이 고혈압 환자 감지 정확도를 평가해보니 여성은 최대 84%, 남성은 77%에 달했다. 고혈압 환자 10명 가운데 7~8명을 앱으로 선별해냈다는 뜻이다.

현재 고혈압을 판별하려면 팔뚝에 천을 감아 일정 시간 동안 강하게 압박하는 전문 측정 장비 등이 있어야 한다. 가정에 이를 들여놓거나 병원에서 검진받으려면 비용과 시간을 써야 한다.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거나 병원과 가깝지 않은 곳에 사는 사람들은 고혈압 여부를 조기에 감지하기가 쉽지 않다는 뜻이다. 이번 앱 개발로 상황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연구진은 “세계보건기구(WHO)는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른다”며 “고혈압에 조기 개입하는 기술이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호 기자 r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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