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못보는 줄 알았는데…" 3년 만에 한국서 부화에 성공한 '멸종위기생물'

경북 울진에서 부화한 '청정 어류'… 3만 마리 열목어 다시 계곡으로 돌아간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 열목어 자료사진. / 국립생태원 제공

경북 울진이 열목어 부화에 성공했다. 수온이 20도를 넘는 초여름에 접어들면서 고산계곡 생태계에도 변화가 시작됐다. 여름을 앞두고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가 경북의 청정 계곡 생물인 열목어 인공종자 부화에 성공했다. 이번 결과는 이 지역 생태계를 복원하고 열목어 자원을 회복하는 데 실질적인 첫 성과로 평가된다.

3년 연구 끝에 3만 마리 인공 부화 성공

갓 부화한 열목어의 모습. / 경북도 제공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2일 열목어 인공부화 성과를 발표했다. 이번 부화는 센터 개소 이래 최초 성과다. 경북도에 따르면 센터는 2021년부터 열목어 인공종자 생산에 착수했다. 매년 개체 수가 감소하고 있는 열목어 자원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이었다. 이후 2022년 봉화군 백천계곡에서 채취한 수정란과 치어를 어미로 키워 지난해 9만 개의 알을 확보했고, 이 중 3만 마리가 지난달 부화에 성공했다. 전체 수정란 대비 약 33%의 부화율이다. 자연 상태보다 높은 생존율이라는 평가다.

열목어는 냉수성 어류로 맑고 차가운 물에서만 살 수 있다. 전국에서 백두대간 계곡 일부에서만 발견되며, 주로 경북 북부 고산계곡에 서식한다. 백천계곡은 그중에서도 대표적인 서식지다. 이곳은 천연기념물 제74호로 지정돼 있다. 경북도 민물고기연구센터는 부화 이후 치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치어들은 적정 수온과 먹이 환경이 조성된 인공 서식지에서 오는 11월까지 사육된다. 이후 수온이 떨어지면 다시 백천계곡에 방류될 예정이다.

열목어는 어떤 물고기인가

열목어 채란 자료사진. / 경북도 제공

열목어는 연어과 어류로 민물에서만 사는 토종 냉수어다. 물살이 빠르고 수온이 낮은 상류 계곡에 주로 산다. 몸길이는 약 20~30cm, 비늘은 작고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에 검은 점이 흩어져 있다. 어린 개체는 옅은 갈색 바탕에 붉은 점이 줄지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서식지가 워낙 제한적이라 개체 수가 매우 적고, 환경 변화에 민감해 환경지표종으로 분류된다. 환경부는 열목어를 멸종위기 야생동물 Ⅱ급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다. 경북 북부와 강원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거의 자취를 감춘 상태다.

무분별한 개발과 산림 훼손으로 서식지가 줄면서 생존이 어려워졌고, 수온 상승도 큰 위협이 되고 있다.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인공종자 확보와 방류를 통해 자원을 회복하고 자연 번식 기반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특히 이번처럼 수정란 단계부터 어미까지 전 과정을 인공환경에서 관리해 치어로 길러낸 사례는 자연 복원에 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을에 다시 백천계곡으로 돌아간다

열목어 자료사진. /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치어는 가을까지 안정적인 환경에서 성장한다. 물살이 완만하고 수온이 10도 내외인 사육장에 머물며 하루 두 차례 먹이를 공급받는다.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이 치어들이 자연 상태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하천 환경과 유사한 수질·수류 조건을 유지하고 있다. 열목어는 수온이 14도 이하일 때 활발히 움직이기 때문에, 가을 이후 서식지로 방류하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이다.

센터는 11월쯤 수온이 내려가면 치어들을 백천계곡으로 돌려보낼 계획이다. 자연 방류 이후에는 야생 개체 모니터링을 통해 생존률과 번식률을 조사하게 된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종 복원에 그치지 않는다. 경북도는 열목어를 생태관광 자원으로 연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이미 백천계곡은 열목어 서식지로 널리 알려져 있어, 이를 중심으로 해설 탐방 프로그램이나 계곡 생태관광 코스를 운영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청정 계곡을 상징하는 어종

정암사의 열목어 서식지. / 국가유산청 국가유산포털 제공

경북도 해양수산국은 열목어를 경북 청정 자연을 대표하는 상징 생물로 보고 있다. 열목어가 살아간다는 것은 그만큼 물이 맑고 계곡 환경이 보전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생물 다양성 측면에서도 이 종의 보존 가치는 높다. 열목어는 특정 수온과 산소 농도에서만 살 수 있어, 그 존재 자체가 청정 생태계를 보여주는 지표다. 민물고기연구센터는 열목어 외에도 미호종개, 감돌고기 등 토종 어류 인공종자 생산과 방류도 병행하고 있다.

생태계 복원뿐 아니라 어류 생태교육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어 자원적 가치도 높다. 경북도는 앞으로도 열목어의 지속적인 자원화와 계곡 생물 보전을 위해 예산과 인력을 꾸준히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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