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나'를 아시나요? '164억' 초고가 아파트의 비밀

▲2022년 4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뉴시스)

전국에서 공시가격이 비싼 아파트 10개가 추려졌습니다. 이 중에서도 가장 비싼 아파트는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있는 ‘더펜트하우스 청담’으로 조사됐는데요. 4년째 가장 비싼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1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 공동주택 공시가격안에 따르면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전용면적 407.71㎡ 공시가격은 164억 원으로 전국에서 가장 비쌌습니다. 지난해 공시가격보다도 약 1%(1억6000만 원) 올랐죠.

더펜트하우스 청담은 1개 동 29가구 규모로, 전 가구가 복층 구조입니다. 2020년 입주를 시작해 2021년 처음으로 163억2000만 원으로 공시가격이 산정되면서 곧바로 가장 비싼 공동주택에 이름을 올렸는데요. 2021년부터 2024년까지 4년 연속 가장 비싼 아파트 1위를 차지하게 됐습니다.

더펜트하우스 청담을 포함해 상위 10위권은 모두 서울권 소재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는 부산 해운대에 있는 엘시티가 비수도권 아파트 중 유일하게 비싼 아파트 10위권에 이름을 올렸지만, 올해는 10위권 밖으로 밀려났죠.

반면 전국에서 가장 공시가가 저렴한 주택은 강원도 영월군에 있는 장릉레져타운으로, 전용면적 17.76㎡ 기준 273만 원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 4월 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청담동 더펜트하우스 청담의 모습. (뉴시스)

호텔 부지가 초고가 아파트로…
교통·생활 인프라·학군 뛰어나

더펜트하우스 청담 자리엔 원래 호텔이 있었습니다. 1992년 ‘에메랄드 호텔’로 문을 열었다가 1997년 이름을 ‘엘루이’로 바꿨는데요. 리뉴얼을 거치면서 청담동 일대의 특2급 숙박업소로 자리 잡았죠.

그러나 엘루이가 이름을 떨쳤던 건 단순 숙박업소로서가 아니었습니다. 밤 문화를 즐기던 그 시절 청춘들의 집결지로 유명했죠. 호텔 지하에 나이트클럽 ‘줄리아나’가 있었는데, 거대한 규모를 자랑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당시 20~30대였다면 한 번쯤 들러봤거나 적어도 들어봤을 장소였죠.

연예인들도 즐겨 찾으면서 줄리아나는 리베라호텔의 ‘클럽아이’, 선샤인호텔의 ‘보스’ 등과 함께 강남 핵심 나이트클럽으로 손꼽혔습니다.

2010년 클럽 붐이 일면서 줄리아나도 나이트클럽에서 ‘클럽 엘루이’로 바뀌었는데요. 개장 당시 화려한 시설과 큰 규모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4000명을 동시 수용해 각종 패션쇼나 힙합 콘서트, 가수들의 쇼케이스가 이곳에서 진행되기도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63아트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아파트 단지. 신태현 기자

그러나 강남 일대 대형 클럽 간 경쟁이 심화하면서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경영이 악화하자, 클럽은 2014년 문을 닫았습니다. 이후 호텔 건물은 비즈니스호텔로만 운영됐는데요. 호텔 측은 2016년 토지와 건물 등을 포함한 엘루이 호텔 전체를 매각했습니다. 구매자는 청담동과 잠원동에서 고급빌라 건축 사업을 주력으로 펼쳐온 부동산 개발업체였죠. 

업체는 호텔을 허물고 전 세대에서 한강을 조망할 수 있는 펜트하우스를 건설하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그렇게 탄생한 게 더펜트하우스 청담입니다.

강남의 밤 문화를 대표하던 호텔과 나이트클럽은 쇠락했지만, 대신 훌륭한 부동산 입지가 남았습니다. 영동대교 남단에서 강남으로 들어서는 자리에 위치한 덕에 주요 도로망과의 접근성이 좋은데요. 주변 생활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고, 인근에 청담고, 경기고 등 강남 8학군이 있습니다.

더펜트하우스 청담에는 일타 강사 현우진, 배우 장동건·고소영 부부, 프로골퍼 박인비 등 다수의 유명인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편, 올해 전국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1.52% 올랐습니다. 소폭 상승이긴 하지만 지역별 양극화가 두드러지면서 보유세(종합부동산세+재산세 등) 역시 지역별, 단지별로 엇갈릴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서울 내에서도 전체적으로 보유세 부담이 다소 오르는 가운데, 강남권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 서울에서 고가주택을 보유한 1가구 1주택자의 경우 많게는 보유세가 30%까지 늘어날 것으로 집계됐는데요. 다만 대부분의 지역에서 공시지가 상승 폭이 크지는 않아 보유세 상승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 달 30일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를 결정·공시 하고, 한 달간 이의 신청을 받은 후 6월 27일 조정·공시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