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저가 카페 시장의 신흥 리더 '메가커피', 재무제표로 읽다

* 해당 아티클은 23년 5월에 집필되었습니다.

여러분, 하루에 커피 몇 잔이나 드세요? 저는 서너 잔을 마셔요. 근데, 요즘 물가가 상당히 높잖아요? 그래서 가끔 찾게 되는 카페 브랜드가 있어요. 바로 메가커피! 설립 이래 7년째 아메리카노 한 잔이 1500원이에요. 스타벅스의 3분의 1 가격이죠. 가격도 저렴하지만, 요즘은 워낙 많이 눈에 띄어서 자꾸 들어가게 돼요.

저 같은 사람이 한둘이 아닌 것 같아요. 2022년 메가커피의 연 매출이 1748억원으로 전년 대비 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09억원이에요. 투썸플레이스를 가볍게 넘어섰죠. 매출액으로는 투썸의 절반 가까운 메가커피가, 영업이익으로는 공룡을 꺾은 거에요.

더 놀라운 건 매장 수에요. 2019년 말만 해도 메가커피 매장은 800개 남짓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5월 기준 매장이 2400개로 늘어났어요! 3년 반 만에 3배로 늘어난 거죠. 사실 저렴한 맛에 잘 나가는 브랜드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 정도면 보통은 아닌 것 같아요. 장부를 안 열어볼 수가 없네요.


Chapter 1. 20년 저가 카페 시장, 7살 메가커피가 장악하다

매장 수가 2400개면 얼마나 많은 걸까요? 쉽게 설명하자면 스타벅스보다 많아요. 2023년 5월 기준으로 전국의 스타벅스 매장 수는 1800여 개 정도입니다. 메가커피는 저가 카페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리더입니다. 국내 저가 카페 3대장으로는 메가커피 외에 빽다방, 컴포즈커피가 꼽힙니다. 2023년 5월 기준으로 매장 수를 보면, 컴포즈 커피는 2145개, 빽다방은 1311개인 반면, 메가커피가 가장 앞서 있습니다.

매출 측면에서 봤을 때도 메가커피는 독보적입니다. 컴포즈커피의 2021년 매출액은 514억원에 불과합니다. 같은 해 메가커피는 878억원으로, 절반 남짓한 수준입니다.

놀라운 점은 이 대세가 불과 7년 만에 완성된다는 것입니다. 메가커피는 2015년 홍대에서 1호점을 오픈하며 출발했습니다. 680ml 대용량 아메리카노를 1500원에 팔며 인기를 끌었습니다.

본격적인 성장은 그 다음 해에 시작되었습니다. 가맹사업에 뛰어들었는데, 첫 해에는 41곳에 불과했습니다. 하지만 3년 뒤인 2019년에는 805호점까지 늘어났습니다. 팬데믹 기간에는 속도가 더 붙었습니다. 매년 약 400곳씩 신규 매장을 오픈하여 최근에는 2300개를 넘었습니다.

이로 인해 본사의 매출도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2016년에는 26억원에 불과했지만, 작년에는 1748억원에 이르렀습니다. 6년 만에 66배나 성장한 것이죠. 더 놀라운 것은 영업이익입니다. 1500원짜리 커피를 판매하여 얼마나 남을까요? 놀랍게도, 2022년 영업이익은 309억원이었습니다. 영업이익률은 무려 17.7%로, 스타벅스의 4.7%를 능가하는 수치입니다. 이정도면 꽤나 풍부하죠?

초고속 성장에 고마울 만큼 마진이 높다는 것이죠. 저가 카페 시장, 대체 어떻게 돌아가는 걸까요?


Chapter 2. 저가 카페 시장, 20년간 무서운 팽창

이전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저가 카페 3대장으로는 메가커피, 컴포즈커피, 빽다방이 있습니다. 2023년 5월 기준으로 이 세 브랜드의 매장을 합치면 5800여 개에 이릅니다.

반면에 카페 3대장으로 꼽히는 스타벅스와 투썸플레이스, 할리스를 합쳐도 4000개를 겨우 넘기죠. 적어도 상권에서는 저가 카페들이 더 야무지게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궁금한 점이 있습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1000원대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했을까요?

이전에는 커피 한 잔이 유독 4000원이라고 여겨졌죠. 그러나 커피 문화가 확산되면서 한국에 스타벅스가 아메리카노 문화를 소개한 것이 1999년입니다. 벌써 25년이 지났군요. 그때만 해도 카페는 신식이고 고급한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스타벅스 커피를 두고 "짜장면보다 비싸다"는 기사도 나왔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떨까요? 한국인에게 아메리카노는 더 이상 특별한 음료가 아니죠. 한국 성인이 1년간 소비하는 커피는 355잔으로, 전 세계 평균의 2.7배에 달합니다.

“이제 한국 사회에서 커피는 일상 음료로 자리 잡았어요. 출근길 리추얼이나 하나의 식습관으로써 커피를 마시죠.

커피를 선택할 때 맛이나 취향이 1순위가 아닌 사람도 많아요. 자연스레 가성비 브랜드들이 주목받게 된 겁니다.”

_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롱블랙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저가 카페 시장을 개척한 것은 이디야였습니다. 당시 이디야의 아메리카노 한 잔은 2500원으로, 톨사이즈 기준으로 스타벅스나 커피빈보다 약 30% 정도 저렴했습니다. 이는 분명한 차별화 포인트였습니다. 그 결과, 이디야는 한때 3500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했습니다.

그러나 10년이 지나면서 정말로 '강력한' 경쟁자들이 등장했습니다. 특히 1000원대의 초저가 커피가 주목받았습니다. 2015년에는 '백종원 신드롬'과 함께 빽다방이 대표적이었죠.

2014년에는 더벤티, 2015년에는 컴포즈커피도 1000원대의 커피를 내놓기 시작했습니다. 또한, 메가커피가 홍대 1호점을 연 것도 2015년 12월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이디야는 자연스레 저가 카페로 분류되지 않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메가카페와 이디야 중에서 누가 앞서는지 궁금하신가요? 매출 측면에서는 여전히 이디야가 우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디야의 연 매출은 2778억원으로, 메가커피보다 58%나 높습니다.

그러나 기세는 다릅니다. 이디야의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47.1%나 줄었습니다. 국내 최대 매장 수에서도 이디야는 메가커피에 밀려나고 있습니다. 2021년에 3457곳으로 피크를 찍은 매장은 최근에는 3000개로 줄어들었습니다. 메가커피와는 600곳 이상의 차이가 나는데요. 폐점률 또한 메가커피가 우세합니다. 2021년 기준으로 이디야의 폐점률은 2.9%인 반면, 메가커피의 폐점률은 0.7%대에 불과합니다.


Chapter 3. 스무디·스모어쿠키프라페로 MZ를 잡다

메가커피를 말하면 떠오르는 과자가 있죠? 바로, 죠리퐁입니다. 시원한 스무디 위에 가득한 죠리퐁을 올린 '퐁크러쉬'는 2019년에 출시되어 지금도 메가커피의 시그니처 메뉴 중 하나입니다. 출시와 동시에 큰 인기를 끌며 메가커피의 인기를 높였습니다.

퐁크러쉬는 메가커피의 주요 경쟁력을 상징해요. 바로 독특한 메뉴 개발입니다. 화려한 비주얼과 달콤한 맛을 자랑하는 메뉴를 메가커피가 잘 개발한다는 것이죠.

물론 메가커피의 베스트셀러는 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따뜻한 아메리카노입니다. 그러나 35위를 살펴보면 카페라떼, 복숭아 아이스티, 딸기라떼 등이 있습니다. 메가커피는 음료 메뉴가 총 130여 종류로 다양합니다.

아까 말씀드린대로 화려하면서도 달콤한 메뉴가 많다고 했죠? 2022년 겨울에 히트한 '스모어 블랙 쿠키 프라페'가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진한 초코 스무디에 바삭한 쿠키를 올리고, 마시멜로 잼까지 넣었죠.

메가커피의 스모어쿠키프라페. ⓒ메가MGC커피

요런 음료들, 누가 좋아할까요? 바로, MZ세대죠. 특히 10대 후반부터 20대 초반의 학생들 니다. 메가커피가 메뉴 종류를 이렇게 다양하게 늘리는 것도 이 세대의 특성을 고려한 결과입니다.

“메가커피는 하나의 패션 브랜드라고 생각해요. 요즘 패션 브랜드는 2~3주에 한 번씩 신상을 내잖아요. 저희도 ‘트렌드를 놓치면 다 죽는 거야’라고 생각하죠.

상품기획자가 네 명인데, 지금 한 명은 5월, 한 명은 7월, 또 한 명은 9월, 또 한 명은 11월 메뉴를 기획 중이에요.

여름 신메뉴를 출시하기도 전에 가을 신메뉴를 짜는 식이에요. 계절을 앞서 달리며 여러 개의 공을 동시에 굴리는 거죠.”

_이호민 메가커피 마케팅실장, 롱블랙 인터뷰에서

대표 메뉴들은 메가커피 영업이익의 비결이기도 합니다. 스무디가 들어간 음료들은 가격이 일반적으로 4000원 안팎이죠. 물론 스타벅스의 프라푸치노보다는 여전히 2000원 정도 저렴합니다. 하지만 1500원짜리 커피를 생각하면 객단가를 획기적으로 올려주는 제품군입니다.


Chapter 4. 깐깐한 출점 관리, 실패를 줄였다

메뉴만 다양하다고 가맹점이 잘 되는 것은 아니죠. 폐점률이 0.7%인 메가커피의 비결은 무엇일까요?

메가커피 측은 ‘출점 관리’라고 설명합니다. 가맹점이 출점할 때, 그 지역에 적합한 인재를 선발한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할까요?

먼저, 가맹점주 시험을 봅니다. 가맹점주를 선발할 때, 그들의 열정과 준비 상태를 확인합니다. 예비 점주 한 명당 메가커피 교육자 한 명이 지원됩니다. 일주일 동안 교육을 받은 후 시험을 치르게 되죠. 150여 개 메뉴에 대한 주관식 문제를 모두 손으로 작성하여 답변해야 합니다. 5개 이상 틀릴 경우 재시험이 있습니다.

입지 역시 까다롭게 검토합니다. 매달 약 200건의 새로운 가맹점 문의가 접수되는데, 그 중 15~20건 정도는 대체로 불합격합니다. 대부분은 입지가 본사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존 메가커피 매장으로부터 250m 이상 떨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은 기본이고, 주변 상권을 분석하여 출점 수익률을 예측합니다.

“폐점률은 프랜차이즈의 생명이에요. 브랜드에 직결되거든요. 실패한 매장이 하나 나왔다고 쳐 볼까요? 장사가 안돼도 사장님들은 최대한 버텨요. 인생을 걸고 오픈했으니까요.

그렇게 2~3년 동안 매장 하나가 어려움을 겪다가 사라지는 과정을 모두가 지켜보는 거예요. 고객, 주변 유동 인구와 경쟁 업소, 유사 업소…”

_이호민 메가커피 마케팅실장, 롱블랙 인터뷰에서
ⓒ메가MGC커피
이후,
손흥민 선수를 모델로 기용하며
브랜드 이미지 변신을 꾀하고 있는 메가커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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