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에서 6년째 '별거' 중... 오은영, '격리부부'에 "성향 차이" 지적('결혼지옥')[종합]

[TV리포트=이혜미 기자] 사춘기 자녀처럼 방문을 걸어 잠근 남편과 논리적인 해결을 원하는 아내. 6년째 각방 살이 중인 ‘격리부부’의 사연에 오은영 박사가 “둘의 성향이 너무 다르다”며 문제점을 지적했다.

7일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선 갈등 끝에 이혼 위기에 처한 격리 부부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격리부부는 결혼 18년차 부부이나 벌써 6년째 각장 살이 중이다. 한 여름 폭염에도 방문을 닫고 시간을 보내는 남편을 보며 ‘결혼지옥’ 출연자들은 “보통 사춘기 아들이 저런 행동을 하지 않나”라며 놀라워했다.

이날 남편과 함께 ‘결혼지옥’ 스튜디오를 찾은 아내는 “최근 남편에게 이혼 얘기를 듣고 혼란스러웠다. 내가 울며불며 ‘당신 말이 진심이 아니라는 거 알아’라고 했지만 남편이 ‘난 아니야. 진심이야’라고 하더라. 그 순간 내가 지금까지 믿었던 것들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털어놨다.

남편은 “어떤 일이 있을 때 대화를 나누면 그 대화가 정리가 되지 않거나 좋지 않게 끝이 난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는 게 싫어서 어느 순간 ‘나만 노력하고 있나?’란 생각이 들었다”며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한 이유를 밝혔다.

이날 부부의 일상이 공개된 가운데 남편은 내내 방에서 혼자 시간을 보내다 아내가 외출을 한 뒤에야 거실로 나오는 모습을 보였다.

이에 아내는 “처량 맞기도 하고 왜 저럴까 싶기도 하고. ‘내가 저렇게 싫을까. 얼마나 싫으면 저렇게 할까’ 그런 생각이 든다”며 눈물을 흘렸다. 남편은 아내의 권유로 정신과 상담을 받는 건 물론 분노를 억누르는 약을 처방받기도 했다고.

아내는 “작년에 회사 사정으로 남편이 휴직을 했다. 일을 쉬다 보니 많이 부딪치더라. 그때부터 남편이 ‘네 얼굴만 보면 화가 나’라는 말을 했다. 자기 딴에는 해결이 안 되니까 혼자 방문을 닫고 들어가더니 별거를 하자는 결론을 내린 거다. ‘떨어져 지내 봐야 너도 내 소중함을 알고 아이들도 내 소중함을 알지 않겠느냐’라고 했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 뒤 여유자금을 내놓으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문제는 정작 남편이 전셋집을 구하고도 집을 나가지 않았다는 것. 이에 남편은 “이 버릇은 사실 결혼 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결혼 전 아버지와 갈등이 많았다. 서로 부딪치고 언성을 높이는 게 싫어서 방에 들어갔다. 이게 처음 하는 게 힘들지, 하다 보면 길어진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전셋집을 얻은 것도 홧김에 계약을 한 거다. 처음엔 이런 제안을 하면 아내가 절대 안 된다고 할 줄 알았는데 그러지 않고 보증금을 줬을 때 나도 오기가 생기더라. 그래서 바로 진행을 했는데 막상 원룸에 들어가니 나 자신이 초라해졌다”면서 “결국 집으로 돌아갔지만 상황은 똑같았다. 그래서 이혼을 얘기한 것”이라고 했다.

이날 오은영 박사가 아내에게 물은 건 “남편이 전세를 얻어 나간다고 했을 때 마음속으로 ‘나이가 몇인데 왜 저래?’란 생각을 했나?”라는 것이다.

이에 아내가 “그렇다”라고 답하자 오 박사는 “두 분을 딱 놓고 봤을 때 이건 누가 잘했고 못했고의 문제가 아니다. 두 분은 굉장히 다르다. 아내는 어떤 상황이 닥치면 논리적인 해결과 선택에 집중하는 타입이고 남편 분은 감정에 집중하는 스타일이다. 남편이 기다린 건 위로인데 아내는 해결을 하려고 하니 남편도 폭발하듯 감정을 던지게 되는 것”이라며 격리부부의 문제를 분석했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결혼지옥’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