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 부지, 사업성 고려한 개발 가능해져...'응급의료시설 포함 일반정비지구' 재지정

도심 의료기능·사업성 동시 확보

2023년 폐원한 서울 중구 서울백병원 부지가 응급의료시설을 갖춘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사업성 고려한 개발이 가능해졌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해당 부지에는 종합병원만 들어설 수 있었다. 하지만 응급의료시설을 필수로 포함하는 일반정비지구로 계획안이 변경된 데 따른 것이다.

2023.8.31 문을 닫은 서울백병원. / 인제대학교 백중앙의료원

16일 서울시와 중구에 따르면 구는 이날부터 '충무로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및 정비계획(안)'에 대한 주민 공람을 시작했다.

계획안에 따르면 중구 서울백병원 부지가 포함된 4-1지구는 업무, 근린생활시설 등을 포함한 일반정비지구로 계획됐다.

다만, 응급의료시설을 필수로 설치하는 지정용도가 설정됐다. 지상 1층을 포함한 연면적 3000㎡ 이상의 의료시설로, 별동으로 건립을 권장한다.

인제학원 이사회는 2023년 6월 다년간의 누적 적자를 이유로 서울백병원 폐원을 결정했다. 하지만 시와 중구는 도심 내 감염병 초기 대응과 통제 역량을 유지해야 한다고 판단, 지난해 초 해당 부지에 종합병원만 들어설 수 있도록 하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안을 마련했다.

또 재정건전성 확보에 대한 고민을 덜고자 시설 중 일부 공간을 비도시계획시설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대해 인제학원 측이 "폐건물로 방치될 가능성이 크다"고 반발하면서 더는 절차가 진행되지 못했다.

이후 시는 해당 부지를 충무로 일대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해 사업성을 높이는 동시에 의료 기능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중구 및 인제학원 측과 협의해 왔다.

변경된 계획안이 부지 전체를 종합의료시설로 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자는 유연하게 계획을 수립할 수 있다. 인근 부지와 함께 대규모 개발도 가능하다.

한편, 계획안은 주민 공람과 구의회 의견 청취,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연말쯤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