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호 불법도박 후폭풍,터질 것이 터졌다[이슈와치]
[뉴스엔 박아름 기자]
터질 것이 터졌다.
개그맨 이진호는 10월 14일 오전 자신이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 제작발표회를 앞두고 갑작스레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불법도박 사실을 자진 고백해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진호는 최근 자신을 둘러싼 소문들이 돌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불법도박 사실을 감출 수 없다고 판단, 자신이 직접 사과문을 올렸다는 후문. 하지만 반성과 후회가 담긴 사과문을 올린 직후 해당 내용이 보도되면서 '밑밥을 깐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진호는 사과문에서 "죄송합니다. 저의 잘못된 판단에서 비롯된 부끄러운 과거를 고백하기 위해 이 글을 쓴다"며 "2020년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 불법도박 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됐고, 감당하기 힘든 빚을 떠안게 됐다"고 고백했다. 지인들의 따끔한 충고와 자신이 사랑하는 연예계 일을 다시 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에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도박에서 손을 뗐다는 이진호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았다는 사실을 언급, "매월 꾸준히 돈을 갚아 나가고 있고, 앞으로도 죽을 때까지 이 빚은 꼭 제 힘으로 다 변제할 생각이다. 금전적인 손해도 손해지만, 무엇보다 저를 믿고 돈을 빌려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했다.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올 때면 채무와 관련한 전화일까 심장이 뛰었고, 이 일이 언제 세상에 알려질까 하는 두려움에 하루하루가 매를 맞는 것 같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진호는 "차라리 모든 걸 고백하고 벌을 받고 나면 적어도 이런 불안감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제가 일을 해야 조금이나마 빚을 변제해 나갈 수 있었기에 그런 마음 역시 혼자만의 욕심이지 않을까.. 선뜻 선택을 내리지 못했다"며 "너무나 부끄럽고, 죄송하다. 방송에 나오는 유명인으로서 본분을 잊고 한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망쳐버린 지난 날이 진심으로 후회스럽다. 다른 이의 모범이 되는 좋은 사람이 되진 못하더라도, 적어도 누군가에게 손가락질은 받는 사람은 되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하며 살겠다"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아울러 이진호는 "저에게 남겨진 채무는 무슨 일이 있어도 변제해 나갈 것을 약속드린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그것을 숨기기에 급급했던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들께도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드린다. 경찰 조사 역시 성실히 받고 제가 한 잘못의 대가를 치르겠다.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채무 변제와 성실한 경찰 조사를 약속했다.
그리고 바로 방탄소년단 지민, 가수 하성운, 개그맨 이수근 등이 이진호로 인해 금전적 피해를 입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연예매체 텐아시아 단독 보도에 따르면 이진호는 감당할 수 없는 빚에 사채까지 끌어다 썼으며, 지민, 하성운, 이수근 등 많은 연예인들이 가족 핑계, 급한 세금 납부 등 이진호의 거짓말에 속아 돈을 빌려줬다가 이를 돌려받지 못했다. 차용증을 쓰지 않고 돈을 빌려준 일부 연예인들은 이진호를 상대로 사기죄 고소 및 출연료 가압류 신청을 하기로 했다고. 이들 외에도 일부 방송사 임원이나 PD, 작가 등 피해자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연예인들은 세무 당국으로부터 대여가 아닌 증여라는 이유로 세금 폭탄을 맞을 위기에 놓였다. 한 누리꾼은 국세청에 수사기관과 공조해 이진호에게 차용증을 작성하지 않고 증여 형태로 금전을 빌려준 연예인들을 전수조사해 증여세를 부과해줄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국민신문고를 통해 국세청에 신고하기도 했다.
이 가운데 피해를 입은 연예인들도 입을 열었다. 지민은 차용증을 쓰고 이진호에게 1억을 빌려줬지만 이진호는 아직 빚을 상환하지 못한 상태. 이와 관련, 지민 소속사 측은 뉴스엔에 "보도된 것처럼 금전 피해가 발생한 것은 사실이며 차용증을 쓰고 대여해 준 것이 전부"라고 입장을 밝혔다.
'아는 형님'에 함께 출연 중인 선배 이수근의 경우 더 심각하다. 이진호가 주변인들에게 이수근 이름까지 팔아 돈을 빌리기 시작하면서 이수근이 대신 지인의 돈을 변제, 수 천만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이수근 측은 뉴스엔에 "상황 파악 중"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전했다.
갑작스런 이진호의 불법도박 파문으로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도 비상이 걸렸다. JTBC 예능 '아는 형님' 제작진은 이진호의 하차를 결정했다. '아는 형님' 관계자는 뉴스엔에 "이번주 진행되는 촬영부터 하차한다"며 "이미 촬영한 분량은 최대한 편집해서 방송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로써 이진호는 3년만에 불명예스럽게 '아는 형님'에서 하차하게 됐다.
반면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리벤지'의 경우 이진호를 안고 가기로 결정했다. 이진호는 이날 예정된 제작발표회에 앞서 스케줄상 참석이 불가하다는 의사를 전달하고 불참했다. 참석 불가 사유가 불법도박 때문이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접하고 '코미디 리벤즈' 측도 제작발표회 당일 적잖이 당황한 눈치. '코미디 리벤지' 측은 뉴스엔에 "공개 전날 소식을 접하게 되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코미디 리벤지'를 비롯한 모든 콘텐츠는 다수의 코미디언뿐만이 아니라 화면 뒤에서 노력한 수 백명의 스태프와 제작진, 관계자들의 헌신과 노력이 반영된 결과물이다. 단체 팀전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의 구성 상, 특정 팀의 전면 편집은 이야기의 구성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적인 제약이 있어 양해의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특성상 이진호를 편집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 '코미디 리벤지'는 '코미디 로얄' 우승팀 이경규팀이 판을 깔고 K-코미디 대표주자들이 각잡고 웃음 터뜨리는 코미디 컴피티션으로 이진호 외에도 이경규, 박나래, 이용진, 황제성, 김경욱, 김용명, 이상준, 신기루, 곽범, 이창호, 이선민, 조훈, 신규진, 이재율, 엄지윤, 박세미, 김지유, 송하빈 등이 출연한다. 방송인 이경규 역시 제작발표회에서 "한 명이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22명의 개그맨들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한 명의 사생활 때문에 흔들리지는 않는다. 소식은 조금 전에 들었는데 개의치 않고 순항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진호 불법도박 사태로 방송가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소속사 SM C&C 측은 현재 입장을 정리 중으로 입장 정리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셀프 사과에도 불구하고 이진호는 불법도박으로 많은 동료들과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 막대한 피해를 끼친 것이다.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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