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만은 함께 한 '캡틴 SON', 이라크전 승리→하트 세례 "TEAM, 기분 좋네"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손흥민은 대표팀을 지켜보고 있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FIFA 랭킹 23위)은 15일 오후 8시 용인 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4차전에서 이라크(FIFA 랭킹 55위)에 3-2로 이겼다. 이로써 한국은 3승 1무(승점 10)로 조 1위에, 이라크는 2승 1무 1패(승점 7)로 조 2위에 위치하게 됐다.

한국은 안방에서 열린 경기이니만큼 높은 볼 점유율을 잡아나가며 상대를 압박했다. 전반 2분 만에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간을 찾은 배준호의 첫 슈팅이 나왔고, 7분에는 날카로운 황인범의 중거리 슈팅도 있었다.

이라크의 공격도 있었지만, 잘 막아낸 한국은 선제골을 터뜨렸다. 전반 41분 우측면을 허문 설영우가 페널티 박스 안으로 크로스를 올려 주었다.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반대편에 있던 배준호에게 연결됐고, 배준호는 문전의 오세훈에게 내줬다. 오세훈은 침착하게 마무리했고, 한국은 1-0으로 전반전을 마쳤다.

후반전에 들어섰는데, 한국은 이른 시간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6분 아알리 자심이 개인기로 한국 수비를 무력화시켰고, 올려준 크로스를 후세인이 오버헤드킥으로 넣어 동점을 만들었다.

홍명보 감독은 교체 카드를 꺼냈다. 후반 14분 오세훈, 배준호 대신 오현규, 문선민을 투입하여 공격진에 변화를 줬다. 용병술은 적중했다. 후반 29분 문선민이 좌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려주었다. 상대 수비 맞고 볼이 튀었는데, 이재성이 포기하지 않고 다시 볼을 따내 문전으로 컷백을 내줬고 오현규가 마무리했다. 역전에 성공한 한국은 승기를 확실히 잡았다. 후반 38분 이명재가 올려준 크로스를 이재성이 다이빙 헤더로 골로 연결했다.

이라크는 후반 추가시간 세트피스 상황에서 추격 골을 터뜨리며 마지막 의지를 불태웠으나 거기까지였다. 한국은 승점 3점을 따냈다.

이 장면을 캡틴 손흥민도 지켜보고 있었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대한축구협회(KFA)의 경기 결과 알림 게시글을 공유하며 "TEAM!!!"이라고 말했고, 이후 셀카를 찍어서 업로드하며 "기분 좋네"라고 했다. 두 개의 하트가 들어가있을 정도로 기쁜 모습이었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 훗스퍼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인해 이번 A매치 기간 한국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당초 홍명보 감독은 손흥민을 선발했으나 이후 선수 보호 차원에서 제외했고, 홍현석을 대체 발탁했다.

이번 A매치 2연전은 주장 손흥민이 없었기에 한국 대표팀에 큰 도전이었다. 당장 지난 오만전만 하더라도 답답한 경기 흐름을 바꾼 선수가 바로 손흥민이었다. 뛰어난 개인 기량으로 환상적인 역전 중거리 슈팅을 기록했고, 이후 주민규의 쐐기골도 손흥민이 도왔기 때문이다. 또한 손흥민의 리더십을 고려하면 그의 공백은 치명적이었다.

우려 속에서도 대표팀은 하나로 똘똘 뭉쳤다. 손흥민이 빠지면서 공백이 된 주장 자리는 김민재가 채웠다. 부주장을 맡은 1992년생 손흥민 동갑내기 이재성도 리더십을 선보였다. 특히 이재성은 요르단전과 이번 이라크전 모두 헤더로 득점을 만들어내며 베테랑의 모습을 보여 주었다. 또한 오현규도 두 경기 연속 골을 넣으면서 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경쟁에 불을 지폈다.

이 모든 모습을 손흥민도 지켜보고 있었고, 2연전 모두 승리로 장식하자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보다 가벼운 마음으로 이제 소속팀 경기에 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