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러 파병 북한군 전선 이동 가능성…김정은 암살 의식 경호 수위 격상"(종합)
"파병 규모 현재 3000명…연말까지 총 1만900명 파병"
"파병 가족에게 '훈련 간다'고 거짓 설명 정황 포착"
"김정은, 암살 의식해 드론 탐지 장비 도입 추진"
"김주애 지위 격상 추정…최선희 보좌 받고 김여정 안내 받아"
[서울=뉴시스]정금민 이재우 이승재 한은진 기자 = 국가정보원은 29일 러시아에 파병된 고위급 장성 등 북한군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현재까지 북한군의 파병 규모는 3000여 명이고 연말까지 총 1만900여 명이 파견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과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국정원이 이 같이 밝혔다고 전했다.
양 간사에 따르면 국정원은 이 자리에서 "북한과 러시아 간 병력 이송이 진행 중인 것으로 판단되며 고위급 군 장성을 포함한 일부 인원의 전선 이동 가능성을 열어두고 확인 중"이라며 "러시아군이 북한군에게 러시아 군사용어 100여개를 교육하고 있으나 북한군이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어 소통 문제 해결이 불투명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 사실 유출과 확산을 막고자 장교들의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차출 부대 소속 병사들의 가족에게는 '훈련을 간다'고 거짓 설명하는 정황도 포착했다고 한다. 다만 국정원은 북한 군의 전선 투입 여부와 관련해서는 답을 하지 않았다.
국정원은 또 파병된 북한군이 투항하거나 귀순을 요청하면 헌법상 우리 국민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당연히 받아줘야 한다고 답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지난 23·24일 모스크바와 평양을 왕복하는 러시아 정부의 특별기에 북한군 파병에 관여하는 러시아 안보 핵심관계자가 탑승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이는 파병으로 인한 국제사회 반발과 관련된 의견 조율이 목적이었고, 이후 양측이 사실상 파병을 시인한 것도 이 방북의 결과로 해석했다.
또한 28일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은 고위급 채널을 통한 추가 파병, 반대 급부 등 후속 협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 파악에 최우선 역량을 투입하고 있다고 한다. 러시아로의 노동자 공출도 꾸준히 이어졌고, 올해 들어 4000명의 노동자가 파견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파병이라는 용어 사용과 관련해서 '위장파병'으로 규정했다.
국정원은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일가 동향과 관련, 최근 북한이 김 위원장에 대한 암살 가능성을 의식해 경호 수위를 높였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이 작년에 비해 현재까지 110회, 60% 이상 증가했다"며 "김 위원장에 대한 암살 등을 의식해 통신 재밍 차량 운용, 드론 탐지 장비 도입 추진 등 경호 수위를 격상하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의 둘째 딸이자 후계자 수업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김주애의 지위도 격상된 것으로 추정했다. 국정원은 "김주애는 노출 빈도를 조절해 가면서 당 행사까지 그 활동 범위를 넓히고 있는 가운데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안내를 받거나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보좌를 받는 등 그 지위가 일부 격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미 대선 이후 7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현재 북한은 첨단 부품 도입·러시아와의 기술 협력으로 지난 5월 실패한 정찰 위성을 다시 발사할 준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아직 확실한 동향을 파악하고 있진 않으나 전격적으로 미국 대선 이후 7차 핵실험 가능성도 염두에 두며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박 의원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미국도 안전하지 않다', 김 위원장이 '남북은 핵보유국 대 비핵보유국'이라는 언사를 사용하면서 한미 양국에 대한 언술 위협 수위를 고조시켰다"며 "보다 성능이 진전된 미사일 기술 확보를 위해 현재 개발 중인 극초음속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또는 대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했다.
국정원은 북한이 파병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참관단 파견 등에 대해서는 공식 입장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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