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떠나 온 듯한 테라스 욕조, 인천 주택 '더프롬섬'
INTERIOR HOME STYLING ② :
THE FROM SUM
집을 진정한 쉼터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취향을 탐구해 온 사람들
하얀색 캔버스 위로 그림을 그리듯, 취향을 담은 가구들을 채워 스테이 같은 집을 만들었다.집만큼 밝은 웃음이 가득한 세 가족의 집.
집으로 가는 길이 곧여행을 떠나는 길
매일 여행을 떠나온 것 같은 집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코로나가 절정에 이르렀던 2022년, 건축주 김미경, 김서찬 씨 부부는 집을 휴양지의 안락한 숙소처럼 만들어 보자는 콘셉트로 집짓기를 시작했다. 매번 다른 모습으로 일렁이는 창밖의 풍경과 집안 깊숙이 채워지는 햇살, 마음이 따뜻해지는 화이트 톤의 배경 위로 센스 있게 배치된 가구들, 그리고 테라스에 놓인 히노끼 욕조가 만드는 감성적 분위기까지. 현관에 들어서서 펼쳐지는 거실의 모습에는 여행지의 낯선 설렘과 집의 편안함이 모두 담겨 있다. 이사 후 여행가는 횟수가 확실히 줄었다는 부부의 말에 단번에 동의가 되는 정경이다.
자유로운 듯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가구 인테리어 노하우를 묻자, 김미경 씨는 조명을 포인트로 집었다. 펜던트나 플로어 조명 등 공간마다 주인공이 되는 조명을 고른 후 그 분위기에 맞게 다른 가구들을 선택해 보는 것을 추천했다. 거실과 안방, 주방의 서로 다른 펜던트 조명이 저마다의 콘셉트를 확실히 잡아주고 있는 것이 보인다.
거실에서 한 층을 내려가면 컬러 포인트로 생기 있게 채워진 주방과 다이닝 공간을 만날 수 있다. “집이란 소통의 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건축주는 주방을 대화하며 머무르기 좋은 구조로 디자인했다. 아일랜드와 다이닝 테이블을 대면형으로 배치하고, 창 앞에 소파를 두어 오랜 시간 편안하게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었다. ‘매일이 여행 같은 집’은 가족이 함께 나누는 매일의 이야기에서 완성되는지도 모르겠다.
김미경, 김서찬 건축주 부부
@beauty.7072
어떤 계기로 집을 짓게 되었나
처음부터 집을 지을 생각은 사실 없었어요. 남편이 땅에 관심이 많아서 땅을 꾸준히 보러 다녔는데, 아들의 학교를 비롯해 생활권이 가까운 위치에 땅을 사게 되었죠. 땅을 어떻게 활용할지 2년 정도 고민하다가 지금의 상가 주택 건축을 시작했어요. 2, 3층에 가족의 집을 구성했습니다.
시공하면서 힘든 점이 많았다고
공사 중간에 시공사 사정이 어려워졌어요. 그래서 직영 공사로 전환하게 되면서 매우 힘들었죠. 또 현장 소장님도 중간에 한 번 바뀌었어요. 현장에 거의 살다시피 하면서 여러 문제에 부딪히기도 했지만 동시에 집짓기에 대해 굉장히 많이 알아가기도 한 시간이었어요. 기회가 되면 다음에는 상가주택 말고 1층에 텃밭을 키울 수 있는 전원주택을 지어 보고 싶어요.
직영 공사를 하면서 느낀 점은
공사를 하면서 설계가 건축의 반 이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어요. 현장에서 반드시 설계 도면대로 시공되어야 해요. 저희도 계단 난간이나 테라스 난간이 설계대로 되지 않아서 몇 번 변경하기도 했어요.
테라스 욕조를 구상하며 신경 쓴 부분은
배수, 방수 그리고 습도 조절과 관련해서는 기본적으로 유의해서 설계했어요. 또 바깥의 폴딩 도어와 내부의 무빙 글라스월을 꼭 설치하고 싶었어요. 하지만 주변에서 단열에 대한 걱정이 많았죠. 우려와 다르게 한겨울에도 전혀 춥지 않아요. 남향이라 낮에 항상 빛이 들어오고, 보일러실이 테라스 안쪽에 있어서 오히려 테라스 쪽이 더 따뜻한 편이에요.
깔끔한 인테리어가 돋보인다
처음에는 프렌치 모던 스타일을 생각하고 웨인스코팅 같은 요소들을 넣을 계획이었는데, 결국에는 다 덜어냈어요. 잘못하면 오히려 유행을 탈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일단 집을 하얗게 만들었어요. 화이트를 배경으로 포인트가 되는 아이템을 하나씩 입히자고 생각했어요.
가구를 배치하는 센스가 남다른 것 같다
배치를 정확하게 계획하는 건 아니고, 기본 틀만 잡아 놓고 나머지 가구는 자연스럽게 두었어요. 거실 같은 경우는 TV가 없고, 테라스로 시선이 가야 했기 때문에 소파의 위치가 벽이 아닌 중앙에 오게 되었어요. 소파를 중심으로 가구들을 배치했죠.
인테리어 입문자들을 위한 팁이 있다면
일단 많이 보고 감각을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많이 보다 보면 내게 필요한 것이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너무 유행을 따라가면 안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절충안을 찾아서 취향이 정리되고 나면, 그 안에서 가구나 아이템들이 하나하나 더 돋보이게 됩니다.
설계 : 건축사사무소 시움 www.ciumarchitects.com
기획 조재희 | 사진 변종석
ⓒ 월간 전원속의 내집 2024년 7월호 / Vol.305 www.uujj.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