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행거리 805km·4시간 완충, 판도 바꿀 BMW 풀체인지 iX3

사진=BMW코리아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일각의 평가가 무색하게, 기존 생태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 거대한 메기가 등장했다. 비엠더블유가 야심 차게 공개한 노이어 클라쎄 기반의 차세대 순수전기 스포츠 액티비티 비히클, 풀체인지 iX3가 그 주인공이다. 이번에 공개된 글로벌 제원은 그동안 전기차 소비자들이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만 했던 주행거리와 충전 시간의 한계를 완벽하게 부수며, 보수적인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의 독한 반격을 예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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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유행을 똑똑하게 재해석하던 비엠더블유의 행보는 이번 신형 iX3를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이들은 방향지시등의 점진적 점등 방식이나 키드니 그릴의 윤곽을 빛으로 살려내는 아이코닉 글로우 등을 통해, 경쟁사들의 트렌드를 맹목적으로 쫓기보다 자신들만의 헤리티지로 번역해 내는 영리한 팔로워 전략을 취해왔다. 하지만 앞유리 하단 전체를 디스플레이로 활용하는 파노라믹 아이드라이브와 미니멀리즘을 극대화한 실내 디자인은 기존의 궤를 완전히 벗어난다. 역사와 전통이라는 무거운 짐이 없는 신생 브랜드들의 파격과 달리, 깐깐한 글로벌 팬덤을 보유한 럭셔리 브랜드가 이토록 과감한 인터페이스를 앞장서서 도입했다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새로운 표준을 직접 규정하겠다는 리더로서의 강렬한 선전포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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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량의 가장 파괴적인 무기는 단연 주행거리다. 내연기관 플랫폼을 공유했던 기존 iX3는 국내 환경부 인증 기준 344킬로미터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남겼지만, 이번 풀체인지 모델은 800볼트 전력 시스템을 얹고 유럽 기준 805킬로미터라는 비현실적인 주행거리를 달성했다. 이를 국내 실주행거리로 환산해 보면 그 파급력은 더욱 명확해진다. 최근 출시된 84킬로와트시 배터리 탑재 신형 아이오닉 5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경우 유럽 인증 570킬로미터, 국내 인증 485킬로미터를 기록하며 약 85퍼센트 수준의 보수적인 방어율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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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엄격한 기준을 신형 iX3에 대입하면 국내에서도 680킬로미터 후반대라는 경이로운 주행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게 하던 최대 진입 장벽이 무너진 셈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효율은 하트 오브 조이라는 4개의 통합 제어 슈퍼 브레인이 이뤄낸 결과물이다. 차량의 에너지 효율을 기존 대비 25퍼센트나 개선했으며, 일상 주행의 98퍼센트를 마찰 브레이크 개입 없이 회생 제동만으로 부드럽게 처리한다. 브레이크 패드 교체라는 정비 항목 자체가 사실상 지워질 만큼 압도적인 시스템 제어 능력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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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 외부로 전력을 공급하는 V2L 기능과 고속의 완속 충전 시스템 역시 오너의 라이프스타일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새롭게 탑재된 3.7킬로와트급 V2L은 2000와트 대형 전기 그릴과 1000와트 전자레인지를 동시에 가동하고도 조명과 소형 냉장고까지 넉넉하게 돌릴 수 있는 전력량이다. 전기 공급이 끊긴 야생의 노지라도 순식간에 안락한 집의 주방과 거실로 탈바꿈시킬 수 있어 차박과 오토캠핑 마니아들에게는 대체 불가능한 선택지가 된다. 충전 스트레스에 대한 해답은 22킬로와트 완속 충전 프로페셔널 옵션에서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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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7킬로와트 아파트 완속 충전기로는 80킬로와트시 이상의 대용량 배터리를 밤새 물려두어도 완충이 어렵지만, 22킬로와트의 속도를 활용하면 단 4시간 만에 텅 빈 배터리를 가득 채울 수 있다. 자정 무렵에 차량을 주차해도 다음 날 이른 아침이면 100퍼센트 충전된 상태로 출발할 수 있는, 전기차 운용의 패러다임이 완전히 바뀌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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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3분기 국내 공식 출시를 앞둔 풀체인지 비엠더블유 iX3는 단순한 신차 출시를 넘어 프리미엄 전기차의 생태계를 새롭게 정립할 게임 체인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파격적인 제원표 너머, 비엠더블유 특유의 날카롭고 정교한 주행 질감이 이 혁신적인 뼈대 위에서 어떻게 구현되었을지 자동차 업계와 소비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