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이선균의 연기는 정말 반가웠다! 문제는 작품이…

영화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리뷰

붕괴 위기의 공항대교, 생존자 전원이 타겟이 되었다. 기상 악화로 한치 앞도 구분할 수 없는 공항대교. 연쇄 추돌 사고와 폭발로 붕괴 위기에 놓인 다리 위에 사람들이 고립된다. 이 때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군사용 실험견들이 풀려나고 모든 생존자가 그들의 타겟이 되어 무차별 공격당하는 통제불능의 상황이 벌어진다. 공항으로 향하던 안보실 행정관(이선균)부터 사고를 수습하려고 현장을 찾은 렉카 기사(주지훈), 그리고 실험견들을 극비리에 이송 중이던 '프로젝트 사일런스'의 책임연구원(김희원)까지. 사상 최악의 연쇄 재난 발생, 살아남기 위한 극한의 사투가 시작된다!

영화 촬영이 어려웠던 코로나 기간인 2020~2021년에 촬영한 작품으로 무려 3년만에 정식 개봉이 된 작품이다. 이제는 고인이 된 반가운 배우 故 이선균의 유작중 하나라는 점에서 의미있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故 이선균 외에도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주지훈, 김희원, 문성근, 예수정, 김태우, 하도권, 박희본, 박주현, 김수안 등 연기력을 인정받은 베테랑, 신예 배우들이 출연해 좋은 연기를 선보인다. 안타깝게도 이것이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이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단점을 언급하면 수두룩하게 나오 작품이다. 영화는 클리셰 범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각본, 캐릭터 모두 예측이 가능한 수준이다. 이선균이 연기하는 주인공과 딸의 관계만 보더라도 이 캐릭터가 딸을 위해서는 무엇이든지 할수있는 존재라는 것을 대강 눈치채게 되는데, 하필 딸역을 연기한 배우가 <부산행>에서 공유 딸로 나왔던 김수안이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참 아이러니하게 다가온다.(다른점은 김수안이 십대 청소년이 되었다는 점) 이미 전작에서 비슷한 역할을 연기한 아역 배우에게 또 같은 역할을 시켰다는것 부터가 캐스팅에 무성의했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그외에도 이 영화는 배우들의 면모만 봐도 캐릭터가 너무 어떤 행동을 하는 존재들인지를 눈치채게 한다. 주지훈의 뺸질거리는 렉카 기사 부터, 문성근과 예수정의 노부부의 존재, 자기의 정치적 욕망만을 생각하는 안보실장, 티격태격하는 골프선수와 매니저 자매 등 여러 장르영화에서 쉽게 보던 익숙한 캐릭터들이 총집합 한 탓에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전혀 느낄수 없다.

이러한 뻔한 캐릭터들이 모인탓에 영화의 이야기 역시 충분히 예측할수 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사고가 발생하고, 뒤이어 핵심이 되는 재난이 발생하면서 우리의 캐릭터들이 생존한다. 그리고 그들은 생존을 위해 함께 뭉치게 되는데…이후에는 굳이 설명을 안해도 알게 될 것이다.

2010년 중반 <부산행>과 같은 좀비 아포칼립스물을 포함해 여러 재난물이 범람하며 관객들에게 이 장르물은 매우 익숙한 장르물이 되었다. 그렇게 학습된 관객들이 넷플릭스와 같은 OTT를 통해 더 높은 눈높이를 키우게 되었는데,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그러한 관객들의 높아진 눈높이와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는 클리셰의 범벅으로 자멸에 가까운 이야기를 선보인다.

그렇다면 볼거리가 무난했는가? 그것도 아니라고 본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소재가 되는 군사용 실험견이 지닌 특유의 공포성을 잘 살리지 못했다. 에일리언, 프레데터, <쥬라기 공원>의 벨로시랩터를 포함한 미지의 크리처들이 무서운 캐릭터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 캐릭터들의 개성을 잘 활용한 설정, 그 크리처의 주 무대인 공간성을 잘 살린 연출력과 촬영기법 덕분이었다. 애석하게도 이 영화의 주 배경인 공항대교는 문제의 실험견의 공포적인 모습을 극대화 하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그리고 이 실험견의 무서운 특성을 묘사한 CG와 촬영기법은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다.

그나마 영화에서 장점이라 할수있는 CG도 그리 돋보이는 수준도 아니다. CG 기술자의 디테일한 관점에서 본 폭발 장면과 개의 움직임을 표현한 수준은 좋을지라도, 관객이 느끼기에는 그리 신선하거나 새롭거나 압도한다는 느낌이 전혀 없다.

뻔한 클리셰적인 이야기의 반복과 특별하지 않은 볼거리만 반복했다는 점에서 볼때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무성의한 느낌을 전해주는 복제품 영화라는 느낌을 전해준다.

현재 상영중인 비슷한 제목의 한국 영화 <탈주>가 뻔하게 느껴지는 탈북 과정을 독특한 편집, 촬영으로 절묘하게 흥미를 돋구웠던것을 생각해 본다면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그러한 신선하면서도 젊은 감각이 부재했다고 볼수있다.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는 절찬리 상영중이다.

평점:★★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
감독
출연
김태우,박희본,박주현,김수안,하도권,김태곤,박주석,김용화,김용화,서호진,장혜진,홍경표,한아름,이건문,조희란,권수경,남경민,배일혁,정광호,심현정,허선미,조한울,이건문,최태영,김윤석,정도안,이희경,피대성,설하운
평점
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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