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생활가전과 전장, 냉난방공조(HVAC) 사업의 선방에도 불구하고 TV 시장 불황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 악재가 겹치며 올해 2분기 부진한 성적표를 거뒀다.
이에 하반기 수익 변동성이 적은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비롯해 논-하드웨어, 소비자직접판매(D2C) 사업 등 '질적 성장' 영역을 대표되는 분야는 집중 육성해 위기를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2분기 부진…구독·전장·HVAC 신사업 '선방'
27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의 올 2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20조7352억원, 영업이익 639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각각 4.4%, 46.6% 감소한 수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LG전자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평균 증권가 전망치)는 매출 21조5933억원, 영업이익 8965억원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 전망을 하회했다.
LG전자 관계자는 "미국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관세 부담과 시장 경쟁심화 등 비우호적 경영환경이 이어지며 전년 동기 실적 대비 줄었다"며 "물류비 등 전년 대비 증가한 비용 요인에도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디어엔터테인먼트(MS사업본부) 사업은 TV 판매 감소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마케팅비용 증가 영향에 적자 전환했다"며 "웹OS 플랫폼 기반 광고·콘텐츠 사업은 꾸준히 수익을 내며 사업 기여도를 높이고 있다"고 부연했다.

사업본부별로 살펴보면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S사업본부는 2분기에 매출 6조5944억원, 영업이익 4399억원을 기록했다. 가전 수요 감소와 관세 및 해상운임 부담에도 불구하고 사업 경쟁력을 기반으로 2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볼륨존 영역을 공략하는 투트랙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가전 구독 역시 고성장이 지속되는 추세다.
TV사업을 맡고 있는 MS사업본부는 매출 4조3934억원, 영업손실 1917억원으로 부진했다.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매출은 13.5%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수요 감소에 TV 판매가 줄었고 경쟁 심화에 대응하기 위한 판가 인하 및 마케팅비 증가 등이 수익성에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는 매출 2조8494억원, 영업이익 1262억원을 거두며 전 분기 통틀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어려운 시장 환경에서도 안정적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성장을 이어갔으며,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고객사 차량 판매가 증가했다.
특히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사업에서 프리미엄 판매 비중 증가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 전기차 부품, 램프 사업의 운영 효율화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HVAC 사업을 담당하는 ES사업본부는 2분기 매출 2조6442억원, 영업이익 2505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가정용 에어컨 판매 증가와 더불어 상업용 및 산업·발전용 분야에서도 신사업 기회를 발굴하며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대외 불학실성 지속…현지 생산라인 활용
LG전자는 하반기에도 비우호적인 대외 경영환경이 지속될 것이라 판단하고 △전장, HVAC 등 B2B △웹OS, 구독 등 논-하드웨어 △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에 더욱 집중하며 사업의 펀더멘털을 견고히 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HS사업본부는 수요 회복 지연과 경쟁 심화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구독 사업 강화 및 온라인을 활용한 D2C 사업 확대 등으로 성장을 이어갈 계획이다.
특히 미국 관세 대응 차원의 원가경쟁력 개선 등 수익성 확보 노력도 이어갈 예정이다. 물류비 부담은 지난해 하반기, 올해 상반기와 비교해 다소 줄어
들 것으로 전망된다. 마케팅 비용 투입 최적화 노력을 병행하며 수익성 확보를 추진한
다.
MS사업본부는 타 지역 대비 상대적으로 수요가 견조한 인도 등 글로벌사우스 지역 공략을 가속화한다. 또한 게임, 예술 등 다양한 신규 콘텐츠 확대해 웹OS 플랫폼 경쟁력도 꾸준히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VS사업본부는 완성차 고객사들과의 협력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고 효율적 운영 기조를 지속하며 수익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ES사업본부는 하반기 고효율 제품으로의 교체 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신
규 라인업을 확충하며 성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상업용 공조시스템과 산업·발전용 냉방기 칠러의 역량을 강화하고 AIDC(AI 데이터센터) 등에서 액체냉각 솔루션 사업 역량도 구축해 사업기회 확
보에 더욱 속도를 낸다.

실적발표 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유예조치 종료를 앞두고 구체적인 대응 전략도 언급됐다. 김창태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는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관세 영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나 생산지 최적화, 원가 절감 활동 등 즉시 대응을 통해 극복할 것"이라며 "세탁기 품목의 경우 9월부터 멕시코 멕시칼리에 생산지를 추가 운영해 관세 부담을 줄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보편관세 상황에서는 현재 생산지의 공급 체계를 유지하되 경쟁력을 감안해 미국 권역별로 제품 공급지를 운영할 예정"이라며 가격 인상 가능성에 대해선 "정책 변화와 경제 동향 등 여러 관점을 고려하고 유통 채널과 협의해 신중히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컨콜 언급대로 LG전자가 멕시칼리에서 세탁기를 생산한다면 멕시코에서는 처음인 셈이다. 현재 LG전자는 멕시코에서 레이노사 공장(TV·모니터), 몬테레이 공장(오븐, 냉장고)을 운영 중이다. 특히 멕시칼리 공장의 경우 그간 TV 공장을 운영오다 올 초 이를 레이노사로 통합했다.
이 같은 현지 생산지 증설 계획에 일각에서는 LG전자가 향후 미국에서도 공장 증설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발표에서 언급되진 않았지만 향후 상황에 따라 생산지 다변화 및 생산 물량 확대 차원에서 미국 공장 증설 실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실제 LG전자는 지난 4월 미국 클락스빌·몽고메리카운티 산업개발위원회(IDB)에 테네시 공장 옆 부지에 창고시설 건설을 위한 인허가를 신청한 바 있다.
약 1억달러(1428억원)가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진 이 시설은 기존 세탁기·건조기 공장이 있는 125만㎡ 부지 내 약 5만㎡ 규모로 지어지며, 내년 3분기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작지 않은 창고시설이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생산라인으로 전환해 활용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권용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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