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경남에 ‘꿀숲’ 만든다

경남도, 국비 10억 확보… 50ha 밀원숲 조성

꿀 채집 원천인 밤나무 숲 주변에 위치한 고성의 한 양봉장./경남도/

벌이 꿀을 채취하는 원천인 '밀원(蜜源)'. 경남도가 꿀벌 생태계 복원은 물론 산림소득을 높이기 위해 밀원숲 50ha를 조성한다고 13일 밝혔다.

아까시, 헛개, 쉬나무 등 단위 면적당 꿀 생산량이 높은 나무로 이뤄진 밀원숲을 지리산, 덕유산, 가야산 등 국립공원이 있는 하동, 산청, 함양, 거창, 합천 등 5개 지역에 조성할 계획이다.

경남도는 한국양봉협회 등과 협업해 숲 조성사업이 필요한 예산 10억원 전액을 국비로 확보했다.

2022년 기준 도내 양봉 농가는 3308호가구로 경북에 이어 전국 두 번째 규모다. 양봉농가와 벌통 수가 증가하고 있는 반면 기후변화로 개화일수가 줄어들고 밀원이 부족해 생산성이 줄어든 데 대한 대책인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우리나라 밀원 면적은 약 15만 ha로 70~80년대 48만 ha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줄었고, 밀원이 되는 나무 부족으로 꿀벌 월동 후 대량 폐사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한다.

경남도는 밀원숲 조성을 통해 꿀벌 먹이자원 확보는 물론 국립공원의 친환경 이미지와 결합해 뉴질랜드 '마누카꿀'과 같은 청정 벌꿀 생산을 통한 브랜드 가치를 높여 양봉농가 소득 증대를 기대하고 있다.

경남도는 밀원숲이 산주에게 소득을 가져다줄 수 있는 ‘채밀권 경매제’ 도입 등 산주 참여를 유도함으로써 장기적으로 밀원숲을 확대하고, 양봉농가 소득도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로 이동 양봉이 어려워진 점을 고려해 한 곳에서 꿀 채집이 가능하도록 회양목(3월), 벚나무류(4월), 아까시(5월), 밤나무(6월), 쉬나무(7~9월) 등을 같이 심는 지역특화림 조성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밀원숲을 조성해 꿀벌과 공생을 통한 인류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양봉농가 소득을 높이고, 나아가 밀원숲을 산림생태관광자원으로 활용해 산림소득과 산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차상호 기자 cha83@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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