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사후 통화정책 대응보다 사전 구조개혁 대응 나서야"

이 총재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국제통화기금(IMF) '미셸 캉드쉬 중앙은행 강연'에 연사로 나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글로벌 위기 상황이 아니라 개별 신흥국이 자체 문제로 구조적 장기침체에 빠지고 금리가 ELB에 도달했을 때 비전통적 통화정책(UMP)의 활용 가능성과 그 장단점에 관심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초저출산과 빠른 고령화로 이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으며 중국, 태국과 같은 아시아 신흥국들도 유사한 위험에 처해 있다"며 “이 때 신흥국이 UMP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시장구조가 취약하고 외화부채 규모가 크며 기대인플레이션이 안착되지 않은 신흥국의 특성상 대규모의 확장적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시행하면 정책에 대한 신뢰를 얻기 어려워 투기적 공격으로 인한 급격한 통화가치 하락을 피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 총재는 우리나라의 경우 ELB에 대응하기 위한 외환개입(FXI)와 양적완화(QE)를 적용하기도 어려울 것으로 봤다. 원화가 기축통화가 아닌 점을 고려하면, FXI를 통해 원화의 평가절하가 유도됐을 때 자본이 급격히 유출될 수 있고, 대규모 QE는 실물경제를 부양하기보다 부동산 가격상승을 부채질하여 이미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총재는 “UMP의 대안으로 대출지원제도(FFL)을 생각해 볼 수 있다”며 “실제로 FFL은 선진국과 신흥국을 막론하고 전 세계 중앙은행이 생각보다 널리 활용하고 있다”고 했다. FFL은 중앙은행이 민간 금융기관에 저금리 자금을 공급해, 이들이 신용 채널을 통해 특정 부문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하는 정책수단이다. 한은도 금융중개지원대출 제도를 이용해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이 유일한 대안이 돼서는 안 된다”며 “FFL을 활용하려면 재정 우위나 독립성 훼손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세심한 제도설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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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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